2002다23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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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기) [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23598, 판결] 【판시사항】 [1] 창고업자가 운송업자에게 운송업자 발행의 화물인도지시서 없이는 화물을 출고하지 않겠다고 약정하고도 그 화물인도지시서나 운송업자 발행의 선하증권 없이 수입업자에게 화물을 임의로 인도한 경우, 운송업자가 그로 인하여 그 선하증권 소지인인 운송주선업자에게 손해배상 합의금 등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운송업자의 그 손해배상 합의금 등의 지급으로 인한 손해와 창고업자의 위와 같은 화물인도 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한 사례 [2] 특별사정으로 인한 손해 발생시 그 손해의 액수까지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배상의무가 있는지 여부(소극) [3]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가 양립 가능한 데, 주위적 청구의 일부를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보다 적은 금액만을 인용할 경우,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여부의 결정방법 [4] 예비적 병합에 있어서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만 판단하고 예비적 청구를 판단하지 아니한 경우, 그 판결에 대한 상소가 제기되면 판단이 누락된 예비적 청구 부분도 상소심으로 이심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창고업자가 운송업자에게 운송업자 발행의 화물인도지시서 없이는 화물을 출고하지 않겠다고 약정하고도 그 화물인도지시서나 운송업자 발행의 선하증권 없이 수입업자에게 화물을 임의로 인도한 경우, 운송업자가 그로 인하여 그 선하증권 소지인인 운송주선업자에게 손해배상 합의금 등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운송업자의 그 손해배상 합의금 등의 지급으로 인한 손해와 창고업자의 위와 같은 화물인도 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한 사례. [2] 채무불이행자 또는 불법행위자는 특별한 사정의 존재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면 그러한 특별사정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고, 그러한 특별한 사정에 의하여 발생한 손해의 액수까지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3] 주위적 청구원인과 예비적 청구원인이 양립 가능한 경우에도 당사자가 심판의 순위를 붙여 청구를 할 합리적인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는 심판의 순위를 붙여 청구할 수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경우 주위적 청구가 전부 인용되지 않을 경우에는 주위적 청구에서 인용되지 아니한 수액 범위 내에서의 예비적 청구에 대해서도 판단하여 주기를 바라는 취지로 불가분적으로 결합시켜 제소할 수도 있는 것이므로, 주위적 청구가 일부만 인용되는 경우에 나아가서 예비적 청구를 심리할 것인지의 여부는 소송에서의 당사자의 의사 해석에 달린 문제라 할 것이어서, 법원이 주위적 청구원인에 기한 청구의 일부를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취지보다 적은 금액만을 인용할 경우에는, 원고에게 주위적 청구가 전부 인용되지 않을 경우에는 주위적 청구에서 인용되지 아니한 수액 범위 내에서의 예비적 청구에 대해서도 판단하여 주기를 바라는 취지인지 여부를 석명하여 그 결과에 따라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여부를 정하여야 할 것이다. [4] 예비적 병합의 경우에는 수개의 청구가 하나의 소송절차에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만 판단하고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판단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그 판결에 대하여 상소가 제기되면 판단이 누락된 예비적 청구 부분 역시 상소심으로 이심이 되는 것이다.
