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이 붉은 시골 가을이
아득히 푸른 하늘에 놀 갈은
미결사의 가을 해가 밤보다도 길다.

갔다가 오고, 왔다가 가고,
한간 좁은 방 벽은 두터워,
높은 들창 가에
하늘은 어린애처럼 찰락어리는 바다.

나의 생각하고 궁리하던 이것저것을,
다 너의 물결 위에 실어,
구름이 흐르는 곳으로 띄워볼까!

동해바다 가에 적은 촌은,
어머니가 있는 내 고향이고,
한강 물이 숭얼대는
영등포 붉은 언덕은,
목숨을 바쳤던 나의 전장.

오늘도 연기는
구름보다 높고,
누구이고 청년이 몇,
너무나 좁은 하늘을
넓은 희망의 눈동자 속 깊이
호수처럼 담으리라.

벌리는 팔이 아무리 좁아도,
오오! 하늘보다 너른 나의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