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풍속/십오야
< 태양의 풍속
산호빛 갑옷을 입은 달은
푸른 하눌의 얼음판을 지처서
에메랄드의 군도를 휘둘르며 바람을 몰고간다.
강들은 두터운 유리창을 굳게 잠그고
오늘밤은 일체 면회사절이다.
詩人과 아가씨의 눈물이 성가신가봐.
새벽을 꾸짖는 사형수인 늙은 세계는
밤이 붓는 침묵의 술잔을 기울이며
찢어진 하누님의 심장에서 새는 히푸른 액체를 마시며 비청거린다.
술취한 달빛이
오후 열한시의 개천가의 얼음판에 미끄러져 자빠진다.
와르르 터지는 바람의 웃음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