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부존재확인 [대법원 2001. 7. 27., 선고, 2001다23973, 판결] 【판시사항】 [1] 보험자가 보험계약자의 대리인과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보험약관에 관한 명시·설명의무의 상대방 [2] 차량구입자가 차량판매자에게 보험계약을 체결할 권한을 위임한 경우, 연령에 따른 한정운전 등 특별약관의 적용을 받지 않는 통상적인 자동차보험계약의 체결권한만 수여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고, 보험계약자에게 적합한 보험계약을 체결할 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한 것으로 본 사례

【판결요지】 [1] 상법 제638조의3 제1항 및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보험자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계약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보험청약서상 기재사항의 변동 및 보험자의 면책사유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만일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할 것임은 물론이라 할 것이나, 그 설명의무의 상대방은 반드시 보험계약자 본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보험자가 보험계약자의 대리인과 보험계약을 체결할 경우에는 그 대리인에게 보험약관을 설명함으로써 족하다. [2] 차량구입자가 차량판매자에게 보험계약을 체결할 권한을 위임한 경우, 연령에 따른 한정운전 등 특별약관의 적용을 받지 않는 통상적인 자동차보험계약의 체결권한만 수여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고, 보험계약자에게 적합한 보험계약을 체결할 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한 것으로 본 사례.

【참조조문】

[1]

상법 제638조의3 제1항 ,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

[2]

민법 제114조 제1항 ,

상법 제638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8. 11. 27. 선고 98다32564 판결(공1999상, 41),


대법원 1999. 3. 9. 선고 98다43342, 43359 판결(공1999상, 634),


대법원 2000. 5. 30. 선고 99다66236 판결(공2000하, 1526)


【전문】 【원고,상고인】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성래)

【피고,피상고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 1. 3. 21. 선고 2000나6168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소외 대우자동차판매 주식회사의 여의도 중앙영업소장인 소외 1이 1999. 10. 21. 피고에게 이 사건 차량을 판매하면서 피고를 대신하여 위 차량에 대한 업무용자동차보험에 가입한 후 자동차등록을 하여 번호판을 달아주기로 하고, 원고의 대리점을 운영하는 소외 2에게 보험가입을 의뢰하였다. 소외 2는 이 사건 차량의 운전자 연령을 한정할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여러 차례 피고와의 전화통화를 시도하였으나, 통화를 할 수 없자 피고 소유의 다른 자동차 보험계약사항을 조회해 본 결과 대부분 26세 이상 한정운전특별약관(이하 '이 사건 특별약관'이라고 한다)에 가입되어 있음을 확인한 후 이 사건 차량에 대하여도 이 사건 특별약관을 적용하는 것으로 보험내용을 설계한 후 소외 1에게 전화를 걸어 그 보험설계 내용을 알려 주었고, 소외 1이 이에 동의하자 이 사건 특별약관을 적용한 원심 판시 별지 기재와 같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무렵 그러한 내용의 보험증권은 원고에 의하여 발송되어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이 사건 특별약관은 사고일 현재 만26세 미만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던 중에 발생된 사고에 대하여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 원고는 보험계약자가 위 특별약관을 적용하는 경우 보험료를 책정함에 있어 기본 보험료의 30% 상당액을 할인하여 주고 있다. 그런데 피고의 종업원인 소외 3은 (생년월일 생략)생으로서 2000. 2. 10. 14:10경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여 충북 음성군 중부고속도로 하행선 하남기점 66.5㎞ 지점을 주행하던 중 운전조작의 잘못으로 (차량등록번호 생략) 차량을 추돌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가 발생하였고, 이로 인하여 위 피해차량의 탑승자인 소외 4, 소외 5 및 이 사건 차량의 동승자인 소외 6이 각 상해를 입었다.