【참조조문】
[1]
민법 제393조 ,
제763조
[2]
민법 제393조 제2항 ,
제763조
[3]
민사소송법 제136조 ,
제253조
[4]
민사소송법 제253조 ,
제431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28518 판결(공1993상, 561) /[2]
대법원 1994. 11. 11. 선고 94다22446 판결(공1994하, 2361) /[3][4]
대법원 2002. 9. 4. 선고 98다17145 판결(공2002하, 2300) /[3]
대법원 2002. 2. 8. 선고 2001다17633 판결(공2002상, 659) /[4]
대법원 2000. 11. 16. 선고 98다22253 전원합의체 판결(공2001상, 34)
【전문】
【원고,피상고인겸상고인】
양밍 마린 트랜스포트 코퍼레이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해 담당변호사 서영화 외 5인)
【피고,상고인겸피상고인】 광성창고 주식회사
【원심판결】 부산지법 2002. 3. 22. 선고 200 1나12840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주위적 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 및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주위적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의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은, 해운업자인 원고가 1996. 9. 5.경 미국의 운송주선업자인 오션브리지 쉽핑 인터내셔날 인크(OCEANBRIDGE SHIPPING INT'L INC., 이하 '오션브리지'라고 한다)와 사이에 미국 로스엔젤레스항에서 대한민국 부산항까지 컨테이너 1개를 운송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선하증권(이하 '이 사건 선하증권'이라고 한다)을 발행하였는데, 그 선하증권상에는, 송하인 오션브리지, 수하인 주식회사 국제포워딩(INTERNATIONAL FORWARDING CO., LTD., 오션브리지의 국내대리점이다. 이하 '국제포워딩'이라고 한다), 적입된 화물 건축자재 322카툰(이하 '이 사건 화물'이라고 한다)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이 사건 화물의 수출업자는 오스모닉 인크(OSMONICS, INC., 이하 '오스모닉'이라고 한다)이고, 수입업자는 주식회사 삼광수기(이하 '삼광수기'라고 한다)인데, 오션브리지는 원고와의 위 운송계약에 앞서 오스모닉으로부터 이 사건 화물의 운송을 의뢰받고 운송계약을 체결한 후 송하인을 오스모닉, 수하인을 삼광수기로 한 선하증권을 발행한 바 있는 사실, 원고는 이 사건 화물을 부산항으로 운송하여 1996. 9. 23. 양하한 후 같은 달 30. 국제포워딩의 요청에 따라 양산시 유산동에 있는 피고의 창고에 보관을 의뢰하여 입고시킨 사실, 한편 피고는 1996. 7. 13. 원고의 요청에 따라 원고의 국내대리점인 우주해운 주식회사에게, "원고 회사의 선박 편으로 반입되는 보세화물을 피고가 화주의 요청 기타 사유로 보관하는 경우 원고 발행의 화물인도지시서(D/O; Delivery Order) 없이는 어떠한 경우에도 화물을 출고하지 아니하며, 이를 위반하여 발생되는 모든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제출해 두고 있었던 사실, 그런데 국제포워딩은 1996. 10. 4. 오션브리지로부터 아직 원고 발행의 이 사건 선하증권을 수령하지 못한 상태에서 삼광수기에게 자신 명의의 화물인도지시서를 교부하였고, 삼광수기는 1996. 10. 9. 피고에게 위 화물인도지시서와 수입화물대금 결제은행인 기업은행 남동공단지점으로부터 발급받은 화물선취보증서(L/G; Letter of Guarantee)를 제출하면서 이 사건 화물의 인도를 요구한 사실, 이에 피고가 이 사건 선하증권이나 원고의 화물인도지시서가 없는 상태에서 이 사건 화물을 삼광수기에게 인도한 사실, 한편, 오션브리지는 국제포워딩에게 미화 116,874.38$(이하 '미화'는 생략한다)의 채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채권의 담보를 위하여 자신이 송하인으로 되어 있는 원고 발행의 이 사건 선하증권을 국제포워딩에게 보내지 않고 있었던 것인데, 피고가 국제포워딩의 화물인도지시서를 근거로 이 사건 화물을 반출한 것이고, 오션브리지는 결국 국제포워딩으로부터 위 채권을 변제받지 못한 사실, 그러자 오션브리지는 1997. 11. 4.경 미국에서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선하증권과의 상환 없이 이 사건 화물이 불법 반출되어 선하증권의 정당한 소지인으로서의 권리가 침해되었음을 이유로 청구금액 116,874.38$에 달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이에 원고는 위 소송과정에서 1999. 5. 25. 오션브리지에게 소송합의금으로 10,000$를 지급하였으며, 변호사비용 등으로 32,269$를 지출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화물의 인도 전에 이미 원고측에 대하여 원고 회사의 선박 편으로 반입되는 보세화물을 피고가 화주의 요청 기타 사유로 보관하는 경우 원고 발행의 화물인도지시서 없이는 어떠한 경우에도 화물을 출고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한 바 있음에도, 원고의 의뢰에 따라 보관하게 된 이 사건 화물에 관하여 원고의 동의나 화물인도지시서가 없는 상태에서 이를 수입업자인 삼광수기에게 임의로 인도하였고, 그로 인하여 선하증권 소지인으로서의 권리가 침해된 오션브리지가 원고를 상대로 미국에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그 소송과정에서 원고가 오션브리지에게 소송합의금과 변호사비용 등을 지출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하여, 그 손해배상책임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의 일부를 받아들였다.
