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아니. 한반 위야. 육학년야. 자식이 입이 걸어서……."
하고 규상이는 달래듯이 웃어보였다.
"그깐 자식이라니, 제깐 자식은 뭐냐? 가만 있으니까 꾄듯 싶어서!."
말이 떨어지기 전에 완식이는 부르르 떨며 일어섰다. 그러나 머리가 아찔하는지 옆으로 비쓸하는 것을 규상이가 선뜻 팔을 붙들어 주며,
"얘 뭘 그러니? 우리끼리 일수 하는 말 아니냐."
하고 또 달래었다.
"저눔이 날 언제 알았다구 그깐자식 저깐자식 하는거냐? 축구화나 신었다구 뻐기구, 아니꼽게 남을 넘보구……."
열간통이나 떨어졌을 데를 눈으로 삿대 질이나 하듯이 노려보며 두 주먹을 흔든다. 콧날이 오뚝하고 까맣게 탄 상큼한 얼굴은 놀라울만큼 매섭게 여모져 보이고, 그러지 않아도 열에 뜬 두 눈에서는 파란 불길을 뿜어 내는듯 싶다.
"애, 어지럽지 않으냐? 머리가 더 아프면 어쩌니! 앉자. 내 얘기 좀 들어봐."
어느덧 규상이는 완식이의 손을 잡아 흔들었다. 완식이의 못이 박인 껄끔껄끔하고 흙이 묻은 손바닥은 공 껍질을 만지는 것 같다. 그러나 완식이는 규상이의 손바닥에서 폭신하고 여자의 손이나 만진 듯한 이상한 보드러운 참촉을 느꼈으나 손을 홱 뿌리치고 이번에는 규상이를 노려보며 또 한마디 쏘아준다.
"저깐 자식만 못한 놈이 어디 있겠니? 즤 아버지 덕에 배고푼줄 모른다구 공이나 차러 다닌다만, 나두 공부하면 나라를 위해 일한다! 뭐냐? 너희들 따위!"
★ 장편 소년 소설 ★
희망의 꽃다발
최 병 화 지음
김 용 환 그림
내 동생 수동이에게 이 꽃다발을 준다. 첫째는 오늘 수상경기 대회에 우승을 축하하는 뜻으로, 둘째는 만 10년 만에 만나는 기쁨을 표시하는 뜻으로
(누이 이 은희로부터)
- 이야기의 한구절 -
책값 280원 ★ 낸곳 서울 회현동 2가 6
(그림이 많이 든 아름다운 책) 민 교 사
振替 5127 番
○ 지금 서울 시골 각 책사에서 팔고 있읍니다.
○ 시골 동무는 직접 민교사로 주문하십시오.
완식이는 그대로 뽑내 보는 것만이 아니었다. 공에 얻어맞고 쓰러진 분풀이만이 아니었다. 그깐 자식이라고 한 멸시를 말로만 받아 내려는 대거리만이 아니었다. 전신을 떨었다.
"얘, 몸에 해롭다. 그리지 말구 우리 가자."
규상이는 그 암팡진 결기에 기가 눌리는 것을 깨달으면서, 또 한번 웃는 낮으로 달래다가 저의 어머니가 일하고 있는 편을 돌려다 보았다. 꽤 상거(相距)가 있고, 돌깨뜨리는 소리가 요란하건마는, 아들의 목소리가 들리던지, 그 어머니는 일하던 손을 쉬고 이편을 말끄러미 바라보고 앉았다가, 규상이가 돌려다 보는 사품에 일어나서 이리로 오려는 거동이다.
공을 차던 아이들도 심상ㅎ지 않은 기세에, 말을 멈추고 바라보다가 가까이 섰던 작은 애가 다가 오며,
"웨 그러니? 웨 그래?"
하고 소리를 친다.
"아무것두 아냐. 난 간다."
규상이는 손짓으로 오지 말라고 막으며 완식이의 손을 끌고 저기서 마주 오는 저 어머니에게로 다가갔다.
"웨들 그러니? 인젠 머리가 나냐?"
완식이 어머니는 중도에 멈춧 서서 말을 건다.
"괜찮아요. 우리 집 가는 길에 제가 데려다 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