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 [대법원 2002.10.11, 선고, 2001다59217, 판결] 【판시사항】 [1] 증권회사의 고객이 그 직원의 임의매매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는지 여부의 판단 방법 [2] 증권회사의 고객이 그 직원의 임의매매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무권대리행위는 그 효력이 불확정 상태에 있다가 본인의 추인 유무에 따라 본인에 대한 효력발생 여부가 결정되는 것으로서, 추인은 무권대리행위가 있음을 알고 그 행위의 효과를 자기에게 귀속시키도록 하는 단독행위인바, 증권회사의 고객이 그 직원의 임의매매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하기 위하여는 자신이 처한 법적 지위를 충분히 이해하고 진의에 기하여 당해 매매의 손실이 자기에게 귀속된다는 것을 승인하는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할 것이고, 나아가 임의매매를 사후에 추인한 것으로 보게 되면 그 법률효과는 모두 고객에게 귀속되고 그 임의매매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게 되어 임의매매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도 할 수 없게 되므로, 임의매매의 추인, 특히 묵시적 추인을 인정하려면, 고객이 임의매매 사실을 알고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방치하였는지 여부, 임의매수에 대해 항의하면서 곧바로 매도를 요구하였는지 아니면 직원의 설득을 받아들이는 등으로 주가가 상승하기를 기다렸는지, 임의매도로 계좌에 입금된 그 증권의 매도대금(예탁금)을 인출하였는지 또는 신용으로 임의매수한 경우 그에 따른 그 미수금을 이의 없이 변제하거나, 미수금 변제독촉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는지 여부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증권회사의 고객이 그 직원의 임의매매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130조 ,

제132조 ,

증권거래법 제52조의3

[2]

민법 제130조 ,

제132조 ,

증권거래법 제52조의3 【참조판례】

[1]

대법원 1995. 11. 14. 선고 95다28090 판결(공1996상, 18),


대법원 2000. 9. 8. 선고 99다58471 판결(공2000하, 2081),


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1다635 판결

【전문】 【원고,상고인】 차정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강 담당변호사 서돈양 외 3인) 【피고,피상고인】 현대증권 주식회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한 담당변호사 박종복 외 4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 1. 7. 20. 선고 2000나6079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본다. 1. 원심 판단의 요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먼저 기초 사실로서, ① 원고는 가정주부로서 1998. 11. 27. 피고 현대증권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 도봉지점의 과장인 피고 최남현의 안내로 주식위탁매매거래계좌를 개설하고, 그 계좌에 같은 날 1,000만 원, 같은 해 12. 1. 3,620만 원 등 합계 4,620만 원을 예탁한 사실, ② 원고는 과거에 동화은행 주식을 매수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주식투자 경험이 많지 아니하여, 피고 최남현의 조언을 받아 주식거래를 시작하였는데, 피고 최남현은 그 계좌관리를 위해 원고의 비밀번호를 알게 된 것을 계기로, 같은 달 15.(원심판결의 '12. 5.'은 오기로 보인다.) 원고의 사전 위임을 받지 아니한 채 그 당시 원고 계좌에 남아 있던 예탁금 6,290만 원으로 서울은행 주식 10,000주를 1주당 6,290원에 매수한 사실, ③ 그 후 서울은행 주식이 3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자, 피고 최남현은 원고의 매도 종용을 받고, 1998. 12. 22.부터 같은 달 24.까지 사이에 서울은행 주식 전부를 합계 27,823,000원에 처분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 회사의 직원인 피고 최남현이 원고의 계좌를 관리하면서 임의로 서울은행 주식을 매매한 결과, 원고는 그 매수가격에서 매도가격을 공제한 35,077,000원 및 그 거래수수료 453,610원 상당의 손실을 입게 되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최남현은 직접 불법행위자로서, 피고 회사는 피고 최남현의 사용자로서 연대하여 원고에게 35,530,610원(35,077,000원 + 453,610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는 한편, 원고가 그 임의매매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는 피고들의 항변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이 판단하여 이를 받아들이었다.

