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전 애창 명주 딸기

1

딸기 딸기 명주 딸기
집집이 다 자란 맏딸아기
딸기 딸기는 다 익었네
내일은 열하루 시집갈 날
일모창산 날 저문다
월출동정에 달이 솟네
오호로 배 띄어라
범녀도 님 싣고 떠나간 길

노던 벌에
오는 비는
숙낭자의
눈물이라

어얼시구 밤이 간다
내일은 열하루 시집갈 날

2

휜 꽃 흰 꽃 흰 나비와
흰 이마 흰 눈물 검은 머리
흰 꽃 흰 꽃 나붓는데
흰 이마 흰 눈물 검은 머리.


3

산에서 보면 바다가 좋고
바다에서는 산이 좋고
온 데 간 데 다 좋아도
어디다 내 집을 지어둘고.

4

있다고 있는 척 못할 일이
없다고 부러워 안 할 일이
세상에 못난 이 없는 것이
저 잘난 성수에 살아보리.

5

죽어간 님을 님이래랴
뚫어진 신짝을 신이래랴.
앞 남산에 불탄 등걸
잎 피던 자국에 좀이 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