나.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그러나 원심이 위와 같이 원고가 오션브리지에게 소송합의금과 변호사비용 등을 지출한 손해에 대하여 피고가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가볍게 단정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피고가 원고의 화물인도지시서나 이 사건 선하증권 없이 이 사건 화물을 인도한 행위로 인하여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할지라도, 그 배상하여야 할 손해는 원칙적으로 피고의 위 화물인도 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에 한정된다 할 것이다. 그런데 원고가 주장하는 바에 의하여도 오션브리지는 자신의 국제포워딩에 대한 채무에 대한 담보조로 이 사건 화물에 대한 원고 발행의 이 사건 선하증권을 유치하고 있었다는 것이고, 그럼에도 피고가 이 사건 화물을 임의로 인도함으로써 오션브리지가 국제포워딩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채무에 대한 담보인 이 사건 화물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원고를 상대로 미국에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는 것이나, 오션브리지는 자신이 운송주선인으로서 발행한 위 선하증권이 제출되면 운송주선인으로서 그 즉시 이 사건 화물을 수하인인 삼광수기에게 인도하여 주어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음이 원심이 인정한 사실 자체에서 분명하여, 이 사건 화물을 자신의 국제포워딩에 대한 채권 확보를 위하여 언제까지든지 유치하여 두는 등으로 담보로 삼을 수 있는 권리가 전혀 없는 자임이 명백하다 할 것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화물을 임의로 인도하였다고 할지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로서는 미국에서의 위 소송에서 오션브리지에게 피고의 위 행위를 이유로 오션브리지가 주장하는 손해를 배상할 아무런 의무가 없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미국에서의 위 소송에서 오션브리지에게 손해배상 합의금을 임의 지급하고, 그 결과 그 소송에서 지출한 소송비용도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다는 것인바, 그렇다면 위 합의금의 지급 및 소송비용의 부담은 피고의 임의 인도라는 위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귀책사유 있는 손해배상 의무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위 합의금 지급 및 소송비용 부담으로 인한 원고의 손해와 피고의 위 행위 사이에는 법률적으로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28518 판결 참조). 그리고 나아가 보건대, 채무불이행자 또는 불법행위자는 특별한 사정의 존재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면 그러한 특별사정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고, 그러한 특별한 사정에 의하여 발생한 손해의 액수까지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하는 것은 아니나( 대법원 1994. 11. 11. 선고 94다22446 판결 참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위 행위와 원고가 주위적 청구로서 구하는 손해 전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이상 피고로서는 이 사건 화물을 임의 인도함으로 인하여 오션브리지가 손해를 입게 될 수 있다는 사정을 알 수 있었다고 볼 여지가 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원고가 위와 같이 지급할 의무가 없는 손해배상금을 오션브리지에게 지급하고 소송비용까지 부담하여야만 할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도 없으므로, 원고가 입은 위 손해를 특별사정으로 인한 손해로 인정할 가능성도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될 수밖에 없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이 피고의 위 행위와 원고가 지급한 합의금 등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전제하에서 원고의 주위적 청구 중 일부를 인용한 것은,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임이 명백하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도 없이 원심판결 중 주위적 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은 파기를 면하지 못한다 할 것이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다. 주위적 청구 부분에 관한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위 행위와 원고가 주위적 청구로서 구하는 손해 전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고,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 인정할 가능성도 보이지 아니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는, 피고로서는 이 사건 화물을 임의 인도함으로 인하여 오션브리지가 손해를 입게 될 수 있다는 사정을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함을 이유로 원심이 인정한 손해배상금을 초과하여 인정하여야 한다고 볼 여지가 없다 할 것이다(위와 같이 오션브리지의 손해가 발생할 여지가 없는 이상 피고로서는 오션브리지가 손해를 입게 될 수 있다는 사정을 알 수 있었다고 볼 여지도 없다). 