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금 [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7351, 판결] 【판시사항】 임차건물이 원인불명의 화재로 소실되어 임차물 반환채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 그 귀책사유에 관한 입증책임의 소재(=임차인)

【판결요지】 임차인의 임차물 반환채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 임차인이 그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려면 그 이행불능이 임차인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 아님을 입증할 책임이 있으며, 임차건물이 화재로 소훼된 경우에 있어서 그 화재의 발생원인이 불명인 때에도 임차인이 그 책임을 면하려면 그 임차건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입증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민법 제390조 ,

제615조 ,

제618조 ,

제654조

【참조판례】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22227 판결(공1994상, 1002),


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다38182 판결(공1994하, 2988),


대법원 1999. 9. 21. 선고 99다36273 판결(공1999하, 2209)


【전문】 【원고,상고인】 동양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래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조성래)

【피고,피상고인】 【원심판결】 부산지법 2000. 9. 2 1. 선고 2000나192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가 부산 북구 (주소 생략) 소재 건물 중 2층 일부를 소유자인 소외 문화공업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로부터 임차하여 '효진산업사'라는 상호로 원단과 스폰지 등을 이용한 임가공업을 영위하여 오고 있었는데, 1998. 2. 17. 02:00경 위 건물 2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피고가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던 '효진산업사' 부분과 그 옆의 소외인이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던 '석진산업사' 부분 등 2층 대부분과 3층의 바닥 부분이 소훼되어 그 부분에 금 127,233,860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임차목적물이 화재로 소훼되어 피고의 소외 회사에 대한 임차목적물 반환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하게 되었으니, 피고는 소외 회사를 대위한 원고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화재가 피고가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던 '효진산업사' 부분에서 발생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들은 모두 믿기 어렵고, 그 밖의 다른 증거들만으로는 위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오히려 그 판시의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화재는 '석진산업사'에서 발화하였을 개연성이 높다고 할 것이니, 결국 이 사건은 화재가 어디에서 발생하였는지 그 발화지점 자체를 알 수 없는 경우이고, 따라서 피고가 임차·사용하던 '효진산업사'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하여 그 주장을 배척하고 있다.

2. 그러나 임차인의 임차물 반환채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 임차인이 그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려면 그 이행불능이 임차인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 아님을 입증할 책임이 있으며, 임차건물이 화재로 소훼된 경우에 있어서 그 화재의 발생원인이 불명인 때에도 임차인이 그 책임을 면하려면 그 임차건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므로(대법원 1999. 9. 21. 선고 99다36273 판결 참조), 피고가 임차한 부분을 포함하여 소외 회사 소유의 건물 부분이 화재로 소훼된 이 사건에 있어서, 임차인인 피고가 임차물 반환채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려면 그 임차건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적극적으로 입증하여야 하고, 이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그 불이익은 궁극적으로 임차인인 피고가 져야 한다고 할 것인바, 이러한 이치는 화재가 피고의 임차 부분 내에서 발생하였는지의 여부 그 자체를 알 수 없는 경우라고 하여 달라지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화재가 임차인의 임차 부분 내에서 발생하였다는 점이 임대인측에 의하여 적극적으로 입증된 때에만 임차인에게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 원고의 입증만으로는 이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여 화재가 피고의 임차 부분 내에서 발생하였는지의 여부 자체를 알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임차물 반환채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말았으니, 결국 원심판결에는 임차물 반환채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입증책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이강국(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