나. 원심은 나아가,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가입한 이 사건 특별약관에 의하면 만26세 이상의 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던 중에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만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바, 이 사건 사고 당시 소외 3의 연령이 만26세에 미달하였으므로, 보험자인 원고는 이 사건 사고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특별약관은 보험자의 면책사유를 규정한 것으로서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을 이루는 부분이라고 할 것인데,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특별약관의 내용을 직접 설명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원고가 피고에게 보험증권 등을 송부한 사실만으로는 보험자로서 이 사건 특별약관에 관한 설명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배척하고, 나아가 '소외 2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권을 위임받은 소외 1에게 이 사건 특별약관의 내용을 설명하고 그로부터 위 특별약관을 적용하는데 동의를 받았으므로 원고는 위 특별약관에 대한 설명의무를 다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도 그 판시의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소외 1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을 결정할 권한을 위임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피고는 소외 1에게 단지 연령에 따른 한정운전 등 특별약관의 적용을 받지 않는 통상적인 업무용자동차보험계약의 체결권한만을 준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며, 원고로서는 이 사건 특별약관의 성격과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경위 등을 감안하여 이 사건 특별약관을 계약 내용에 포함시키기에 앞서 보험계약자인 피고에게 직접 위 특별약관의 내용을 설명하고 그 의사를 확인하거나 적어도 소외 1로 하여금 피고에게 위 특별약관의 내용을 설명하고 그 적용 여부에 관한 의사를 확인하게 한 다음 그 의사에 따라 보험내용을 정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가 그와 같은 확인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소외 1에게만 이 사건 특별약관의 내용을 설명하고 그의 동의를 얻은 사실만으로는 보험자로서 면책약관에 관한 설명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배척하고 있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상법 제638조의3 제1항 및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보험자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계약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보험청약서상 기재사항의 변동 및 보험자의 면책사유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만일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할 것임은 물론이라 할 것이나(대법원 1999. 3. 9. 선고 98다43342, 43359 판결 참조), 그 설명의무의 상대방은 반드시 보험계약자 본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보험자가 보험계약자의 대리인과 보험계약을 체결할 경우에는 그 대리인에게 보험약관을 설명함으로써 족하다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소외 1이 피고에게 이 사건 차량을 판매하면서 피고를 대신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하고 원고의 대리점 운영자인 소외 2에게 피고의 사업자등록증 등 보험계약에 필요한 서류를 모사전송한 다음 소외 2로부터 이 사건 특별약관에 관한 설명을 듣고 이를 적용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것에 동의하였다는 것인바, 임의대리권의 범위는 수권행위의 해석, 즉 수권행위 당시의 사정이나 거래관행, 당사자의 의사 등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으로서 위와 같은 사정 아래에서 소외 1이 피고를 대신하여 판매차량에 대하여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하여 주기로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소외 1에게 자신을 대리하여 차량매매과정에서 밝혀진 차량구입의 목적, 운행용도, 주운전자의 인적 특성 등에 적합한 보험계약을 체결할 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달리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이 배척한 증거(을 제7호증) 외에는 피고가 소외 1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할 권한을 위임하면서 그 권한의 범위를 특정하여 제한하였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바, 설사 소외 1이 피고에게 이 사건 차량을 판매하는 기회에 피고의 편의를 위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대신 체결한 것이고, 소외 2가 직접 피고에게 이 사건 특약의 적용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위와 같이 소외 1과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소외 1에게 연령에 따른 한정운전 등 특별약관의 적용을 받지 않는 통상적인 업무용자동차보험계약의 체결권한만을 수여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소외 2가 피고의 대리인인 소외 1에게 이 사건 특별약관의 내용을 설명하고 그의 동의를 받은 이상, 원고는 보험자로서 면책약관 등의 설명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소외 1이 피고로부터 단지 연령에 따른 한정운전 등 특별약관의 적용을 받지 않는 통상적인 업무용자동차보험계약의 체결권한만을 수여받은 것이라고 단정한 끝에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하고 말았으니(기록에 의하면, 원·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보험계약상 그 담보종목에 이 사건 특약이 적용되는 대인배상II 외에도 위 특약의 적용이 없는 책임보험인 대인배상I도 포함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원심은 책임보험인 대인배상I에 관한 보험금 지급책임의 존부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고 보아 이에 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에 관한 대리권의 수여범위 및 보험자의 약관설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이강국(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