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Sky, Wind, Star and Poem (1955).djvu/173

이 페이지는 교정 작업을 거쳤습니다

다만 가을에게 지워 보낼수 밖에 없다.

紅顔書生으로 이런 斷案을 나리는 것은 외람한 일이나 동무란 한낱 괴로운 存在요 友情이란 진정코 위태로운 잔에 떠 놓은 물이다. 이 말을 反對할者 누구랴. 그러나 知己 하나 얻기 힘든다 하거늘 알뜰한 동무 하나 잃어버린다는 것이 살을 베어내는 아픔이다.

나는 나를 庭園에서 發見하고 窓을 넘어 나왔다든가 房門을 열고 나왔다든가 왜 나왔느냐 하는 어리석은 생각에 頭腦를 괴롭게 할 必要는 없는 것이다. 다만 귀뜨람이 울음에도 수집어지는 코쓰모쓰 앞에 그윽히 서서 딱터·삐링스의 銅像 그림자처럼 슬퍼지면 그만이다. 나는 이 마음을 아무에게나 轉嫁시킬 심보는 없다. 옷깃은 敏感이어서 달빛에도 싸늘히 추어지고 가을 이슬

— 1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