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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뱅이굿

배뱅이굿

〔平安道民俗劇〕

金台俊


이 극본(劇本)은 고 노정 김재철(故 蘆汀 金在喆) 군이 항상 채집하려고 한것이었는데, 이번엔 평안북도 운산(雲山)군 동신면 성지동(東新面 聖旨洞) 김흥섭(金興燮) 형님의 구술에 의지하여, 이를 필기하였으나, 흥섭형 자신의 말슴과 같이 그는 이 능수가 아니므로 다음낭레 다소 수정을 더하여야 완전한 것이 될것이다。 평안도의 방곡에 전하는 향토극(鄕土劇)으로 매우 귀중한것이라 하겠다。 노정 영(靈) 앞에 드린다。
등장 인물

배뱅이……열 두살 먹은 색시。

배뱅이 어머니……약 사십세쯤 된 설늙은이。

거지 청년……남루한 옷을 입은 스무댓살 되어 보이는 청년。

조판서의 셋재 아들 섬석이。

배뱅이의 유모……사십세 가까운 노파。

배뱅이의 동무……한 마을에사는 색시 四五인。 하나, 둘, 셋, 모두 나살은 열대여섯살씩된 귀여운 색시。

열 두 단골무당과 많은 구경군들。

제一막 배뱅이 집

배뱅이와 배뱅이 어머니는 서로 마주 앉았다。

배뱅이 (어머니 얼굴을 바라보면서) 엄매야, 나는 간밤 고약하다라。

배뱅이 어머니 『뭐엇이』

배뱅이 『간밤에 죽을 꿈을 꾸었세요』

배뱅이 어머니 『야 이 박살틸 년아, 네게 죽을 꿈이란 말이 웬말이냐』

배뱅이 『……………』 (머리를 숙이고 수집어 아무 말도 못한다)

(그리자 배뱅이는 연고 없이 급작스럽게 꿈과 같이 맥없이 죽어버렸다。 배뱅이 어머니는 배뱅이를 묻어버렸다。 배뱅이 어머니는 혼잣말로 무어라고 융저리면서 한숨을 쉬고 있다)

배뱅이 어머니 (혼잣말로) 『웬 팔자람。 이번에 사흘 전에 새로 도임한 원님이 조판서의 셋재 아들 박사(博士)라니, 우리 딸이 무슨 원인으로 죽었는디, 들어가서 물어 보겠다』

(그는 새로 도임한 조군수를 찾아 아정(衙庭)을 향하여 가는 길이었다)

조판서의 아들 「섬석이」가 그 두형은 다 외방으로 나가고, 섬석이는 건달 박사로서 치음 외방을 벌어서 배뱅이 사는 골 「원」이 되어 도임한지 사흘후였다。

배뱅이 어머니 (아정에 꿀어앉아 아린다) 『뎌는 이 고을 사는 배뱅이 어머니옵더니, 이번에 열 둘에 나는 외딸 배뱅이가 까닭 없이 죽을 꿈을 꾸고 죽었사옵난데 듣자오니 이번에 박사님이 내리와서, 원노릇을 하신다고 하옵기로, 성주전에 들어왔사오니, 우리 딸이 무슨 원인으로 죽었는디 바른대로 가르쳐 주소서』

군수 섬석이 (당상에 높이 앉아, 이 아리는 말을 다 들은 후 푸념을 창하여 가르쳐 준다)

『어허니야!

아속(牙屬) 삼반사령(三班使令)들아!

제금 장고를 다 둘러메라

오호니야!

너의 딸이 죽을 꿈을 꾸고 죽었으니,

너의 집에 나아가서

열두나 다나 단골(巫)을 불러들여

오를 반도 열 두 반

네릴 반도 열 두 반에

스믈 네반 설워하고

뭇네미 대다리를 갈라줘라』

배뱅이 어머니 『예, 고맙습니다。 그럼, 그대루 집에 가서 하겠읍니다』 (그는 아정에서 절을 하고 물러나온다)

청구영언 (1)

우조(羽調)

첫가운 한잎

공산이 적막한데, 슬피 우는 저 두견아。 촉국(蜀國) 흥망이, 어제 오늘 아니어든。 지금에 피 나게 울어, 남의 애를 끊나니。

둘가운 한잎

이바 초(楚)사람들아, 네 임금 어디 가니。 육리 청산이 뉘 땅이 되단말고。 아마도 무관(武關) 닫은 후니, 소식 몰라 하노라。

셋가운 한잎

삼동에 베옷 입고, 암혈(岩穴)에 눈비 맞아。 구름 낀 별, 뉘도 쬔적이 없건마는。 서산에 해지다 하니, 눈물 겨워하노라。 조식(曺植)

부럽고 성거올슨, 아마도 서초패왕(西楚覇王)。 구동천하(溝東天下)야, 얻으나 못 얻으나。 천미라 절대가인을, 누를 주고 이거니。

진화엽

송림에 눈이 오니, 가지마다 꽃이로다。 한 가지 꺾어내어, 임 계신대 드리고저。 임께서 보오신 후에, 녹아진들 어이리。

제三막 주막

배뱅이 죽은후 배뱅이 유모는 배뱅이네 집에서도 양식을 탐거지 못하고, 생활이 퍽 곤박해서 막걸레를 크게 한병 빚어가지고 큰 길가에 집을 짓고 나가 앉아서, 한잔에 한잎씩 받고 술장사를 하였다。 어느날 한 무투럭 총각놈이 지나가다가, 들어와서 술을 한 잔 사먹었다。 막을 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