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회담에 관한 특별담화문
한일회담에 관한 특별담화문 | ||
제5대 대통령 박정희 | 한일회담 타결에 즈음한 특별담화문 |
한일회담 반대에 대한 대통령 특별 담화문 | 1964년 3월 26일 목요일 |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며칠 동안 한·일회담문제로 일부 학생들이 거리에 나와 시위를 가집으로써, 시민 여러분에게 불안한 심려를 끼치게 되어 나는 위정자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민주주의 국가인 이 나라에서 더욱이나 국가장래를 위한 우국충정의 일념에 불타는 젊은 학생들이 한·일문제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고 시위에 나선 그 심정은 나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읍니다.
그러나 국사해결에 있어서, 더구나 외교문제에 있어서 시위가 문제해결의 능사가 아니며, 이 이상의 시위계속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나는 말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지금 학생 여러분들이 한·일문제를 둘러싸고 국가장래를 걱정하는 그 심정 못지않게 나나 우리 정부는 국가백년대계를 생각하면서, 진지하게 한·일회담에 임하고 있다는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하거니와 민족적 량심에 따라, 나나 정부의 어느 한 사람도 국가의 이익이나, 보다 좋은 조건을 스스로 포기하면서 한·일국교정상화를 서두를 사람은 아무도 없읍니다.
국민 여러분은 적어도 그러한 무능한 정부 그러한 배신적인 정부를 여러분들 스스로의 손 으로 선출하지 않았다는데 굳은 자신과 안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나는 지난 3·1절에 한·일회담에 임한 나의 확고한 대일태도와 신념을 밝힌바 있습니다.
국토가 남북으로 갈라져, 북한에도 괴뢰정권이 있음을 기화로, 양쪽에 각각 추파를 던지고 있는 일본의 지나친 상인적 태도에 경고하면서, 나는 한·일양국이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아세아 반공의 사명에 충실할 것을 서로 다짐해 왔읍니다.
한·일회담은 아직도 많은 우방들의 큰 기대와 주시속에서 진행중에 있으며, 양국은 서로 상반되는 주장을 내세우고, 협상에 협상을 거듭하고 있읍니다. 그 결과는 아직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것입니다.
나는 이 회담의 진행상황을 모두 국민 앞에 공개하지 못함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국가대국가의 외교관계에 있어서는 보다 유리한 외교적 실리를 위하여 비밀을 보전하여야 하는 것이며, 더구나 때에 따라서는 정부의도와는 상반된 사실마저 진실인양 말해야 하는 등 고도의 기술과 기밀보지를 가져야 한다는 외교의 특성을 국민 여러분은 이해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외교적 과정에 있어서 오직 국민의 현명한 태도는 국민 여러분이 여러분의 정부를 신뢰하고, 격려해 주는 것입니다. 그러한 신뢰와 격려는 이 한·일회담을 보다 성공적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입니다.
나는 이 한·일회담이 성공이 되든, 결렬이 되든 종결을 짓게 되면 그 때 즉시 이 회담의 경과, 내용, 이유, 소신, 이해득실들을 솔직히 국민에게 공개하여, 과연 나의 외교적 결심이 애국적인 것인가 아닌가를 국민에게 물어볼 결심입니다.
일부 인사들은 한·일회담에 있어서 우리의 태도가 저자세니, 굴욕적이니 하고 비난들을 하고 있읍니다.
국민 여러분! 내가 만일 그들이 말하듯이 저자세외교를 하였더라면 또 지나친 양보를 거듭 하였더라면 한·일회담은 이미 군정초기에 결말이 나고 말았어야 할 것이지, 왜 오늘까지 주장의 대립속에 강경협상이 계속되어야 하겠습니까,
우리는 과거의 어느 때보다도 더욱 확고한 신념과 기본방침, 그리고 양보의 한계선을 확실히 한 주장으로써 한·일회담에 임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 여러분은 믿어야 할 것입니다. 회담의 경위를 누구보다 소상히 알고 있는 역대정권의 한·일회담관계자들이 지금도 이 회담에 대표로서 참여하여 진지하게 일하고 있으며, 그들은 한·일회담 시초부터의 그 기본정신을 충실히 지켜 일하고 있다는 이 엄연한 사실을 국민 여러분은 확실히 인식하여야 할 것입니다.
어떤 정당의 대표는 한·일회담에 있어서 청구권을 27억을 받아야 한다느니, 또 어떤 정당의 인사는 그가 과거 집권시, 일본측에서 8억 5,000만불을 주겠다는 것을 거절하였다고들 말하여 선량한 국민의 판단을 어지럽게 하고 있읍니다.
나는 확실히 말해 두되, 이 모두가 다 터무니없는 엉터리 소리들입니다. 누구는 돈을 적게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나는 그들에게 반문하겠읍니다. 민주당정권당시, 일본측이 8억 5,000만불을 지불하겠다는 제의가 있었다면, 그 당시 이 나라 외교책임자로서, 그 제의해 온 문서는 지금 어디에 보관 되어 있으며, 또 그 기록은 어디에 수록되어 있는가를 그는 밝혀야 합니다. 진정 그것이 사실이라면 오늘 그 사람은 국가이익을 위하여 밝힐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정계에는 아직도 이러한 무책임한 발언을 다반사로 하고 있는 정치인들이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여야 할 것입니다.
