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

1999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
1998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 제15대 대통령 김대중 1999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
1998년 10월 19일 월요일

존경하는 국회의장,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오늘 정부가 1999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함에 즈음하여, 정부의 새해 국정운영방향과 주요 시책을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예산안과 함께 산적한 여러 민생, 개혁 법안들을 다루게 될 이번 정기국회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기대는 매우 높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국회가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여 알찬 성과를 거두게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의원 여러분.

'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1998년은 국가위기 극복을 위해 국정전반의 총체적 개혁에 착수한 해였습니다. 우리는 올 한해 커다란 어려움을 겪었지만 모두가 함께 땀흘려 이룩한 성과와 보람 또한 컸습니다. 국민 모두가 시련과 고통을 참고 견디면서 파산의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해냈습니다.

지난해 말 우리는 국가 부도위기 직전까지 내몰렸지만, 지금은 이같은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외환보유고, 환율, 금리, 물가 같은 주요 경제지표가 모두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고 금년도 경상수지도 커다란 흑자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국민 여러분의 협력과 성원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로자와 기업인들은 국난극복을 위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사정위원회를 구성해서 이에 참여해 주고 계십니다. 또한 모든 국민은 고통을 감내하면서 금융, 기업, 노동, 그리고 공공부문 등 4대 부문의 구조조정을 위한 개혁에 뜻을 같이 해주고 계십니다.

국제사회와 우방에서도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제가 ASEM외교와 미국, 일본 방문외교에서 기대 이상의 큰 성과를 거둔 것도 이들 나라들이 우리의 민주주의 발전과 개혁노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제 현재 추진중인 4대 부문의 구조개혁을 신속하게 마무리짓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국난에 처하게 된 원인에 대해 통렬한 자기반성을 바탕으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이라는 국가의 나아갈 방향을 새로이 정립한 만큼, 이제 이를 흔들림없이 실천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제가 올해 정부수립 50주년에 제창한 '제2의 건국'은 이러한 우리 모두의 희망과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이룩한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과를 바탕으로 '기본이 바로 선 나라'를 만들고 민족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제2의 건국'입니다. 국민 모두가 나라의 기틀을 다시 세우는'제2의 건국'운동에 참여해 주실 때, 우리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함께 발전하는 선진된 나라를 건설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의원 여러분.

저는 '98년 한해 국정을 운영하면서, 우리 국민은 참으로 위대한 국민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고, 또 우리 경제를 머지않아 다시 일으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국정 전반에 대한 지속적인 개혁과 함께, 경제를 활성화시켜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는 일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여, 야 의원 여러분께서 정파를 초월해서 국난극복과 재도약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에 힘을 모아 주실 것을 다시 한번 부탁드리면서, 내년도 정부의 주요 시책을 분야별로 보고드리겠습니다.

먼저 경제분야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지난해 말의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의 어렵고 힘든 과정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 발전시키기 위해 금융, 기업, 노동, 공공부문에서 폭넓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비와 투자의 급격한 위축으로 성장잠재력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국내외 경제여건을 고려할 때 금년도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나, 내년도에는 어느 정도의 플러스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최근 IMF나 OECD 같은 국제경제기구에서는 우리의 구조개혁 노력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한국은 외환위기를 맞은 다른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경제의 활력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의 구조조정과 각종 경기활성화 노력의 성과가 가시화된다면, 내년 하반기에는 경기가 회복세에 들고 2000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됩니다.

정부는 이제부터 재정, 통화신용정책을 보다 적극적이고 신축성있게 운용하고 경기활성화 시책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재정이 경기진작기능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내년도 경제운영에 있어서 다음 사항을 중점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첫째로, 각분야의 구조조정을 최우선으로 지원하고 이를 조속히 마무리하겠습니다.

정부는 이미 38조 원의 재정자금을 투입해서 1차 금융구조조정을 매듭지었습니다. 그리고 금연말까지 모든 금융기관들이 본연의 자금중개기능을 원활히 수행해 필요한 곳에 돈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해 나갈 것입니다.

기업 구조조정도 지난 2월 정부와 재계가 합의한 기업투명성 제고, 상호지급보증 해소, 재무구조 개선, 핵심기업 설정, 지배주주와 경영자의 책임성 확립 등 5대 개혁과제를 금연말까지는 확실히 마무리짓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5대 재벌기업이 국민 앞에 약속한 대로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핵심부문에 경영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기를 기대하며, 채권은행을 통해 이를 강력히 독려해 나갈 계획입니다.

