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의 노래/죽은 기억

언제나 어두운 그늘 속에서
쪼그리고 앉아선 머리를 숙이고
고요도 하게 하염없는 생각에 잠겼는
옛날의 서러운 기억.

좀도적놈처럼 삼가는 발걸음으로
살짝 와서는 잠잠한 맘 위에
지나간 그날의 먼지와 바람을
일으켜 놓고는 살짝 없어지는 기억.

오늘도 해는 넘어, 가까워오는 어둠의
넓다란 하늘에 별 눈이 하나 둘 열릴 때,
어둑스러운 흐릿한 맘의 구석에서
혼자서 살짝살짝 걸어오는 그 기억.

갔다가는 오고, 왔다가는 가는,
(이렇게 해를 몇 번이나 거듭했노!)
머나먼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옛 꿈의
서러운 기억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