그리고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원고의 국내대리점에 위 각서를 제출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피고와 같은 창고업자가 법률상 당연히 부담하는 주의의무를 다하고, 그에 위반한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에 불과하다 할 것이지, 그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해는 상당인과관계 유무나 특별사정에 대한 피고의 예견가능성 유무를 불문하고 무조건 손해배상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는 아님이 명백하다 할 것이어서, 위 각서의 존재를 이유로 원고와 피고는 통상손해 및 특별손해를 막론하고 배상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주위적 손해배상 청구를 일부 기각한 것은, 그 이유 설시에는 미흡한 점이 있으나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손해배상의 범위 및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로 인하여 피고의 예견가능성을 오인한 사실오인, 갑 제1호증(각서)에 나타난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입증책임 경감에 관한 당사자의 약정에 관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에 관한 원고의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예비적 청구 부분에 관한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주위적 청구원인과 예비적 청구원인이 양립 가능한 경우에도 당사자가 심판의 순위를 붙여 청구를 할 합리적인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는 심판의 순위를 붙여 청구할 수 있다 할 것이고( 대법원 2002. 2. 8. 선고 2001다17633 판결 참조), 이러한 경우 주위적 청구가 전부 인용되지 않을 경우에는 주위적 청구에서 인용되지 아니한 수액 범위 내에서의 예비적 청구에 대해서도 판단하여 주기를 바라는 취지로 불가분적으로 결합시켜 제소할 수도 있는 것이므로( 대법원 2002. 9. 4. 선고 98다17145 판결 참조), 주위적 청구가 일부만 인용되는 경우에 나아가서 예비적 청구를 심리할 것인지의 여부는 소송에서의 당사자의 의사 해석에 달린 문제라 할 것이어서, 법원이 주위적 청구원인에 기한 청구의 일부를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취지보다 적은 금액만을 인용할 경우에는, 원고에게 주위적 청구가 전부 인용되지 않을 경우에는 주위적 청구에서 인용되지 아니한 수액 범위 내에서의 예비적 청구에 대해서도 판단하여 주기를 바라는 취지인지 여부를 석명하여 그 결과에 따라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여부를 정하여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주위적으로 피고의 위 행위가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에 해당함을 이유로 42,269$ 및 그 지연손해금의 배상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원고가 지출한 소송합의금 10,000$와 소송비용의 1/2에 해당하는 16,135$ 등 합계 26,135$를 지급하기로 피고가 약정한 바 있음을 이유로 위 금액 상당의 약정금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원심은 이 사건 화물의 송장상의 가격이 19,224.40$에 불과함을 이유로 위 예비적 청구취지 금액보다 적은 위 금액 및 그 지연손해금에 한정하여 위 주위적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는바, 위 양 청구는 다른 청구의 인용 가능 여부와 관계없이 인용될 수 있는 것으로서 양립 가능한 청구라 할 것이고, 다만 인정될 수 있는 금액이 수량적으로 달라서 예비적 병합 관계에 놓여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으로서는 원고에게 주위적 청구가 전부 인용되지 않을 경우에는 주위적 청구에서 인용되지 아니한 수액 범위 내에서의 예비적 청구에 대해서도 판단하여 주기를 바라는 취지인지 여부를 석명하여 그 결과에 따라 위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여부를 정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 주위적 청구원인에 기하여 19,224.40$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만을 인용하고서도, 원고에게 위와 같은 취지인지 여부를 전혀 석명하지 아니한 채 26,135$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위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전혀 판단하지 아니하였는바, 이는 청구의 예비적 병합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석명의무를 위반한 나머지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을 유탈한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고, 이러한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 할 것이며, 예비적 병합의 경우에는 수개의 청구가 하나의 소송절차에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만 판단하고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판단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그 판결에 대하여 상소가 제기되면 판단이 누락된 예비적 청구 부분 역시 상소심으로 이심이 되는 것이므로( 대법원 2000. 11. 16. 선고 98다2225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 또한 파기를 면하지 못한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주위적 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 및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