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다46730
수분양자지위확인1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1다46730, 판결] 【판시사항】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계약 상대방의 지시 등으로 계약 상대방과 또 다른 계약관계에 있는 제3자에게 직접 급부한 경우, 위 제3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계약 상대방의 지시 등으로 급부과정을 단축하여 계약 상대방과 또 다른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제3자에게 직접 급부한 경우, 그 급부로써 급부를 한 계약 당사자의 상대방에 대한 급부가 이루어질 뿐 아니라 그 상대방의 제3자에 대한 급부로도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계약의 일방 당사자는 제3자를 상대로 법률상 원인 없이 급부를 수령하였다는 이유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
【참조조문】 민법 제741조
【전문】
【원고,피상고인】
김명순 외 4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정락)
【피고,상고인】 대현제1구역주택개량재개발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양정숙)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1. 6. 27. 선고 99나17113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채용 증거에 의하여, 피고는 이 사건 상가를 신축한 후 1994. 1. 5. 제1심 공동피고 가인유통 주식회사(이하 '가인유통'이라 한다)와 사이에 이 사건 상가를 대금 230억 원에 매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가인유통은 그 무렵부터 이 사건 상가를 호수별로 분할하여 분양업무를 개시한 사실, 원고들은 가인유통과 사이에 이 사건 상가 중 원심 첨부 별지 계약 및 대금납부내역 중 계약물건란 기재 각 부분에 대한 분양계약을 체결한 후 위 계약 및 납부내역 중 대금지급내역란 기재와 같이 분양대금 중 일부를 가인유통에 지급하거나 가인유통의 지시에 따라 무통장입금의 방법으로 피고가 개설한 계좌(조흥은행 대흥동지점)로 송금하였으며, 무통장입금표를 가인유통에 제시하고 가인유통으로부터 다시 입금표를 교부받은 사실, 가인유통은 위 매매계약 당시 입찰보증금 23억 원은 계약금으로 대체하고, 계약 후 3차례에 걸쳐 중도금 및 잔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으나 이 사건 상가에 대한 공사가 완공된 1994. 9.경까지 약정된 중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그로부터 점포를 재분양받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 분양대금의 일부를 직접 피고 조합에 송금하게 하는 방법으로 중도금 중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지급한 상태여서 원고들이 상가를 분양받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계약이행책임을 부인하고 있는 이상 위 대금의 수령권자는 가인유통이고 피고는 이를 수령할 권한이 없으므로,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동액 상당의 이득을 얻고 원고들은 동액 상당의 손실을 입었다고 할 것이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그 지급받은 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계약상대방의 지시 등으로 급부과정을 단축하여 계약상대방과 또 다른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제3자에게 직접 급부한 경우, 그 급부로써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의 상대방에 대한 급부가 이루어질 뿐 아니라 그 상대방의 제3자에 대한 급부로도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계약의 일방 당사자는 제3자를 상대로 법률상 원인 없이 급부를 수령하였다는 이유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 사실상의 급부관계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발생하였지만, 그것은 위의 법리에 따라 원고들의 가인유통에 대한 급부와 가인유통의 피고에 대한 급부가 아울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렇다면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분양대금을 수령한 것은 가인유통과의 계약관계에 의한 것으로서 정당하게 수령한 것이 되고,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원심은 또 원고들이 가인유통과 사이의 분양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으므로, 이에 기하여도 피고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부가적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기록상 원고들이 위 분양계약이 해제되었다는 주장을 한 바 없을 뿐만 아니라, 가사 원고들이 위 분양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계약관계의 청산은 계약의 상대방인 가인유통과 사이에 이루어져야 하고, 피고를 상대로 분양대금을 지급한 것이 부당이득이라는 이유로 그 반환을 구할 수 없다. 왜냐하면, 원고들이 제3자인 피고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면, 자기 책임하에 체결된 계약에 따른 위험부담을 제3자에게 전가 시키는 것이 되어 계약법의 기본원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수익자인 제3자가 계약 상대방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권 등을 침해하게 되어 부당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분양대금을 송금받음으로써 이를 부당이득하였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인용한 것은 부당이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유지담 이강국 김용담(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