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다25484
대여금 [대법원 2002. 2. 26., 선고, 2000다25484, 판결] 【판시사항】 [1] 원인채권의 지급을 확보하기 위하여 어음이 수수된 경우, 어음채권에 관한 집행력 있는 채무명의 정본에 기한 배당요구가 원인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효력이 있는지 여부(적극) [2] 소멸시효가 완성된 어음채권에 관한 집행력 있는 채무명의 정본을 가진 채권자의 배당요구에 의하여 경락대금이 배당되어 채무의 일부 변제에 충당될 때까지 채무자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경우, 어음채권에 대한 소멸시효의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및 그 때 원인채권의 소멸시효기간도 다시 진행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원인채권의 지급을 확보하기 위하여 어음이 수수된 당사자 사이에서 채권자가 어음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채무자의 재산을 가압류함으로써 그 권리를 행사한 경우에는 그 원인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효력이 있고, 이러한 법리는 채권자가 어음채권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채무자의 재산을 압류함으로써 그 권리를 행사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며, 한편 집행력 있는 채무명의 정본을 가진 채권자는 이에 기하여 강제경매를 신청할 수 있으며, 다른 채권자의 신청에 의하여 개시된 경매절차를 이용하여 배당요구를 신청하는 행위도 채무명의에 기하여 능동적으로 그 권리를 실현하려고 하는 점에서는 강제경매의 신청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부동산경매절차에서 집행력 있는 채무명의 정본을 가진 채권자가 하는 배당요구는 민법 제168조 제2호의 압류에 준하는 것으로서 배당요구에 관련된 채권에 관하여 소멸시효를 중단하는 효력이 생긴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인채권의 지급을 확보하기 위하여 어음이 수수된 당사자 사이에 채권자가 어음채권에 관한 집행력 있는 채무명의 정본에 기하여 한 배당요구는 그 원인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효력이 있다. [2] 다른 채권자가 신청한 부동산경매절차에서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된 어음채권을 원인으로 하여 집행력 있는 채무명의를 가진 채권자가 배당요구를 신청하고, 그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의 경락대금이 배당요구채권자에게 배당되어 그 채무의 일부변제에 충당될 때까지 채무자가 아무런 이의를 진술하지 아니하였다면, 경매절차의 진행을 채무자가 알지 못하였다는 등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는 어음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때부터 그 원인채권의 소멸시효기간도 다시 진행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68조 제2호 ,
어음법 제7조 ,
제17조 ,
민사소송법 제605조 ,
제728조
[2]
민법 제184조 ,
민사소송법 제605조 ,
제728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다16378 판결(공1999하, 1397) /[2]
대법원 2001. 6. 12. 선고 2001다3580 판결(공2001하, 1586)
【전문】
【원고,피상고인】
정암우
【피고,상고인】 임춘자 외 1인
【원심판결】 창원지법 2000. 4. 20. 선고 99나8425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인채권의 지급을 확보하기 위하여 어음이 수수된 당사자 사이에서 채권자가 어음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채무자의 재산을 가압류함으로써 그 권리를 행사한 경우에는 그 원인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효력이 있고(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다16378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채권자가 어음채권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채무자의 재산을 압류함으로써 그 권리를 행사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며, 한편 집행력 있는 채무명의 정본을 가진 채권자는 이에 기하여 강제경매를 신청할 수 있으며, 다른 채권자의 신청에 의하여 개시된 경매절차를 이용하여 배당요구를 신청하는 행위도 채무명의에 기하여 능동적으로 그 권리를 실현하려고 하는 점에서는 강제경매의 신청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부동산경매절차에서 집행력 있는 채무명의 정본을 가진 채권자가 하는 배당요구는 민법 제168조 제2호의 압류에 준하는 것으로서 배당요구에 관련된 채권에 관하여 소멸시효를 중단하는 효력이 생긴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인채권의 지급을 확보하기 위하여 어음이 수수된 당사자 사이에 채권자가 어음채권에 관한 집행력 있는 채무명의 정본에 기하여 한 배당요구는 그 원인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효력이 있다.
또한, 다른 채권자가 신청한 부동산경매절차에서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된 어음채권을 원인으로 하여 집행력 있는 채무명의를 가진 채권자가 배당요구를 신청하고, 그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의 경락대금이 배당요구채권자에게 배당되어 그 채무의 일부변제에 충당될 때까지 채무자가 아무런 이의를 진술하지 아니하였다면, 경매절차의 진행을 채무자가 알지 못하였다는 등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는 어음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고(대법원 2001. 6. 12. 선고 2001다3580 판결 참조) 그 때부터 그 원인채권의 소멸시효기간도 다시 진행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1983. 6. 30. 김태호에게 금 6,500만 원을 토지대금으로 보관시켰다가 1984. 9. 15. 이를 되돌려 받기로 약정한 사실, 김태호는 1985. 8. 30. 위 금원의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원고에게 액면금 6,500만 원, 만기 1985. 9. 5., 지급지 및 지급장소 마산시, 수취인 원고로 된 약속어음 1매를 발행하고, 원고가 본인 겸 김태호의 대리인으로서 같은 날 마산지방검찰청 소속 공증인 서병균에게 약속어음 공정증서의 작성을 촉탁하면서 김태호가 위 어음금의 지급을 지체하는 경우에는 즉시 강제집행을 받더라도 이의가 없다는 내용의 1985년 제5574호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하도록 한 사실, 원고는 위 공정증서에 기하여 김태호 소유의 부동산에 대한 마산지방법원 85타2227호로 부동산강제경매를 신청하여 선행된 같은 법원 85타1815호 부동산강제경매사건에 기록첨부되어 그 경매절차가 진행된 결과 1986. 1. 24. 배당기일에서 원리금의 일부로 금 6,708,266원(어음금 5,151,946원)을 배당금으로 수령한 사실, 김태호는 1991. 12. 12. 사망하였고, 망인의 유족으로는 그의 처인 피고 임춘자, 자녀들인 김수경, 김민경, 피고 김형준이 있는 사실, 그 후 이병태의 신청으로 김태호의 위 상속인들에 대하여 개시된 창원지방법원 92타경2000호 부동산 강제경매사건에서 원고가 위 약속어음 공정증서에 기하여 배당요구신청을 하였고, 그 강제경매절차가 진행된 결과 1992. 12. 15. 배당기일에서 원고가 배당요구채권자로서 배당금 3,468,620원을 수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이러한다면 원고가 창원지방법원 92타경2000호 부동산강제경매사건에서 배당요구를 할 당시에 이미 그 어음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경매절차에서 그 경락대금이 배당요구채권자인 원고에게 배당되어 채무의 일부 변제에 충당될 때까지 그 채무자가 아무런 이의를 진술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어음채권에 대한 소멸시효의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되어 더 이상 그 소멸시효의 이익을 주장할 수 없고, 이에 따라 그 원인채권의 소멸시효도 그 때부터 다시 진행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위 배당요구로 인하여 그에 관련된 어음채권의 원인채권인 대여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판시한 것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잘못된 것이라고 할 것이지만, 피고들의 소멸시효의 항변을 배척한 것은 그 결론에서 정당하고, 거기에 약속어음 공정증서에 기한 배당요구와 그 원인채권의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이용우 배기원(주심) 박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