가. 사실인정 (1) 원고는 계좌개설일로부터 이 사건 임의매수 이전까지 피고 최남현의 조언을 받아 신세계 주식과 신화건설 주식을 매매하여 25,411,158원 상당의 수익을 올리고 있었는데, 그 상황에서, 1998. 12. 16. 피고 회사 도봉지점 객장에 나와서 그 전날 행해진 이 사건 서울은행 주식의 임의매수 사실 및 서울은행 주식이 하한가까지 하락한 사실(같은 날 기준으로 940만 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을 직접 확인하고 다소 실망하여, 피고 최남현에게 "과거에 동화은행 주식을 샀다가 은행퇴출로 상장폐지되는 바람에 크게 손실을 본 경험이 있어 은행주는 절대로 사지 않는다고 했는데, 왜 서울은행 주식을 샀느냐."면서 불만을 터뜨렸다. (2) 그렇지만 원고는 피고 최남현을 여전히 신뢰하여 그에게 "가능한 한 빨리 서울은행 주식을 팔고 건설주를 사 달라,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말하였고, 이에 피고 최남현은 같은 날 남아 있는 예탁금을 이용하여 신용으로 성원건설 주식 8,000주를 5,820만 원에 매수하였다. (3) 그런데 서울은행 주식이 같은 달 17. 하한가까지 내려가고, 성원건설 주식도 계속하여 하락하였는데, 원고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성원건설 주식의 매수로 발생한 미수금 52,281,372원을 변제하기 위하여 같은 달 18. 570만 원, 같은 달 19. 2,490만 원 합계 3,060만 원을 그 계좌에 입금하였고, 그 나머지 미수금은 같은 달 21. 피고 회사에 의한 성원건설 주식 중 4,810주의 반대매매로써 변제충당되었다. (4) 한편, 원고는 그 이후에도 그 계좌를 해지함이 없이 1999. 5. 26.까지 신화건설, 현대건설, 세종증권, LG종금, 현대엘리베이터, 동부한농 등의 주식 매매를 계속하였고, 같은 달 28. 피고 최남현이 피고 회사 동소문지점으로 전출되자, 그를 따라 도봉지점의 계좌를 동소문지점으로 이관한 후 같은 해 7. 3.까지 피고 최남현을 통하여 종전보다 더욱 빈번하게 주식거래를 하였다. (5) 그러나 피고 최남현이 수익에 집착하는 원고를 다소 부담스럽게 여기면서 응대를 잘 해 주지 아니하자, 원고는 1999. 7. 5. 다시 동소문지점의 계좌를 도봉지점으로 이관한 후, 그 다음날 피고 회사 감사실에 피고 최남현을 상대로 이 사건 임의매매 및 성원건설 주식의 임의매매를 정식으로 문제삼는 민원을 제기하였다. (6) 원고는 1999. 8. 27.까지 피고 회사를 통해 주식거래를 한 결과, 같은 날 피고 회사 도봉지점에서 1억 18,082,743원을 출금함으로써, 약 3,55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나. 판단 원고는 피고 최남현의 이 사건 임의매매 바로 다음날 그 사실을 알았지만, 그 때까지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준 피고 최남현을 신뢰하여, 그 임의매매를 문제삼기보다는 앞으로의 주식거래를 통하여 손실을 만회하기를 기대하고 같은 날 피고 최남현의 추천으로 매수한 성원건설 주식의 미수금이 발생하자 최대한 반대매매를 막으려고 노력하는 등 그 결과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였으며, 심지어 피고 최남현이 다른 지점으로 전출되자 그의 상담을 받기 위해 그 곳으로 계좌를 이관하여 더욱 활발히 주식투자를 계속한 사실, 원고는 이 사건 임의매매 후 6개월 20일 만인 1999. 7. 6. 정식으로 이를 문제삼기 시작하였는데, 그 임의매매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계좌를 통한 주식거래 결과 상당한 액수의 수익을 올린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이 사건 임의매매의 경위, 이에 대한 원고의 대응, 그 이후의 주식거래 내용과 결과 등을 전체적으로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 최남현의 이 사건 임의매매를 사후에 추인함으로써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 무권대리행위는 그 효력이 불확정 상태에 있다가 본인의 추인 유무에 따라 본인에 대한 효력발생 여부가 결정되는 것으로서, 추인은 무권대리행위가 있음을 알고 그 행위의 효과를 자기에게 귀속시키도록 하는 단독행위인바( 대법원 1995. 11. 14. 선고 95다28090 판결, 2000. 9. 8. 선고 99다58471 판결 등 참조), 증권회사의 고객이 그 직원의 임의매매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하기 위하여는 자신이 처한 법적 지위를 충분히 이해하고 진의에 기하여 당해 매매의 손실이 자기에게 귀속된다는 것을 승인하는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임의매매를 사후에 추인한 것으로 보게 되면 그 법률효과는 모두 고객에게 귀속되고 그 임의매매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게 되어 임의매매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도 할 수 없게 되므로, 임의매매의 추인, 특히 묵시적 추인을 인정하려면, 고객이 임의매매 사실을 알고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방치하였는지 여부, 임의매수에 대해 항의하면서 곧바로 매도를 요구하였는지 아니면 직원의 설득을 받아들이는 등으로 주가가 상승하기를 기다렸는지, 임의매도로 계좌에 입금된 그 증권의 매도대금(예탁금)을 인출하였는지 또는 신용으로 임의매수한 경우 그에 따른 그 미수금을 이의 없이 변제하거나, 미수금 변제독촉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는지 