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의 노래/전원의 황혼

집이면 집마다 떠오르는 연기,
서녘 하늘에는 곱게도 물들인 붉은 구름,
공중으로 올라서는 헤매며 사라질 때,
나뭇가지에서는 비둘기가 울고 있어라.

안개는 숲속에서 생기는 듯이 스며서는
조는 듯 고요한 넓은 들을 덮으며,
어두워가는 밤 속에서 새 꿈을 맺으려는
촌락에는 들벌레 소리가 어지러워라.

이러하여 핼금한 둥근 달이
하염없는 곤피(困疲)의 걸음을 이을 때,
나무 아래에는 시비(是非)도 없는 농인(農人)의 간담(間談),
저 산기슭의 교회당에서는 찬송의 노래,

깊어만 가는 밤에는 이것밖에
아무 것도 들림 없이 고요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