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의 노래/봄의 선녀

꺾일 줄 모르는 회색의
깊은 안개에 잠겼는,
또는 볕도 없는 흐림의
그윽한 음울(陰鬱)의 날에,

내를 피우며 먼 미지(未知)의 나라로
오는 꽃수레의 구르는 소리에
하늘은 울며 땅은 흔들리어
가만히 푸른 길이 지어질 때,

아름다운 볕과 고운 꿈은
흐득이는 분수(噴水)의 맑은 곁에,
님프는 꽃밭에서 헤매이며
어린 양(羊)은 판신(神)과 함께 놀아라.

때소리의 긴 빗기움에
따스한 맘을 다같이 모아,
발 가에 엎드려 소곤거리나니,―
봄의 선녀(仙女), 평화의 님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