노동부문의 구조조정은 더 큰 실업과 기업도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입니다만, 정부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되는 근로자의 고통과 어려움을 덜기 위해 실업자 생계보호 등 실업대책에 계속 만전을 기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를 비롯한 공공부문도 자체개혁에 박차를 가해 나가고 있습니다. 금년초에 이미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의 조직과 인력을 대폭 축소했습니다만, 앞으로 지방행정조직과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부문의 비효율 제거와 생산성 향상에 더욱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둘째, 경기활성화와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재정적자규모를 GDP의 5%수준까지 확대하여 재정의 경기조절기능을 강화하고, 사회간접자본 건설을 최대한 확충해 나가겠습니다. 경부고속철도, 인천국제공항, 서해안고속도로 같은 대형 국책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도로, 신항만, 지하철 건설사업에도 투자를 늘려 나가겠습니다. 수출증대와 외국인 투자의 유치확대를 위해 모든 제도를 정비하고 지원책을 계속 강구해 나갈 것입니다.

셋째, 과감한 규제개혁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정부는 경제회생을 앞당기고 국민편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규제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는 조치와 함께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를 우선적으로 폐지해 나가고, 공직사회 부패의 원인이 되고 있는 각종 인허가 규제도 과감히 폐지해 나갈 것입니다.

금연말까지 모든 규제를 전면 재검토하여 경제행정 규제는 과감히 철폐하고, 아울러 사회적, 정책적 규제는 규제의 수단과 기준도 합리화해 나가겠습니다. 이러한 규제개혁을 통하여 정부의 시장개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민간의 경쟁을 촉진시켜 나감으로써 경제활동의 자율성을 신장하고 국민의 창의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넷째,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활동을 지원하고 지방경제의 자율성을 제고해 나가겠습니다.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 수출하는 유망 벤처, 중소기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산업기술혁신과 공업기반기술 향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신용보증 여력을 늘리는 한편,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구조개선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지방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지역개발사업을 최대한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다섯째, 농어업의 구조개선을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농어가의 실질소득이 증가되도록 농수산물 유통구조개선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소득감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가의 부채 상환을 연기해 주되 자조, 자립하는 건실한 농어가를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아울러 잦은 기상이변에 따른 식량수급불안에 대비해서 주곡의 자급기반을 다지고, 21세기 환경보전형 농업을 육성해 나갈 것입니다.

여섯째, 21세기 국가경쟁력의 핵심인 과학기술개발과 정보화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하겠습니다.

공공부문의 연구개발 투자를 내실있게 추진하고, 출연연구기관의 연구, 운영체제를 쇄신해서 책임경영체제를 이룩하겠습니다. 초고속 정보통신망 등 정보통신 산업기반을 계속 확충하고, 전자정부의 구현과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를 통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나갈 것입니다.

미래의 첨단산업분야로 부각될 생명공학, 신소재, 엔지니어링기술 등 국가전략적 핵심기술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습니다. 또한'컴퓨터 2000년 문제'에 대하여 범국가적 대책을 수립해 나갈 것입니다.

다음은 사회, 복지분야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부는 국민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고 선진 복지국가를 실현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자 합니다.

'사회보장 장기발전 5개년계획'을 수립, 추진하여 사회안전망 체계를 완비하고 다양하고 질높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특히 내년도에는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시책들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생활보호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생활이 어려운 일부 자활보호대상 가구에게도 생계비를 지원할 것입니다. 또한 노인, 장애인 같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자활, 자립기반을 확충해 나가겠습니다.

의료보험 보험료부담의 형평을 기하고 관리운영을 효율화하기 위해, 올해 10월 1일부터 공무원, 교직원 의료보험과 지역의료보험을 통합한데 이어 내년에는 직장조합을 포함한 전체 의료보험의 통합을 추진하겠습니다. 의료보험의 급여기간을 연간 3백30일로 늘리고, 의료체계와 의약품 유통구조를 개선해서 국민의료 서비스를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국민연금제도를 도시지역 주민에게까지 확대하고, 의료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 사회보험제도의 관리운영을 효율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정부는 실업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금년중에 약 10조 원의 실업대책 예산을 편성한 바 있습니다. 다가오는 동절기에 대비해서 일용직 등 영세저소득 계층을 위한 보호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공공근로사업을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보다 생산적인 분야에 사업이 집행되도록 해서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저소득층 실업자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생계비와 교육, 의료지원 등을 통해 실업의 고통을 줄이는데 역점을 두겠습니다.

