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의 노래/기억은 죽지도 않는가

얼을 뽑아내는 낙열(樂悅)의
썩 깊은 악곡(樂曲)에도 오히려 ‘외로움’은
쉬지 않고 삼가는 발소리로 머릿속을 오가나니,
아아 이는 그대를 잃은 옛 조기(調記)인가.

문득스럽게도 생겨난 사랑과 기쁨의
문득스럽게도 자취도 없이 쓰러져 없어진,
바람결에 좇아다니는, 그 기억의 곡조는
때의 봄철, 흐르는 강물과도 같게,
아양스럽게도, 애처롭게도 살뜰하게도
또다시 지나간 ‘맘’을 붙잡고 흐득이나니,
아아 이는 그대를 잃은 옛 곡조런가.

만일에 이 곡조를 설은 기억이라면
설은 기억의 곡조는 죽을 줄도 모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