여부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1다635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원심이 원고가 피고 최남현의 임의매수를 묵시적으로 추인한 것으로 본 사정들을 살펴본다. (1) 먼저, 원고는 피고 최남현의 이 사건 임의매매 바로 다음날 그 사실을 알고 불만을 터뜨렸지만, 그 때까지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준 피고 최남현을 신뢰하여, 임의매매를 문제삼기보다는 앞으로의 주식거래를 통하여 손실을 만회하기를 기대하였다는 것이나, 원심의 사실인정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서울은행 주식의 임의매수에 대하여서는 이를 항의하면서 가능한 한 빨리 이를 매도할 것을 요구하였을 뿐이고, 스스로의 판단이나 피고 최남현의 권유를 받아들여 그 매도를 유보하고 주가가 다시 상승하기를 기다리는 등 그 매수행위를 받아들이는 취지의 행위를 한 바가 없다. 다만, 원고가 앞으로 다른 주식거래를 통하여 그 손실을 만회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고는 볼 수 있지만, 이러한 사정은 임의매매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일단 유보한 것으로 볼 수는 있을지언정, 원심 판시와 같이 임의매수를 추인함으로써 피고들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 등 법적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지위 자체를 포기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2) 원고가 같은 날 피고 최남현의 추천으로 매수한 성원건설 주식의 미수금이 발생하자 최대한 반대매매를 막으려고 노력하는 등 그 결과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다는 점을 보면, 서울은행 주식의 임의매수는 신용매수가 아니어서 원고가 그 임의매수로 인한 미수금을 납입한 바는 없고, 다만 임의매수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곧바로 행사하여 미수금채무와 상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신용으로 매수한 성원건설 주식의 미수금을 납입하기는 하였지만, 이는 피고 회사가 반대매매를 하려고 하여 이를 막기 위해 부득이 납입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처럼 손해배상청구권을 곧바로 행사하지 않은 것을 두고 임의매수로 인한 거래 결과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3) 그리고 원고 본인신문 결과 등 기록에 의하면, 피고 최남현이 다른 지점으로 전출되자, 그의 상담을 받기 위해 그 곳으로 계좌를 이관하여 주식투자를 계속한 사실 또한, 원고가 피고 최남현을 신뢰하여서라기보다 그의 노력으로 다른 주식거래를 통하여 서울은행 주식의 임의매수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여, 이로써 임의매수를 추인한 것으로 볼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임의매매의 경우 당사자 사이의 다툼은 결국, 그로 인한 금전적 손해를 누가 부담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되고, 그로 인한 손실을 회복하기 위하여 그 거래계좌를 유지하면서 주식투자를 계속할 수도 있는 것이어서, 임의매매로 인한 분쟁이 발생하였다고 하여 고객의 입장에서 즉시 거래계좌를 해지하여야만 책임추궁이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4) 원고가 이 사건 임의매매 후 6개월 20일 만인 1999. 7. 6.에 이르러 정식으로 이를 문제삼기 시작하였고, 그 임의매매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계좌를 통한 주식거래 결과 상당한 금액의 수익을 올렸다는 점을 본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도봉지점 022-01-109906 계좌로 거래를 하다가, 피고 최남현이 동소문지점으로 전출되자 1999. 5. 28. 동소문지점 119-01-100003 계좌로 이관하였고, 그 후 같은 해 7. 5. 도봉지점 022-01-112836 계좌로 다시 이관하였는데, 피고 최남현이 계좌를 관리한 1999. 7. 5.까지 원고가 입은 손실은 26,000,448원이었으므로(피고들의 2001. 6. 15.자 준비서면 333쪽 및 을 가 제13호증), 원심의 판단 취지가 피고 최남현의 계좌관리를 통하여 원고가 수익을 얻었다는 것이라면, 이는 사실을 오인한 것이고, 원고가 피고 회사와의 주식거래 전체를 통하여 결국, 수익을 얻었다는 것이라면, 이는 피고 최남현의 임의매수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는지 여부의 판단과는 관계가 없는 사실이다.

다. 결국,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만으로는 피고 최남현이 한 서울은행 주식의 임의매수를 원고가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바, 이 점에서 원심판결에는 증권회사 직원의 주식 임의매매에 대한 고객의 묵시적 추인 여부의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주심) 변재승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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