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 [대법원 2001. 11. 13., 선고, 2001다26774, 판결] 【판시사항】 [1] 부동산에 대한 처분금지가처분의 집행과 당해 부동산의 처분 지연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인정 여부(한정 적극) [2] 부당한 처분금지가처분의 집행으로 그 가처분 목적물의 처분이 지연된 경우, 그로 인한 손해의 발생 여부(한정 소극) [3] 부당한 처분금지가처분의 집행으로 인하여 분양목적으로 신축한 연립주택의 처분이 지연된 경우, 그 처분대금에 대한 법정이자 상당의 손해는 통상손해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부동산에 대하여 처분금지가처분이 집행된 경우 그 처분금지의 효력이 상대적인 효력만을 가지기 때문에 그 부동산의 처분이 법률상 불가능해진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자로서는 그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게 될 수 있는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을 감수하여야 하므로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금지가처분의 집행으로 인하여 그 부동산의 처분은 대단히 어려워질 개연성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만일 어떤 부동산에 관한 처분금지가처분 집행이 있었고, 그 가처분 집행이 계속된 기간 동안 당해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하였으며, 나아가 주위 부동산들의 거래상황 등에 비추어 그와 같이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한 것이 당해 가처분의 집행으로 인하였을 개연성이 입증된다면, 달리 당해 부동산의 처분 지연이 가처분의 집행 이외의 사정 등 가처분 신청인측에 귀책사유 없는 다른 사정으로 인한 것임을 가처분 신청인측에서 주장·입증하지 못하는 한, 그 처분금지가처분과 당해 부동산의 처분 지연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2] 부당한 처분금지가처분의 집행으로 그 가처분 목적물의 처분이 지연되어 소유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가처분 신청인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데, 가처분 집행 당시 부동산의 소유자가 그 부동산을 사용·수익하는 경우에는 그 부동산의 처분이 지체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부동산의 환가가 지연됨으로 인한 손해는 그 부동산을 계속 사용·수익함으로 인한 이익과 상쇄되어 결과적으로 부동산의 처분이 지체됨에 따른 손해가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만일 그 부동산의 환가가 지연됨으로 인한 손해가 그 부동산을 계속 사용·수익하는 이익을 초과한다면 이는 특별손해라고 할 것이다. [3] 분양할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하여 연립주택을 신축하였으나 부당한 처분금지가처분으로 인하여 처분이 지연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동안 부동산을 사용·수익함으로써 처분지연의 손해를 상쇄할 만한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그 가처분 집행으로 처분이 지연된 기간 동안 입은 손해 중 적어도 부동산의 처분대금에 대한 법정이율에 따른 이자 상당의 금액은 통상손해에 속한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393조 ,

제750조 ,

민사소송법 제714조 [2] 민법 제393조 ,

제750조 ,

민사소송법 제714조 [3] 민법 제393조 ,

제750조 ,

민사소송법 제714조

【참조판례】

[2]

대법원 1998. 9. 22. 선고 98다21366 판결(공1998하, 2558),


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8132 판결 (공2001상, 525)


【전문】 【원고,상고인】 【피고,피상고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 1. 4. 18. 선고 2000나5988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가. 원고들은 분양할 목적으로 서울 용산구 (주소 1 생략) 및 (주소 2 생략) 토지를 매수하고, 그 지상에 연립주택 19세대분을 신축하여 1998. 3. 11. 원고들 공유의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하였다.

나. 피고는 1998. 7. 23. 원고들을 상대로 위 연립주택 중 원심판결 별지 기재의 8세대분(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고 한다)에 대한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하여, 1998. 7. 29. 서울지방법원 98카합2495호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처분금지가처분 결정이 내려졌고, 같은 달 30일 그 가처분등기가 각 경료되었다.

다. 그 후 본안소송에서 피고가 패소 확정되었고, 원고들이 가처분이의 소송에서 승소함에 따라 2000. 3. 2. 피고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각 가처분등기는 모두 말소되었다.

