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풍속/가을의 과수원

어린 곡예사인 별들은 끝이 없는 암흑의 그물 속으로 수없이 꼬리를 물고 떨어집니다.
포풀라의 나체는 푸른 저고리를 벗기우고서 방천 위에서 느껴 웁니다. 과수원 속에서는
임금(林檎)나무들이 젊은 환자와 같이 몸을 부르르 떱니다. 무덤을 찾아다니는 잎 잎 잎……
 서(西) 남(南) 서(西)
 바람은 아마 이 방향에 있나 봅니다. 그는 진둥나무의 검은 머리채를 찢으며 아킬러쓰의
다리를 가지고 쫓겨가는 별들 속을 달려갑니다. 바다에서는 구원을 찾는 광란한 기적소리가
지구의 모―든 철요면(凸凹面)을 굴러갑니다. SOS·SOS. 검은 바다여 너는 당돌한 한 방울의
기선마저 녹여 버리려는 의지를 버리지 못하느냐? 이윽고 아침이 되면 농부들은 수없이
떨어진 별들의 슬픈 시체를 주우려 과일밭으로 나갑니다. 그러고 그 기적적인 과일들을
수레에 싣고는 저 오래인 동방의 시장 바그다드로 끌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