의원 여러분.

정부는 모든 국민이 쾌적한 환경 속에서 정신적,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며 살 수 있도록 하는데 환경정책의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국민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을 풍부하게 공급하기 위해 '물관리종합대책'을 내실있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21세기 물부족시대에 미리 대비해서 다목적 댐을 건설하고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를 확충하겠습니다.

또 전국의 강과 하천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4대강 수계에 관한 환경기초조사를 토대로 수계별, 권역별, 지천별로 수질개선대책을 수립, 시행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한강수계 상수원의 수질을 2005년까지 1급수로 개선하기 위해 오염원의 사전예방과 함께 오염행위를 상시 감시, 단속하는 전담기관을 설치하겠으며, 물이용부담금제도를 도입해서 상류지역 주민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할 것입니다.

쓰레기 종량제 정착과 함께 포장폐기물과 음식물 쓰레기의 발생을 억제해 나가면서, 폐기물을 자원으로 최대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폐기물 처리시설을 확충해 나가겠습니다. 정부는 더 이상의 대기오염을 막기 위해 저공해자동차의 보급을 확대하고 자동차 오염물질 배출규제를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사전영향평가를 엄격하게 실시하고, 내년부터는 환경, 인구, 교통 등 각종 영향평가를 종합실시하는 제도를 도입할 것입니다. 아울러 첨단환경기술개발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환경보전을 위한 국제협력에도 적극 참여해 나가겠습니다.

의원 여러분.

여성의 권익과 사회적 역할을 증진시키는 것은 삶의 질 향상 뿐 아니라 당면한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가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도 매우 긴요한 일입니다. 정부는 남녀가 함께 참여하는 건강한 사회의 실현을 위해 사회 각분야에 여성의 진출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하고, 여성문제가 모든 국가정책에서 주요한 과제로 다루어지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금년부터 시행중인'여성정책기본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감으로써 여성의 지위가 더욱 향상되고 그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고용현장에서도 더 이상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하겠으며, 특히 실직 여성가장 등 저소득층 여성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는 나라를 위해 희생과 헌신을 아끼지 않은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예우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노령화되고 있는 국가유공자의 노후생활 안정을 위해 의료, 복지서비스를 한층 더 향상시켜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참전군인에 대한 지원기금을 확충하고 고엽제 피해자의 의료혜택을 확대해 나가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내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80주년을 계기로 민족정기 선양과 애국정신 계승을 위한 사업을 내실있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다음은 교육, 문화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다가올 21세기에는 지식과 창의력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획일적이고 경직된 교육으로는 새로운 지식정보화 시대에 부응할 수 없습니다.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능력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교육개혁에 국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정부는 먼저 성적위주의 소모적인 대학입시 제도를 학교장 추천제를 근간으로 하는 무시험 전형제로 전환해 나갈 것입니다. 입시위주교육에서 벗어나 지, 덕, 체의 조화로운 전인교육을 실시하는 새로운 학교문화가 정착되어, 우리 자녀들에게 학교가 가고 싶고 머물고 싶은 성취의 공간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해 나가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학교폭력도 많이 감소될 것으로 봅니다.

학생들이 학교폭력으로부터 보호받고 건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각계각층의 중지를 모아 '학생인권선언'을 곧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미래의 주역으로만 인식해 왔던 청소년을 오늘의 사회구성원으로서 독립된 인격체로 새롭게 인식하여, 청소년의 주체적인 삶을 존중하고 시민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질을 키워 나가도록 해 나가겠습니다. 학교급식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결식아동 지원을 통해 학교에서 만큼은 굶는 학생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정부는 연구에 중점을 둔 세계적 수준의 '대학원 중심대학'을 육성하는 한편, 산업현장에서 요구되는 실용인력을 공급하는 교육에 중점을 둔 '학부 중심대학'도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교육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교원, 학부모, 지역사회 인사들이 참여하는 아래로부터의 교육개혁과 현장중심의 실천적 교육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는 지금 '문화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21세기에는 국력의 중심이 경제와 문화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는 문화의 다양성과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데 정책의 중점을 두고, 국민의 문화복지를 증진시켜 나가겠습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문화산업의 육성을 위해 디자인, 영상, 애니메이션, 게임산업을 중점 지원할 것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건립과 경복궁 복원사업, 백제역사 복원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여 민족의 자긍심과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사랑을 고취시켜 나가겠습니다.

