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염사/영흥명기 소춘풍의 기지
- 永興 名妓 笑春風의 機智
소춘풍(笑春風)은 성종 때(成宗時) 영흥명기(永興名妓)였다. 성종이 매양 군신들과 같이 주연을 베풀 때에는 반드시 여악(女樂)을 잡히시는데 하루는 소춘풍에게 명하여 술을 붓게 하시니 소춘풍은 금잔에 술을 따라 드렸으나 감히 지존의 앞에는 나아가지 못하고 영상(領相) 앞에 나아가 잔을 들고 노래하되 (下記 노래는 五山說林에 있는 그대로 揭載한 것이다)
- 舜雖在, 而不敢斥言, 若堯則, 正我好述也. 라 하였다.
- 순도 계시것마는 (原歌)
- ᄋᆈ아 내 님인가 하노라.
그때에 한 무관(武官)이 병조판서(兵曹判書)로 있어 속으로 생각하되 「첫 번엔 영상에게 잔을 드렸으니까 인제는 반드시 장신(將臣)에게로 오리라」 하고 속으로 기다리었다. 그러나 소춘풍은 그 곁에 있는 이조판서(吏曹判書)로 문형(文衡)을 잡은 어떤 이에게 잔을 올리며
- 『通今博古, 明哲君子, 豈可遐棄, 乃就無知武夫也』 라는 노래를 불렀으니,
- 「唐虞를 어제 본 듯 漢唐宋을 오늘 본 듯 (原歌)
- 通古今 達事理 하는 明哲士를 어떠틋고
- 저 설디 歷歷히 모르는 武夫를 어이 조차리」
그 병판은 이 노래를 듣고 바야흐로 분노할쌔 소춘풍이 얼른 그 기색을 살펴 알고 그의 앞에 나아가 잔을 들며 다시
- 『前言戲之耳, 吾言乃誤也, 赳赳武夫, 那可不從也』 라는 노래를 불렀다.
- 前言은 戲之耳라 내 말씀 허물 마소 (原歌)
- 文武 一體줄 나도 잠간 아옵거니
- 두어라 赳赳武夫를 아니 좋고 어이리
성종께서 이것을 보시고 감탄하시며 명주 비단과 호피(虎皮)며 호초(胡椒) 등을 많이 상으로 내리시었으나 춘풍이 혼자 힘으로 운반ㅎ지 못하매 또다시 입시장사(入侍將士)로 가져다 주게까지 하시어 이로써 이름이 일국에 들리었다.
그의 시조는 이 밖에도 또 한 수가 있으니
- 齊도 大國이요 楚도 大國이라
- 조그만 滕國이 間於齊楚 하였으니
- 두어라 何事非君가 事齊事楚 하리라
는 것이라, 이 시들과 그 일화들을 통하여 우리는 그가 얼마나 능숙한 여자인 줄을 알 수 있다.
— 이것은 主로 筆者의 先祖 五山 諱天輅公의 撰한 五山說林에서 抄出한 것인데 첫 노래 『舜雖在 而不敢斥言, 若堯則 正我好述』라 한 그 意味를 讀者가 대개 解釋치 못한다. 그것은 本來 公이 誤記하심인지 또는 後人이 誤傳함인지 不知어니와 『若堯則』의 堯字는 畢竟 『皐陶』의 陶(요) 字가 잘못된 듯하다 堯를 陶로 고친다면 意味가 通하나 敢히 證正치 못하고 한 參考로 一言을 附記한다. —筆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