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의 노래/비극의 서곡

여보세요, 어찌 나를 꽉 껴안았느냐고 말씀입니까?
내가 그대를 꽉 껴안기는 미(美) 때문이었습니다,
(그대의 그 미를 빼앗고 싶었습니다)
만은 그 미는 도망가고 그대의 육체만 남았습니다.

여보세요, 어찌 내 얼굴을 뚫어지도록 보느냐고 말씀입니까?
내가 그대의 얼굴을 뚫어지도록 보기는 미소 때문이었습니다,
(그대의 그 미소를 가지고 싶었습니다)
만은 그 미소는 쓰러지고 그대의 입술만 남았습니다.

여보세요, 어찌 내 잠을 깨웠느냐고 말씀입니까?
내가 그대의 잠을 깨우기는 꿈 때문이었습니다.
(그대의 그 꿈을 빼앗고 싶었습니다)
만은 그 꿈은 간 곳 없고 그대의 잠만 깨었습니다.

여보세요, 어찌 탐스럽게 나를 보느냐고 말씀입니까?
내가 도적이 아닌 것은 알지요, 만은
탐나는 것이 하나 있어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
제발, 내게다 그대의 맘을 부내에 넣어 내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