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풍속/감상 풍경

순아 이 들이 너를 기쁘게 하지 못한다는 말을 차마 이 들의 귀에 들려 주지 말아라. 네 눈을 즐겁게 못하는 슬픈 벗 '포풀라'의 흐릿한 몸짓은 오른도 방천에서 떨고 있다. 가느다란 탄식처럼......

아침의 정적을 싸고 있는 무거운 안개 속에서
그날
너의 노래는 시냇물을 비웃으며 조롱하였다.
소들이 마을쪽으로 머리를 돌리고
음메- 음메- 울던 저녁에
너는 나물 캐던 바구니를 옆에 끼고서
푸른 보리밭 사이 오솔길을 배아미처럼 걸어 오더라.

기차 소리가 죽어 버린 뒤에 검은 들 위에서
오늘
나는 삐죽한 광이 끝으로 두터운 안개빨을 함부로 찢어 준다.
이윽고 흰 배아미처럼 적막하게 나는 돌아갈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