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풍속/첫사랑

네모진 책상
흰 벽 위에 삐뚜러진 세잔느 한 폭.

낡은 페-지를 뒤적이는 흰 손가락에 부딪혀 갑자기 숨을 쉬는 시들은 해당화.
증발한 향기의 호수
(바닷가에서)
붉은 웃음은 두 사람의 장난을 바라보았다.

흰 희망의 흰 화석 흰 동경의 흰 해골 흰 고대의 흰 미이라
쓴 바닷바람에 빨리우는 신상의 등대를 비웃던 두 눈과 두 눈은
둥근 바다를 미끌려저 가는 기선들의 출항을 전송했다.

오늘
어두운 나의 마음의 바다에
흰 등대를남기고 간
-불을 켠 손아
-불을 끈 입김아
갑자기 창살을 흔드는 버리떼의 기적.
배를 태워 바다로 흘려보낸 꿈이 또 돌아오나 보다.

나는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지.
속삭임이 발려 있는 시계딱지
다변에 지치인 만년필
때묻은 지도들을
나는 나의 기억의 흰 테불크로스 위에 펴 놓는다

인제는 도망해야지

란아-
내가 돌아올 때까지
방을 좀 치워 놓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