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박용철 인형의 집(1934).pd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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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머 우리 다람쥔가, 거기서 돌아다니는 게?

노라 네—

헬머 그래 다람쥐가 인제 돌아왔노?

노라 방금 왔어요. (마카론 봉지를 주머니에 집어 넣고 입을 닥는다) 이리 와요, 토—발드, 내가 사온 걸 좀 구경하세요.

헬머 내 지금 좀 바뻐. (조금 있다 문을 열고 드려다 본다. 손에 펜을 들고.) 무얼 사왔다고 그랬소 웬, 이렇게 많아 우리 난봉 아씨가 또 돈을 퍽퍽 쓴 모양인가.

노라 여보, 토—발드, 인제 좀 넉넉히 써도 좋지 않어요. 우리가 어렵지 않은 크리스마스는 이번이 처음인데요.

헬머 이거 보, 우리가 돈을 헤푸게 쓸 처지는 못 된다오.

노라 정말, 토—발드, 인제 우리 조금만 더 넉넉히 써봅시다— 아조 쪼금만! 인제 당신은 돈을 무척 벌 텐데.

헬머 그래 새해부터는 그렇게 되지. 그렇지마는 내가 그 월급을 탈랴면 아직도 석 달은 꼽박 기다려야 할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