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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럼이 없었던」 東柱는 이 세상에 태여 나면서 詩人이었기에 「詩人이란 슬픈 天命인줄 알면서도 한줄 詩를 적어」야 했다. 아니 「한줄 詩를 적」는다기보다 뼈를 꺾어 골수에서 솟아나는 髓漿으로 눈물없는 통곡을 종이에 올린 그의 詩는 진정 「슬픈 族屬」의 血書였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던 東柱의 詩魂은 「파아란 하늘」에서 독재와 억압의 거센 「바람에 스치우」며 조국과 자유를 밤새워 지키는 「별」을 노래하였다. 「어느 욕된 王朝의 遺物」인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을 「밤이면 밤마다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으면서 「내일이나 모래나 그 어느 즐거운 날」을 기다리던 그는, 드디어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沈澱하는 푸로메디어스」의 뒤를 따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괴로웠던 사나이, 幸福한 예수·그리스도에게 처럼 十字架가 許諾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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