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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경인년(庚寅年)이니까 호랑이(범)해입니다. 전설 학회 회장으로 계신 최 상수 선생께 호랑이에 관한 전설을 듣기로 합시다. (편집부)


우리 나라 전설 가운데에서도 호랑이에 관한 전설이 많이 있으니, 이것은 말할 것도 없이, 우리 나라에는 산이 많고, 옛날에는 산이라는 산에는 모두 수목이 울창하였으므로, 이런 호랑이가 자연히 많이 살게 되었던 까닭에 호랑이와의 교섭이 특히 여러 방면에 걸쳐 있음을 보는 바입니다.


호랑이 이 사진에 있는 호랑이는 이십 여년 전에 전라남도 영광군에서 잡은 것인데, 그 표본은 지금 경기중학에 보관되어 있읍니다

지금은 산에 나무도 많이 없어지고, 발가 벗은 산이 많아서 짐승 특히 호랑이의 위해는 없어졌지만 지금으로부터 수백년 전에는 호랑이의 위해가 퍽 많았던 것은 특히 전설·민속학 상으로 보아 잘 알 수 있읍니다. 옛날에는 오늘날과 같이 교통이 발달되지 못하여 이 고을에서 저 고을로 가려면 대개는 산길을 걷게 되고, 산 고개를 넘게 되는데, 그러자니까 산 속에서 살고 있는 호랑이가 산 길가 또는 산 길 모퉁이, 고개 같은 데서 나타나 사람을 잡아 먹고 잡아 먹고 하므로 사람들은 이것을 두려워하여 항상 이 호랑이의 위해에 방비를 하고 다녔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짐승은 특히 호랑이는 쇠소리나 불을 무서워하므로 밤에 길을 걸을 때에는 반드시 여러 사람이 모여서 가게 되는데, 큰 관솔에다 횃불을 붙여 들고 꽹과리를 치며 호랑이의 위해를 막으면서 산길을 걸었으며, 또 낮에는 나귀나 말, 소에다 쇠 방울을 많이 매달아서 그 위해를 막으면서 무사히 산길을 걸어가고 하였던 것입니다. 서울 같은 큰 도회지 같은 데서는 보기 드물지마는 지금도 시골 산촌 같은 데를 가보면, 나귀나 소, 말에다 많은 쇠 방울을 매달아서 쇠 소리가 나게 하며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읍니다.

이와 같이 호랑이와 교섭이 많으므로 해서 한편으로는 또 이 호랑이를 신격화(神格化)하여 산신(山神), 산신령(山神靈), 산령(山靈) 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졌고, 산촌 동네 산 위에는 산신각(山神閣)이라는 당집을 지어 그 안 벽에다가 호랑이의 화상을 그린 족자를 걸고 제사를 지내기도 합니다.

그러면 우리 나라에만 있는 전설로서 호랑이에 관한 어떠한 전설이 있나 하며는, 맹주 숭배형(猛獸 崇拜型), 보은형(報恩型), 인호 교구형(人虎 交媾型), 복수형(復讐型) 등의 전설이 있읍니다. 이제 여기에 것을 일일이 모두 적을 수는 없으므로 그 중의 몇 개만을 간단히 이야기하겠읍니다.

오뉘탑

충청 남도 공주 계룡산 연천봉 중턱에 두 탑이 서있으니, 이 탑이 세상에 유명한 오뉘탑(男妹塔)으로서, 옛날, (이조 때) 이 탑이 있는 절에 한 중이 있어, 법당에서 불공을 드리고 있을 즈음,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 으로렁거리며 목을 이리 비비고 저리 비비고 하는데, 정신을 차례 자세히 보니, 그 호랑이의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