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의 노래/삼월에도 삼짇날

잎 피고 꽃 열리려는 때가 되거든
꽃의 서울, 환락의 평양을 잊지 말아라,
잔잔한 대동강 위에는 떠노는 기러기,
능라도(綾羅島)에는 새움을 돋히는 실버드나무의.

보아라, 모란봉(牧丹峯) 가의 소나무 아래에는
삼가는 듯이 소근거리는 모란꽃 같은 말이
애인과 애인의 입술로 숨어 헤매지 않는가.

오늘은 삼월에도 첫 삼짇날,
강남의 제비도 옛길을 안 잊고 오는 날,
애인의 첫 삼짇날은 인세(人世)뿐만이 아니여.
(보아라, 공중에도 떠도는 애인의 첫 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