나는 오늘 국민앞에 약속합니다. 만일 한·일회담이 결말을 짓게 될 때, 24시간 이내에 1951년이래 자유당, 민주당, 혁명정부, 그리고 현정부가 해 온 일체의 한·일회담 비밀외교문서들을 전부 국민 앞에 공개하여 누가 애국자고, 누가 거짓말장이 인가를 국민 앞에 심판받게 할 것입니다.
또 어떤 정치인들은 한·일회담의 배후에 무슨 흑막이 있느니, 정치자금의 왕래가 있었느니 하고 허위선전들을 하고 있읍니다. 나는 나와 이 정권의 생명을 걸고 또 역사앞에 맹서합니다. 「우리는 오직 국가의 민족을 위하여 한·일회담에 임할 뿐, 추호의 사심도 없다」는 것을…… 만일, 이 정권의 누구이든 흑막에 관계가 있다면 나는 그를 역적으로 규정하고 처단함에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오늘날 분명히 큰 시련 앞에 서 있읍니다.
그것은 하루 바삐, 헌정의 토대를 공고히 하고, 정치적 정도를 확립하는 것입니다.
시위는 의사를 표시하여, 정부시책에 그 뜻을 반영시키도록 하는 한 수단을 될지언정, 전체국민의 의사로써 세운 정부를 제약하고, 그 뜻대로 해 줄 것을 강요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더욱이 그 방법이 도를 넘은 위법일 경우에는 다수국민의 이익과 질서를 위하여 정당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친애하는 애국시민 여러분! 그리고 학생 여러분!
우리는 긴 안목으로 대국을 내다보아야 하겠읍니다.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고독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또 더욱이 극동에 몰아치고 있는 차가운 국제적 정세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 나라 지성인 여러분! 승공통일 이라는 차원을 높인 국가목표는 이제 수3년내에 박두하고 있읍니다. 조국에 대한 자신을 가지고 이북동포 앞에 조국의 문을 개방하고 승공통일을 제창할 날은 멀지 않았읍니다. 그때를 위하여 우리는 이 나라에 무엇을 건설하여야 할 것이며, 우리의 생활수준을 어떤 선상으로 인상시켜야 할 것이며, 또 누구들과 반공유대를 강화하여야 할 것인지의 푸른 설계의 청사진들을 국민대중에게 제시하여야 합니다.
한·일회담의 성공에서 오는 이점들을 나는 승공통일의 목표사업들을 위하여 여하히 사용할 것인가의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읍니다. 이 계획은 한·일회담이 종결 되는대로 국민 앞에 공개될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제2차전이 종결된지 20년, 모든 민족에게 새로운 세계가 전개되고 있는 이 때에 우리는 아직도 남북대립의 소비적 침체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읍니다.
우리는 이제 「신세계」를 추구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조국을 개방하고 이북동포를 받아들일 차비를 차려야 합니다. 그것은 스스로 문을 개방할 수 있는 경제적, 사회적, 이념적 자신의 위치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학생 여러분! 지성인 여러분! 우리는 냉정히 다가오는 사명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준비가 있어야 하겠읍니다.
학생 여러분들의 그 애국적인 시위가 근본적으로 그 취지, 목적이 다르다고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한 상대가 그 시위를 환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친애하는 동포 여러분! 나는 이제 담담한 심경에서 나의 임기중, 나에게 부과된 임무를 확고한 신념과 명확한 목표하에 추호도 변동없이 자신있게 수행해 나갈 것을 국민 앞에 다시 밝힙니다.
민주주의 국가에 있어서, 이것은 당연히 나에게 주어진 신성한 권리이며 의무인 것입니다.
나는 오늘 한·일회담에 임하고 있는 우리 대표들에게, 여러분들의 그 주장과 정신을 명심하고, 굳건히 회담에 임하여 우리의 주장을 관철토록 하라는 훈령을 보냈읍니다. 확실히 학생 여러분의 사심없는 애국시위는 일본의 반성을 촉구하고 10여년 계류중에 있었던 한·일회담 진전에 큰 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학생 여러분은 부디 각자 학원에 돌아가 다시 학업에 충실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해 마지 않읍니다.
끝으로 나는 오늘 외무부와 관계당국에, 모든 학교의 학생대표들에 대하여 그들의 량식을 믿고 한·일회담의 진행상황을 그대로 소상히 설명해 줄 것을 지시하였음을 참고로 밝혀두는 바입니다.
1964년 3월 26일 대통령 박정희
바깥고리
편집- 한·일회담 반대 투쟁에 돌입,《경향신문》, 1쪽, 1964년 03월 16일자
- 한·일회담 기정방침대로 강행,《동아일보》, 1쪽, 1964년 03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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