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피는 돌아간다, 가슴속을
미친 듯 용솟음치며 돌아간다
목숨의 한 가닥 한 가닥을
이어나가는 싸이클이여

스위치를 누르면
돌아가는 벨트처럼
미더웁게 뛰며 돌아가는 피

돌과 돌
쇠와 쇠가 마주치듯
오직 한 줄기
불타는 넋이여

불꽃은 살별처럼 날은다
가슴속에 에네르기이가 끓어올라
보일러어는 안타까웁게 노래한다

피가 뛸 때
목숨도 뛰고

원수와도 싸워 이긴다
피가 멈춰질 때
목숨도 멈춰지고
원수는 나를 짓밟는다

피가 아까웁기에
피보다 목숨이 귀하고
목숨이 귀하기에
목숨보다 피가 아까운 것이다

피는
항상 새것을 탐하여
거품을 뿜으면서
낡은 페이지를 물들이며 간다

오오!
귀한 피
붉은 피
목숨보다도 목숨보다도
아까운 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