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만 동포에게 읍고함: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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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8일 (목) 09:27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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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우리 땅 한반도에서는 외세에 아첨하는 자들이 떼를 지어 남침이니 북벌이니 하면서 전쟁얘기만을 획책하고 있지만 실지로 그리되는 날엔 세계평화의 파괴는 물론이요 동족의 피를 흘려서 외세를 이롭게 하는 것 밖에는 아무것도 아니게 될 것이다.

통일하면 살고 분열하면 죽는다는 것은 고금의 철칙이온데, 자파세력의 연장을 위해서 민족분단의 연장을 획책하는 것은 온 민족을 죽음의 구렁 속에 빠뜨리는 극악무도한 짓이노라.

독립이 원칙인 이상, 그것이 당장엔 가망 없다고 해서 자치를 주장할 수 없는 것은 왜정하에서 온 민족이 뼈저리게 인식한 바 있거니와, 지금 독립정부의 수립이 당장에 가망 없다고 해서 단독정부를 세울 수는 없는 것이다.

단독정부를 중앙정부라 이름하여 자기 위안을 찾으려 하는 것은 미 군정청을 남조선 과도정부라 부르는 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는 것이다.

삼천만 동포 자매형제여, 지금 나의 하나뿐인 염원은 삼천만 동포와 손잡고 통일정부를 세우는 일에 공동 분투하는 일이다.

조국이 원한다면 당장에라도 이 한 목숨 통일제단에 바치겠노라.

나는 통일정부를 세우려다가 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일신의 구차한 안위를 위해서 단독정부를 세우는 일에는 가담하지 않겠노라.

고요한 밤에 홀로 앉으면 남북의 헐벗고 굶주린 동포들의 원망스러운 용모가 눈앞에 어릿거린다. 붓이 여기에 이름에 가슴이 막히고 눈물이 앞을 가려 말을 이으지(잇지) 못하겠노라.

삼천만 동포 자매형제여,

나의 이 애달픈 고충을 명찰하고 다시 깊이 생각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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