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다42632
채무부존재확인 [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42632, 판결] 【판시사항】 [1]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도급계약이 해제되는 경우 계약보증금이 도급인에게 귀속한다는 약정이 있을 때 그 계약보증금의 성질 [2] 하도급계약에서 하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제 또는 해지될 경우 그로 인하여 하도급인이 입은 손해 중 계약보증금 범위 내의 손해는 계약보증금의 몰취로써 그 배상에 갈음하고 이를 초과하는 손해가 있으면 하수급인이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는 약정이 있는 경우, 계약보증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며, 하도급계약서에 계약보증금 외에 지체상금이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계약보증금을 위약벌로 보기는 어렵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도급계약서 및 그 계약내용에 편입된 약관에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는 계약보증금이 도급인에게 귀속한다는 조항이 있을 때 이 계약보증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는 도급계약서 및 위 약관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 사건에서 개별적으로 결정할 의사해석의 문제이고, 위약금은 민법 제398조 제4항에 의하여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므로, 위약금이 위약벌로 해석되기 위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주장·입증되어야 한다. [2] 하도급계약에서 하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제 또는 해지될 경우 그로 인하여 하도급인이 입은 손해 중 계약보증금 범위 내의 손해는 계약보증금의 몰취로써 그 배상에 갈음하고 이를 초과하는 손해가 있으면 그에 대하여 하수급인이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는 약정이 있는 경우, 계약보증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되, 다만 하수급인이 배상할 손해액이 이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단순한 손해담보로서의 성질을 갖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하도급계약서에 계약보증금 외에 지체상금이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계약보증금을 위약벌로 보기는 어렵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105조 ,
제398조 제1항 ,
제4항
[2]
민법 제105조 ,
제398조 제1항 ,
제4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97. 10. 28. 선고 97다21932 판결(공1997하, 3626),
대법원 1999. 4. 27. 선고 97다24009 판결(공1999하, 1329),
대법원 2000. 12. 8. 선고 2000다35771 판결(공2001상, 262) /[2]
대법원 1999. 4. 27. 선고 97다24009 판결(공1999하, 1329),
대법원 1999. 8. 20. 선고 98다28886 판결(공1999하, 1865),
대법원 2000. 12. 8. 선고 2000다35771 판결(공2001상, 262)
【전문】
【원고,상고인】
【피고,피상고인】
한라건설 주식회사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6. 28. 선고 99나52789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하도급계약의 해제의 귀책사유에 관한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하도급공사가 소외 삼광훼미리 주식회사(이하 '삼광훼미리'라고 한다)의 귀책사유로 중단되어 그 계약의 목적달성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인정하고, 피고의 부도로 인하여 일시 이 사건 공사가 중단된 바는 있으나 삼광훼미리의 이 사건 하도급공사계약상의 채무불이행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이 사건 하도급계약 해제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의 부도가 이 사건 하도급공사의 중단에 미친 영향이나 그 귀책사유에 관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계약해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계약이행보증금의 성질에 관한 점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와 삼광훼미리가 이 사건 하도급계약 당시 지체상금을 공사대금의 1000분의 1로 정하고, 이와 별도로 삼광훼미리의 부도발생, 제3자의 기성고 가압류 등 삼광훼미리의 귀책사유로 공기 내에 공사를 완성할 수 없음이 명백히 인정되거나, 계약조건을 위반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제, 해지할 수 있고, 이 경우 계약보증금은 피고에게 전액 귀속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계약보증금은 위약벌 또는 제재금의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서, 그 손해 발생 유무와는 상관없이 삼광훼미리의 채무불이행으로 피고에게 귀속되었다고 할 것이고, 나아가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그 액을 감액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나. 도급계약서 및 그 계약내용에 편입된 약관에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는 계약보증금이 도급인에게 귀속한다는 조항이 있을 때 이 계약보증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는 도급계약서 및 위 약관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 사건에서 개별적으로 결정할 의사해석의 문제이고, 위약금은 민법 제398조 제4항에 의하여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므로, 위약금이 위약벌로 해석되기 위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주장·입증되어야 한다(대법원 2000. 12. 8. 선고 2000다35771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내용으로 되어 있는 건설공사 하도급계약조건(기록 62면)에 의하면, 을(하수급인)이 계약서에서 정한 준공기한 내에 공사를 완성하지 못하였을 때에는 매 지체일수마다 계약서에서 정한 지체상금률을 계약금액에 곱하여 산출한 금액(지체상금)을 갑(발주자)에게 현금으로 납부한다고 규정하고(제25조 제1항), 이와 별도로 갑은 제26조 제1항 각 호의 사유로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한 경우에 계약보증금은 갑에게 귀속한다고 규정하여(제26조 제2항), 계약보증금과 별도로 지체상금의 약정을 두고 있으나, 한편 위 건설공사 하도급계약조건은, 갑은 제25조 제1항의 지체상금이 계약보증금 상당액에 달할 때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당해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고 계약보증금을 갑에게 귀속할 수 있고(제25조 제5항), 또 갑은 제26조 제1항에 따라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함으로써 발생한 손해금액이 제2항에 의한 계약보증금액을 초과할 경우에 을에게 그 초과분에 대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제26조 제3항) 등을 참작하여 보면, 이 사건 계약보증금 몰취규정은 삼광훼미리의 귀책사유로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 해제 또는 해지될 경우 그로 인하여 피고가 입은 손해 중 계약보증금 범위 내의 손해는 계약보증금의 몰취로써 그 배상에 갈음하고 이를 초과하는 손해가 있으면 그에 대하여 삼광훼미리가 배상책임을 진다는 취지로서, 계약보증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되, 다만 삼광훼미리가 배상할 손해액이 이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단순한 손해담보로서의 성질을 갖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하도급계약서에 계약보증금 외에 지체상금도 규정되어 있다는 점만을 이유로 하여 이 사건 계약보증금을 위약벌로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9. 4. 13. 선고 99다4450 판결, 1999. 8. 20. 선고 98다28886 판결, 2000. 12. 8. 선고 2000다35771 판결 등 참조). 그렇다면 피고가 삼광훼미리의 계약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액이 계약보증금을 초과한다는 것을 증명하여 이를 청구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위 계약보증금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법원은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보아 그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계약보증금과 지체상금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이행보증금은 위약벌 또는 제재금의 성질을 가지고, 지체상금은 손해배상의 예정으로 봄이 상당하다는 것을 전제로, 이 사건 계약이행보증금이 그 손해발생 유무와는 상관없이 삼광훼미리의 채무불이행으로 피고에게 귀속되었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그 액을 감액할 수 없다고 판단한 조치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계약보증금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원심이 들고 있는 판례는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다. 그러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 삼광훼미리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제되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원심이 인정한 바에 의하면, 이 사건 계약이행보증금은 총공사금액의 10분의 1에 불과하며, 피고가 삼광훼미리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해제한 후, 운남건설 주식회사와 사이에 잔여공사에 관하여 공사대금의 추가부담 없이 하도급공사계약을 체결하여 위 공사가 완료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삼광훼미리의 공사중단으로 인하여 아무런 손해를 입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도 없는 점 등을 참작하여 보면, 이 사건 계약보증금이 부당히 과다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점에서 결국 위에서 본 원심의 잘못은 판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 밖에 삼광훼미리의 채무불이행에 피고의 과실이 경합되어 있음을 전제로 이 사건 계약보증금의 약정이 신의칙 또는 공서양속에 반한다거나 피고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과실상계를 하여야 한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와는 다른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 것에 불과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상고인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이강국(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