21세기 관광한국을 열어 나가기 위해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해외홍보도 효과적으로 전개하며, 관광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하겠습니다. 2002년 월드컵 대회와 부산아시아경기대회의 성공적인 준비를 적극 지원하는 한편, 일반인들의 생활체육도 육성해 나가겠습니다.

다음은 공직기강확립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경제난국을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깨끗하고 투명한 정부가 구현되어야 한다고 보고, 국가기강 확립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6월'국가기강 확립대책'을 마련해서 공무원의 비위행위에 대한 집중감찰활동을 벌이는 한편, 주요 국가시책에 대한 심사, 평가기능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울러 음성, 불로소득자 등에 대한 세무조사와 함께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여 사회부조리를 지속적으로 척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일부 일선 대민부서를 중심으로 부정과 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국민을 직접 대하는 일선 중하위직 공직풍토 개선에 중점을 두고 고질적, 관행적인 부조리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공직사회 부정부패를 근원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종합적인 부패방지대책을 내년 상반기까지 수립할 것입니다.

다음은 통일, 안보, 외교분야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화해와 협력의 세계사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는 여전히 냉전구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남북대결 시대를 종식시키고 화해와 협력의 남북관계를 열어 나가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고 할 것입니다.

'국민의 정부'는 평화, 화해, 협력의 실현을 통한 남북관계의 개선을 대북정책의 목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미 북한의 무력도발 불용과 흡수통일 배제, 그리고 화해, 협력의 추진을 대북정책의 3대 원칙으로 천명했습니다.

정부는 남과 북이 단절과 반목에서 벗어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공존공영의 관계를 정립해 나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북한은 세계적인 개혁, 개방의 시대 흐름과 남북간 화해, 협력을 바라는 겨레의 염원에 호응해 주기를 촉구합니다.

저는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남북상설대화기구 설치와 특사 교환이 실현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분단의 가장 큰 피해자인 이산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은 매우 시급한 인도주의적 과제입니다. 북한측도 이산가족문제 해결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합니다.

정부는 정경분리의 원칙에 따라 민간차원의 교류와 협력이 활성화되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최근 금강산 관광사업을 비롯한 많은 분야에서 남북간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정부는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4자회담'을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제네바합의에 따른 대북 경수로지원사업도 변함 없이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는 아직도 팽팽한 군사적 대치상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실험으로 드러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능력은 우리의 안보현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습니다.

국가안보에는 한 치의 빈 틈도 허용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안보대비태세를 철저히 확립하여 북한의 어떠한 도발기도도 이를 초기에 봉쇄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앞으로도 방위력개선사업은 물론, 장병의 처우개선과 사기진작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한편, 한, 미간의 연합방위태세와 주변국과의 안보 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나가겠습니다.

의원 여러분.

정부는 다가오는 21세기에 선진 한국을 구현하고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실리외교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 일본 등 전통적 우방국과의 우호협력관계를 더욱 심화하는 한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과의 호혜적인 협력관계도 계속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정부는 특히 한, 미간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오는 11월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방한은 양국간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저는 최근 일본을 방문하여, 20세기 한, 일간에 벌어졌던 역사를 교훈으로 삼아 미래를 향한 한 차원 높은 우호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일본과 함께 '21세기의 새로운 한, 일 파트너십'을 선언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아, 태 지역은 물론 유럽국가들과의 협력 강화와 함께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ASEM)와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등 다자 차원의 협력도 계속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유엔을 포함한 국제기구에서의 평화유지활동과 함께 인권, 환경 등 범세계적 문제에도 적극 대처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과 역할을 제고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550만 재외동포들이 거주국에서 존경받는 한국인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끝으로 정치분야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국민은 우리 정치가 지난 시대의 구태를 벗고 국민통합과 국난극복에 앞장서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 정치권이 과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자기혁신의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리당략에 따른 여, 야의 무한대결구도와 장기화됐던 국회공백 현상은 국민의 정치불신을 가중시키지 않았는지 우리 정치인 모두가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국민통합을 지향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는, 오랜 정경유착이 단절되고 부정부패가 척결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저는 이같은 노력없이는 민주주의 발전을 이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경제회생도 불가능하다는 인식 아래, 부정부패를 지속적으로 척결해 나갈 것입니다. 정치권에 대한 사정도 이러한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는 국민이 주인 대접을 받고 주인 역할을 다하는 참여민주주의를 실천하여, 국민에 의한 정치,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를 반드시 이루어 내야 합니다.

