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흑점의 노래

영영 변하지 않는다 믿던 해 속에도 검은 점이 돋혀
―― 세상은 수이 식고 말려 여름철부터 모르리라 ――
맞거나 말거나 덩달아 걱정은 하나마
죽음과 삶이 숨바꼭질하는 위태로운 땅덩이에서도
어째 여기만은 눈빠진 그믐밤조차 더 내려깔려
애닯은 목숨들이 ―― 길욱하게도 못 살 가엾은 목숨들이
무엇을 보고 어찌 살고 앙가슴을 뚜다리다 미쳐나 보았던가.
아, 사람의 힘은 보잘 것 없다 건방지게 비웃고
구만층 높은 하늘로 올라가 사는
해 걱정을 함이야말로 주제넘다.
대대로 흙만 파 먹으면 한같이 살려니 하던 것도
――우스꽝스런 도깨비에게 홀린 건 꿈이었구나――
알아야 겪어도 예사로 여겨만지는가.
이미 밤이면 반딧불 같은 별이나마 나와는 주어야지
어째 여기만은 숨통 막는 구름조차 또 겹쳐끼어
울어도 쓸 데 없이 ―― 단 하루라도 살 듯 살아볼 거리 없이
무엇을 믿고 잊어 볼꼬, 땅바닥에 뒤궁굴다 죽거나 말것인가.
아, 사람의 마음은 두렬 것 없다 만만하게 생각고
천 가지 갖은 지랄로 잘 까부리는 저 하늘을 둠이야말로 속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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