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다60019
부당이득금 [대법원 2002. 1. 8., 선고, 2001다60019, 판결] 【판시사항】 [1] 이른바 실효의 원칙을 적용하기 위한 요건 [2] 토지소유자가 그 점유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장기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이른바 실효의 원칙에 따라 소멸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권리자가 장기간에 걸쳐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어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하려면, 의무자인 상대방이 더 이상 권리자가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2] 토지소유자가 그 점유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장기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이른바 실효의 원칙에 따라 소멸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2조 제1항
[2]
민법 제2조 제1항 ,
제741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다30118 판결(공1992, 882),
대법원 1992. 5. 26. 선고 92다3670 판결(공1992, 2013),
대법원 1992. 12. 11. 선고 92다23285 판결(공1993상, 452)
【전문】
【원고,상고인】
대한불교조계종 선암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률 담당변호사 김문수 외 1인)
【피고,피상고인】 부산광역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태조)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 1. 8. 21. 선고 2001나216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은, 피고가 원고 소유의 부산 사상구 주례동 201-2 답 217평(아래에서는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을 도로 부지로 점유하고 있으나, 이 사건 토지가 1943. 11. 29. 같은 동 201 답 542평(아래에서는 '분할 전 토지'라고 한다)에서 분할되어 도로 부지로 편입되었고 그 지목도 도로로 변경되었으며, 그 뒤 피고가 2회에 걸쳐 분할 전 토지에서 분할된 원고 소유의 같은 동 201-3, 201-5, 201-6 토지를 매수하여 기존 도로 확장부지에 편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어떠한 권리 주장도 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56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쳐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함에 따라, 피고로서는 더 이상 원고가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하였고, 그 신뢰에 대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권리행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이 사건에서 보면, 원고는 분할 전 토지가 이 사건 토지와 같은 동 201-1, 201-3으로 분할되고 이 사건 토지가 도로 부지로 편입된 뒤인 1963. 6. 7.경 분할 전 토지 중 이 사건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배성륜에게 매도하였고, 그 후 피고가 1969. 12. 22. 위 201-3 토지를, 이어 1990. 5. 26. 위 201-1에서 분할된 201-5, 201-6 토지를 매수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가 위 201-3, 201-5, 201-6 토지를 도로 부지로 취득할 당시에는 원고가 이를 소유하고 있지 아니하였음이 분명하다.
한편, 권리자가 장기간에 걸쳐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어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하려면, 의무자인 상대방이 더 이상 권리자가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2. 5. 26. 선고 92다3670 판결, 1992. 12. 11. 선고 92다23285 판결 등). 이 사건에서 원고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권리를 장기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아니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더 이상 원고가 이 사건 토지 소유권을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가 이 사건 토지에 인접한 원고 소유인 위 201-3, 201-5, 201-6 토지를 도로 부지로 취득할 당시 원고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는 어떠한 권리 주장도 하지 아니함으로써 피고로서는 더 이상 원고가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하였고, 그와 같이 신뢰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고, 이른바 실효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저지른 것이고, 이를 지적한 상고이유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서성(주심) 이용우 박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