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우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읍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 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어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一九四一•九•三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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