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새도 잠들어 깃을 사리는
이 아닌 밤에,

명수대 바위틈 진달래꽃
어찌면 타는 듯 붉으뇨,

오는 물, 가는 물,
내쳐 보내고, 헤어질 물

바람이사 애초 못믿을손,
입맞추곤 이내 옮겨가네.

해마다 제철이면
한등걸에 핀다기소니,

들새도 날러와
애닯다 눈물짓는 아침엔,

이울어 하롱 하롱 지는 꽃닢,
설지 않으랴, 푸른물에 실려가기,

아깝고야, 아기 자기
한창인 이 봄밤을,

촛불 켜들고 밝히소.
아니 붉고 어찌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