2. 원고들은, 이 사건 부동산을 분양하였더라면 그 돈으로 원고들이 위 토지를 취득하기 위하여 지주들로부터 인수한 위 토지담보 금융기관 대출금채무를 변제하고 원고들이 위 토지를 매수하기 위하여 별도로 투자한 금액을 회수할 수 있었을 터인데 피고의 부당한 처분금지가처분 집행으로 인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분양하지 못하게 되어 금융기관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계속하여 지출하고 별도 투자 금액을 회수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주위적으로 가처분집행 기간 동안 금융기관에 지출한 이자와 원고들이 토지대금으로 지출한 별도투자금액에 대한 법정이율에 따른 이자 상당 금액의 배상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의 가격에 대한 법정이율에 따른 이자 상당 금액의 배상을 구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가 원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처분금지가처분 결정을 받아 그 가처분등기를 경료하였다가 본안소송에서 패소하였으므로 피고는 불법행위자로서 그 가처분의 집행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게 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나, 위 가처분 집행으로 인하여 비로소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이 불가능해졌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위 가처분 집행으로 말미암아 이 사건 부동산이 처분되지 아니함으로 인한 금융비용 손해는 이른바 특별사정에 의한 손해로서 피고가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라고 할 것인데 그와 같은 사정이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가. 부동산에 대하여 처분금지가처분이 집행된 경우 그 처분금지의 효력이 상대적인 효력만을 가지기 때문에 그 부동산의 처분이 법률상 불가능해진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자로서는 그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게 될 수 있는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을 감수하여야 하므로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금지가처분의 집행으로 인하여 그 부동산의 처분은 대단히 어려워질 개연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만일 어떤 부동산에 관한 처분금지가처분 집행이 있었고, 그 가처분 집행이 계속된 기간 동안 당해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하였으며, 나아가 주위 부동산들의 거래상황 등에 비추어 그와 같이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한 것이 당해 가처분의 집행으로 인하였을 개연성이 입증된다면, 달리 당해 부동산의 처분 지연이 가처분의 집행 이외의 사정 등 가처분 신청인측에 귀책사유 없는 다른 사정으로 인한 것임을 가처분 신청인측에서 주장·입증하지 못하는 한, 그 처분금지가처분과 당해 부동산의 처분 지연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원고들이 피고의 부당한 가처분 집행으로 인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분양이 지연됨으로써 금융비용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에서 우선적인 쟁점은 피고의 이 사건 가처분 집행으로 인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이 법률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었는가 하는 점이 아니라 피고의 이 사건 가처분 집행이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을 현저히 어렵게 하는 장애로 작용함으로써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이 지연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의 가처분 집행으로 인하여 비로소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이 불가능해졌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만 판단하고 나아가 피고의 이 사건 가처분 집행이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을 현저히 어렵게 하는 장애로 작용함으로써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이 지연되었는가의 점에 나아가 판단하지 않았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정당하다.

나. 부당한 처분금지가처분의 집행으로 그 가처분 목적물의 처분이 지연되어 소유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가처분 신청인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가처분 집행 당시 부동산의 소유자가 그 부동산을 사용·수익하는 경우에는 그 부동산의 처분이 지체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부동산의 환가가 지연됨으로 인한 손해는 그 부동산을 계속 사용·수익함으로 인한 이익과 상쇄되어 결과적으로 부동산의 처분이 지체됨에 따른 손해가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만일 그 부동산의 환가가 지연됨으로 인한 손해가 그 부동산을 계속 사용·수익하는 이익을 초과한다면 이는 특별손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8132 판결 참조).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들은 분양할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하여 연립주택 19세대분을 신축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금지가처분으로 인하여 그 중 8세대인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이 지연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동안 이 사건 부동산을 사용·수익함으로써 처분지연의 손해를 상쇄할 만한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가처분 집행과 원고들의 이 사건 부동산 처분 지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상 원고들이 그 가처분 집행으로 처분이 지연된 기간 동안 입은 손해 중 적어도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대금에 대한 법정이율에 따른 이자 상당의 금액은 통상손해에 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원고가 예비적으로 구하고 있는 손해마저 특별손해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으므로 이에는 분명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정당하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새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강국(재판장) 조무제 이용우(주심) 강신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