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 [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1다44338, 판결] 【판시사항】 [1] 민법 제391조 소정의 이행보조자로서의 피용자의 의미

[2]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에 따른 임대물수선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제3자에게 도급을 주어 공사를 하던 중 그 수급인의 과실로 화재가 발생한 경우, 임대인이 민법 제391조에 따라 임차인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상의 손해배상책임을 지는지 여부(적극)

[3] 과실상계 사유에 대한 사실인정과 비율확정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민법 제391조에서의 이행보조자로서의 피용자라 함은 일반적으로 채무자의 의사관여 아래 그 채무의 이행행위에 속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이면 족하고, 반드시 채무자의 지시 또는 감독을 받는 관계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채무자에 대하여 종속적인가 독립적인 지위에 있는가는 문제되지 않는다. [2] 임대인이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상의 약정에 따라 제3자에게 도급을 주어 임대차목적 시설물을 수선한 경우에는 그 수급인도 임대인에 대하여 종속적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이행보조자로서의 피용자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수급인이 시설물 수선 공사 등을 하던 중 수급인의 과실로 인하여 화재가 발생한 경우에는 임대인은 민법 제391조에 따라 위 화재발생에 귀책사유가 있다 할 것이어서 임차인에 대한 채무불이행상의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3] 불법행위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사건에서 피해자에게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관하여 과실이 있는 경우에 그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391조

[2]

민법 제390조 ,

제391조 ,

제623조

[3]

민법 제396조 ,

제763조

【참조판례】

[1][2]

대법원 1999. 4. 13. 선고 98다51077, 51084 판결(공1999상, 868) /[3]

대법원 1993. 11. 26. 선고 93다1466 판결(공1994상, 193),


대법원 1995. 7. 25. 선고 95다17267 판결(공1995하, 2955),


대법원 2000. 1. 21. 선고 98다50586 판결(공2000상, 470),


대법원 2000. 2. 22. 선고 98다38623 판결(공2000상, 771),


대법원 2002. 1. 8. 선고 2001다62251, 62268 판결(공2002상, 452)


【전문】 【원고,상고인겸피상고인】 서한냉동 주식회사

【피고,피상고인겸상고인】 서울특별시 농수산물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종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임갑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 1. 6. 8. 선고 2000나37137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피고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한 판단 원심은, 원고는 피고로부터 농수산물도매시장(이하 '가락시장'이라 한다)의 냉동창고동을 기계설비를 포함하여 임차하여 가락시장 내에서 유통되는 농수산물을 보관해 주고 보관료를 받는 창고업자인 사실, 피고는 이 사건 창고동의 기계설비 내부시설이 노후하여 이를 전면적으로 보수하기로 하고 그 공사를 주식회사 서흥엔지니어링(이하 '서흥'이라고 한다. 원래는 주식회사 신세계엔지니어링에게 도급주었으나, 위 회사의 도산으로 시공 연대보증인인 서흥이 공사를 인수하여 시공하였다.)에게 도급준 사실, 그런데 1995. 11. 26.경 서흥의 피용자들인 이태원, 이태경, 김광선이 기계설비의 일부인 제상수관의 이음새 용접 부위에서 누수가 되는 것을 수선하기 위하여 화재예방조치를 하지 아니한 채 용접작업을 하던 중 용접불꽃이 냉동창고 보온재에 인화되어 화재가 발생한 사실, 원고는 위 화재로 인하여, 냉동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임치인들 소유의 임치물이 소실되어 임치물 가액 상당을 임치인들에게 배상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냉동창고가 복구될 때까지 창고업 영업을 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화재는 서흥의 피용자들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하였다 할 것이고, 이 사건 창고동의 보수공사는 원·피고 사이의 임대차계약에 따라 임대인인 피고가 임대인의 수선의무에 기하여 실시한 것이며, 그 채무이행을 위하여 서흥에게 그 공사를 도급주어 이를 시행하였던 것이므로, 서흥 및 그 피용자들은 피고의 이행보조자라고 할 수 있는데, 피고가 그 이행보조자로 하여금 이 사건 창고동의 보수공사를 하게 함에 있어서 그 이행보조자의 과실로 화재를 발생시킨 것인 이상,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화재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민법 제391조에서의 이행보조자로서의 피용자라 함은 일반적으로 채무자의 의사관여 아래 그 채무의 이행행위에 속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이면 족하고, 반드시 채무자의 지시 또는 감독을 받는 관계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채무자에 대하여 종속적인가 독립적인 지위에 있는가는 문제되지 않는 것 이어서, 임대인이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상의 약정에 따라 제3자에게 도급을 주어 임대차목적 시설물을 수선한 경우에는, 그 수급인도 임대인에 대하여 종속적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이행보조자로서의 피용자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수급인이 시설물 수선 공사 등을 하던 중 수급인의 과실로 인하여 화재가 발생한 경우에는, 임대인은 민법 제391조에 따라 위 화재발생에 귀책사유가 있다 할 것이어서 임차인에 대한 채무불이행상의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9. 4. 13. 선고 98다51077, 51084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이 서흥을 피고의 이행보조자로 보고 서흥의 과실로 발생한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피고가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그 판시에 일부 미흡한 점은 있지만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이행보조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이유 없다.

2. 원고의 상고이유 및 피고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한 판단 불법행위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사건에서 피해자에게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관하여 과실이 있는 경우에 그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고 할 것인바( 대법원 1993. 11. 26. 선고 93다1466 판결, 2000. 2. 22. 선고 98다38623 판결, 2002. 1. 8. 선고 2001다62251, 62268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채용한 관련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원래 휴일에는 일체의 작업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부득이 휴일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서흥이 감리사인 주식회사 우원에게 작업계획서를 제출·보고하여 승인을 받은 다음 시행하게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냉동창고의 냉동시설이 제대로 가동되지 아니할 경우 냉동창고에 보관된 임치물이 변질될 것을 우려한 원고가 서흥 측에 위 용접작업을 속히 마무리하도록 독촉하여 일요일인 위 사고 당일 위 작업이 이루어지게 된 사실, 위 사고 당일 원고는 화재방지관리책임자 등 관련직원을 출근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위 작업으로 인하여 화재 발생의 위험성이 없는지 또는 작업 인부들이 화재방지를 위한 적절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지 등을 확인한 바 없었고 또한 만약 화재가 발생할 경우 냉동창고에 보관된 임치물 등이 소훼되지 않도록 하거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비책을 강구한 바 없었던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과실상계 사유로 하여 원고의 과실을 20%로 본 것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심의 위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미진으로 인하여 형평과 공평의 원칙에 반하여 과실비율을 과다 또는 과소하게 인정한 위법 내지 사실오인의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위 임치물 소유자들이 서울지방법원 96가합31128호로 피고를 상대로 임치물 소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패소 확정된 사실 및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 손해액 중 '임치물의 소훼로 인한 손해'는 임치물 소유자들의 위 손해를 원고가 배상함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된 손해임은 인정되나, 이 사건 소송이 원고가 임치물 소유자들에 대하여 불법행위 등을 원인으로 손해배상을 한 후 피고가 공동불법행위자임을 이유로 구상금 청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원고와 피고 사이의 임대차계약에 따른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것인 이상 위 임치물의 소훼로 인한 손해를 원고가 배상을 구한다고 하여 그것이 잘못된 것이 될 수도 없다. 원고 및 피고의 각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