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학도여

그대는 벌써 지원하였는가,
――특별지원병을――
내일 지원하려는가
――특별지원병을――

공부야 언제나 못하리
다른 일이야 이따가도 하지마는
전쟁은 당장이로세
만사는 승리를 얻은 다음날 일.

승패의 결정은 지금으로부터.
시각이 바쁜지라 학교도 쉬네.
한 사람도 아쉬운지라 그대도 부르시네.
1억이 모조리 전투배치에 서랍시는 오늘.

그대는 벌써 뜻이 정하였으리,
――나가리이다, 나가 싸우리이다――
――싸워서 이기리이다――
――米英을 격멸하고 돌아오리이다――
조국의 흥망이 달린 이 결전.
민족의 운명이 결정되는 마루판.
단판일세, 다시 해볼 수 없는 끝판.
그대가 나가서 막을 마루판싸움.

아세아 10억――
칠 같은 머리
흑보석 같은 눈
황금색 살빛.

자비와 인과 맑은 마음과
충과 효와 貞烈과
예의와 겸손과
근면과 화평과,

이러한 정신,
이러한 문화,
온유하고 순후한

10억의 운명이 달린 결전.
거룩한 우리 향토
아세아의 聖域을
짓밟아 더럽히던,
적을 쫓으라―― 하옵신 결전.

이 싸움 이기고 나서
아세아 사람의 아세아로
천년의 태평이 있을 때
그 어떤 문화가 필 것인가.
아세아는 세계의 聖殿
세계의 낙원, 이상향
신앙과 윤리와 예술의 원천
그러한 아세아를 세우려고
맹수 독충을 몰아내는 聖戰
일본 남아의 끓는 피로
아세아의 海와 陸을
깨끗이 씻어내는 聖戰

이 성전의 용사로
부름받은 그대―― 조선의 학도여
――지원하였는가, 하였는가
――특별지원병을――
그대, 무엇으로 주저하는가
부모 때문인가
충 없는 효 어디 서리,
나라 없이 부모 어디 있으리.

그대 처자를 돌아보는가
이 싸움 안 이기고 어디 있으리
부모길래, 처자길래, 가라, 그대여.
병역의 의무 없이도
가는 그대의 義氣――
그러므로 나라에서
특별지원병이라 부르시도다.
의무의 有無를 논하리,
이 사정 저 형편 궁리하리,
除萬事 除雜談하고
나서라 조선의 학도여

그대들의 나섬은
그대들의 忠義, 가문의 영예,
삼천만 조선인의 生光이오, 生路,
일억 국민의 기쁨과 감사.

남아 한번 세상 나,
이런 好機 또 있던가,
一生一死는 저마다 다 있는 것,
위국충절은 그대만의 행운.

가라 조선의 6천 학도여,
삼천만 同鄕人의 앞잡이 되라,
銃後의 국민의 큰 寄託과
누이들의 萬人針을 받아 띠고 가라.
                             ――11월 2일 새벽 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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