구시대적인 정치관행과 병폐를 과감히 개혁해 나가는 한편, 여, 야가 대화와 타협으로 국난극복에 앞장서는 생산적인 정치, 국민에 책임을 지는 정치를 구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정치권이 개혁의 불모지로 지탄받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진지한 자기반성과 함께 스스로를 개혁의 제단에 올리는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언제까지나 우리 정치가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고, 구습을 버리지 못한다면 국민은 더이상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 야 정치권이 진지한 대화를 통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선거, 정치자금, 국회, 정당운영 같은 정치제도의 개혁을 이루어 우리 정치가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주실 것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의원여러분.

내년도 예산안은 구조조정을 적극 지원하고 경제활성화를 도모하는 한편,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국민생활수준 향상에 중점을 두고 편성했습니다. 내년도 예산안의 규모는 금년도 예산에 비해 6.2% 늘어난 총 85조 7천9백억 원입니다. 이는 올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증가율로서 어려운 경제사정 속에서 정부가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기 위한 것입니다.

경기부진에 따른 세수차질이 예상되지만, 구조조정에 필요한 재원조달은 불가피하므로 GDP의 5%정도 재정적자를 감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재정의 건전성을 조속히 복원하기 위하여 세입확보와 함께 세출을 긴축운영할 수 있도록 대비해 나가겠습니다.

내년도 예산안의 주요 특징을 말씀드리면, 첫째, 경제활력회복을 위한 재정의 역할을 강화하여 금융구조조정비용을 최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사회간접자본 투자예산은 금년 당초예산보다 20.5%를 늘렸으며, 금융경색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수출업체를 지원하고 외국인투자를 유치하는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둘째, 실업자와 저소득층에 대한 보호를 확대하여 실업자들에게 최대한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생계비를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셋째, 농업과 교육 등 주요부문 예산규모를 일부 삭감하면서 예산운영의 효율화를 통해 부문별로 생산성을 제고하도록 했습니다.

42조 원의 농업구조개선투자가 마무리된 농어촌지원 예산은 5.4% 축소하되, 생산중심에서 유통중심으로 지원방향을 전환하여 직거래 비중을 높이도록 했습니다.

교육예산을 5.1% 감축하면서도 지방교육재정을 비롯한 교육투자의 구조조정을 추진했으며 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게 했습니다.

국방예산의 경우도, 전력증강을 위한 방위력 개선과 병영시설 현대화 등 군의 사기진작을 위한 투자는 확대하면서, 국방예산의 전반적 효율성 제고를 통해 0.4%를 감액했습니다. 반면에 수질개선과 중소도시 식수개선 등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환경개선 투자와 21세기 정보화, 지식사회에 대비한 투자는 강화했습니다.

넷째, 공공부문이 고통분담에 솔선하고 경영혁신에 앞장서도록 했습니다. 공무원 인건비와 기본행정경비를 대폭 삭감했으며, 공직사회에도 연봉제와 성과상여금 지급같은 경쟁원칙을 도입했습니다. 정부 출연, 위탁기관의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해서 재정부담을 줄이면서, 보조금사업은 그 규모를 크게 축소했습니다.

내년도 예산은 그 편성방식을 획기적으로 전환했습니다. 예산요구단계에서부터 소비자단체, 경제단체 등 민간의 의견을 적극 수렴했으며, 시도지사협의회를 통해 중앙과 지방간에 긴밀한 협의를 하는 등 수요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습니다. 또한, 정부 각부처의 주요 사업에 대해 철저한 평가를 거쳐 소요예산을 반영했습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고난은 사람을 단련시키는 스승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고난이 큰 만큼, 그것을 극복한 영광도 크다고 합니다.올 한해 우리 국민은 너무나 큰 고난과 시련을 겪었습니다. 저는 국민에게 약속한대로 '98년에는 모든 구조개혁을 마무리짓고, '99년부터 우리 경제가 IMF체제하의 위기상황에서 벗어나 성장잠재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2000년부터는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반드시 이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숱한 시련을 겪으면서도 '하면 된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을 이룩한 우리 민족입니다. 우리 모두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과 희망과 용기를 가집시다. 국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웁시다. 그리하여 후손들에게 부강하고 정의롭고 또 자유와 평화가 넘치는 자랑스러운 선진한국, 통일조국을 물려줍시다.

의원 여러분의 아낌없는 이해와 협력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998년 10월 19일

대통령을 대신하여

국무총리 김 종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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