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풍속/해도에 대하여

산봉오리들의 나즉한 틈과 틈을 새여 남빛 잔으로 흘러들어오는 어둠의 조수. 사람들은 마치 지난밤 끝나지 아니한 약속의 계속인 것처럼 그 칠흑의 술잔을 들이켠다. 그러면 해는 할 일 없이 그의 희망을 던져버리고 그만 산모록으로 돌아선다.

고양이는 산기슭에서 어둠을 입고 쪼그리고 앉아서 밀회를 기다리나 보다. 우리들이 버리고 온 행복처럼...... 석간신문의 대영제국의 지도 우를 도마배암이처럼 기어가는 별들의 그림자의 발자국들. '미스터.뽈드윈'의 연설은 암만해도 빛나지 않는 전혀 가엾은 황혼이다.

집 이층집 강 웃는 얼굴 교통순사의 모자 그대와의 약속...... 무엇이고 차별할 줄 모르는 무지한 검은 액체의 범람 속에 녹여 버리려는 이 목적이 없는 실험실 속에서 나의 작은 탐험선인 지구가 갑자기 그 항해를 잊어버린다면 나는 대체 어는 구석에서 나의 해도를 편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