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협정비준서 교환에 즈음한 담화문

한일협정비준서 교환에 즈음한 담화문
한일회담 타결에 즈음한 특별담화문 제5대 대통령 박정희
한일회담 비준에 대한 대통령 특별 담화문 1965년 12월 18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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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서울에서는 한일양국의 전권대표 사이에 한일협정비준서가 정식으로 교환되었습니다.


14년이라는 긴 세월을 두고 그 처리과정에 있어서 상당한 진통을 겪지 않을 수 없었던 이 문제가 드디어 해결되고, 이제 양국간에 비준서를 교환하게 된 데 즈음하여 나는 몇가지 소신을 밝혀 국민 여러분의 협조를 얻고자 합니다.

국가와 국가간의 관계도 개인과 개인간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이해관계에 따라서 서로 이합집산하는 것은 역사에 있어서 하나의 철칙이라고도 하겠습니다.

시대의 대세와 국제정세의 변동은 당사국의 원불원에 불구하고 국가와 국가간의 관계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입니다.

어제의 우방이 오늘의 적국으로 되는가 하면, 어제의 적국이 오늘의 맹방이 되기도 합니다.

가장 최근의 예로 철석같은 동지적 결합을 자랑하던 소련과 중공은 서로가 증오하고 설전하는 대립국가가 되어가고 있고, 오랫동안 구적관계에 있던 불란서와 서독은 끊을 수 없는 우방으로 결합되어 상호간의 이익을 위해 서로 협조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 36년간 우리와 일본과의 관계로 말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구적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과거입니다. 그것은 우리 현재가 아니며, 또 미래가 그럴 수 없다는 것은 다시 말할 필요조차 없는 것입니다.

오늘날 국제적 연관을 떠난 우리만의 독존이나 번영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특히 호전적인 중공의 사주를 받아 언제 재침해 올지도 모르는 북괴와 대치하고 있는 우리의 경우, 한 나라라도 더 많이 우리 우방으로 만들어 상호협조관계를 맺고, 그러한 국제협력의 기조 위에서 조국의 근대화와 자립경제건설에 박차를 가하여 우리의 힘으로 국토를 통일할 수 있는 자주적 역량을 길러야 한다는 것은 하나의 역사적 당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입니다.


친애하는 자유세계의 시민 특히 일본시민 여러분!오늘 한일협정의 비준서가 교환됨에 즈음하여, 한국민들은 자유세계의 대의와 아세아 반공태세의 정비를 위하여 만난을 물리치고 이를 받아들인다는 것을 나는 천명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이와같은 결단이 참으로 자유세계를 위한 것이고 극동반공태세의 강화를 위한 것이려면, 이제 그 관건은 일본국정부와 국민의 우호에 찬 선린의식에 입각한 한일양국상호협력체제와 반공태세의 강화에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나는 일본국정부와 국민의 이러한 국제적신의를 믿고자 하거니와, 또한 자유세계의 우정어린 협조가 계속될 것을 확신해 마지 않습니다.

친애하는 자유세계의 시민 여러분!한국과 일본은 이제 새로운 아세아의 역사를 창조하는 발걸음을 내 디뎠습니다.

침략이 아니라 협력이,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이익이, 그리하여 결국은 하나가 되려는 세계 속에서 우선 우리들끼리라도 서로 믿고 서로 도와주며 단순한 우방으로서 새로운 아세아의 역사를 창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나는 한일양국의 이러한 새 출발에 자유세계의 긴밀한 협조 있기를 기대해 마지 않습니다.

다음에 나는 한일교포에 대하여 한마디 부탁을 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친애하는 재일교포 여러분!현재 6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는 재일동포의 그간의 고생이 얼마나 혹심했다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재일교포의 그 고생은 원인을 캐고 보면 오직 본국정부의 책임으로 돌릴 수 밖에는 없습니다. 따라서 그간 재일교포의 일부가 공산주의자들의 사주를 받아 그 계열에 가담하게 된 것도, 실은 대부분 본국정부가 재일동포를 보다 따뜻이 보다 철저하게 보호하지 못한 책임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제부터 본국정부는 여러분들의 안전과 자유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하여 가능한 최대한으로 여러분의 생활을 보호할 것입니다.

이와 아울러 나는 일시적인 과오로 조연계에 가담한 동포들이 일체의 전과를 불문에 붙이고 본국정부의 보호하에 돌아올 것을 희망합니다.

정부는 최대한으로 이들을 따뜻이 맞이하여 한 핏줄기를 탄 동포로서 한국민으로서 보호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나는 일본 하늘 아래 한국동포들이 다시는 분열상극하는 일이 없이 따뜻한 동포애의 유대 속에서 서로 화목하고 친근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생활을 영위할 것을 희망해 마지 않습니다.

이와 더불어 나는 그간 철없이 고국을 버리고 일본에 밀입국하려다 억류되어 조국의 떳떳한 국민이 되지 못한 동포들에 대해서도 이 기회에 새로운 한국민으로서 전배를 묻지 않을 것을 아울러 밝혀 두고자 합니다.

다시는 그러한 철없는 동포가 없을 것을 희망하면서, 오늘부터 우리는 새마음 새뜻으로 영광스러운 우리 조국을 건설하는 역군이 될 것을 호소해 마지 않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금 새로운 민족사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이 새로운 민족사는 밖으로 호혜평등의 위치에서 가슴을 펴고 세계무대에 진출하여 민족의 영광을 차지하고, 안으로는 우리의 지상과제인 조국근대화작업을 하루 속히 성취함으로써 자립과 번영을 누리는 통일된 복지국가를 건설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발전하는 민족으로서의 긍지와 자신과 용기를 가지고 내일의 영광을 위해 일치단결 전진해 나갑시다.


1965년 12월 18일 대통령 박정희

한일협정비준서 교환에 즈음한 담화문
한일회담 타결에 즈음한 특별담화문 제5대 대통령 박정희
한일회담 비준에 대한 대통령 특별 담화문 1965년 12월 18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