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염사/해주의 미인
- 海州의 美人
滑膩한 錦江은 卓文君과 薛濤를 鍾出하고 秀麗한 荆門의 山村에는 明妃가 生長하였다. 人傑은 地靈이라고 옛날부터 山水가 佳麗한 곳에는 반듯이 美人이 많다. 海州는 西部 朝鮮의 山水鄕이다. 芙蓉 같은 首陽山은 구름 밖에 솟아있고 白玉 같은 石潭水는 九曲으로 흘러 있다. 이만한 水鄕에 美人인들 어찌 없으랴. 海州는 自來 美人鄕이라 치는 곳이다. 옛날에 天下 奸臣 南袞이가 一道의 監司로서 金郊驛에서 終夜不寢한 것도 이 海州의 美人 雙伊(南袞 愛妾)의 愛情을 익이지 못함이오 近來에 朝鮮 甲富 某 大監이 養子를 薄待하고 아들에게 全財産權을 맥기게 된 것도 이 海州 美人의 사랑에서 나온 것이다. 이 두 美人은 다 妓生의 出身이지만은 妓生 以外에도 이름난 美人이 많다. 옛날은 그만 해 두고 只今 京城에 있어서도 或은 學生으로 或은 敎員으로 或은 家庭夫人으로 評判있는 美人이 많다. (姓名은 구태여 露出치 않는다) 海州 美人은 體格이 비교적 크고 白哲豊頰한 것이 한 特徵이다. 平壤의 美人을 半開 牧丹에 比할 것 같으면 海州의 美人은 滿開 芙蓉과 같이 탐스럽고 흐드락 스럽다. 만일 芙蓉堂 연못에 芙蓉이 滿開하였을 때에 海州의 美人들이 그 못가에 作隊幷立 한다면 美人이 芙蓉인지 芙蓉이 美人인지 잘 알 수 없을 것이다. 妓生은 그만 두고 普通의 여염집 夫人이라도 여름철 같은 때에 그 후리후리하고 큰 키에다 白哲豊頰한 얼 골을 手巾으로 반쯤 가리우고 白石淸溪 맑은 물가에서 빨내를 하야 가지고 풀밭에다 마전질을 하너라고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면 아모리 高潔하기로 有名한 伯夷 叔齊의 魂이라도 淸聖廟(在海州) 안에 安心하고 있지 못할 것이다. 지금으로 말하면 海州의 美人은 妖艶妙麗하다는 것보다도 優雅淸閒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