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주년 삼일절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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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주년 삼일절 기념사 제12대 대통령 전두환 제68주년 삼일절 기념사
1986년 3월 1일 토요일


친애하는 6천만 내외동포 여러분.


오늘 우리는 기미 독립운동 예순 일곱 돌을 맞이해서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추모하고, 그 거룩한 뜻을 기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국권을 침탈하는 외세에 맞서서 맨주먹으로 자주와 독립을 절규했던 기미년 그날의 장거야말로 우리 민족의 자존심과 긍지를 영원히 일깨워 줄 산 경전이며, 나라의 앞길을 바르게 이끌어 줄 불멸의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회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3.1정신을 오늘에 구현하고, 나아가서는 먼 미래까지 길이 지속시킬 결의로 오늘을 새롭게 맞이해야 할 것입니다.


동포 여러분.


3.1운동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수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무엇보다 먼저 본받아야 할 것은 국난극복을 위한 동참의 자세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순 일곱해 전 그날 우리의 선조들은 외세의 지배를 거부하는 민족자결과, 폭력을 반대하는 평화주의의 대열에 아무런 조건없이 주저하지 않고 달려나갔던 것입니다.

나라와 겨레가 부른 그 길에 너와 내가 따로 있고, 가진 자와 못가진 자가 나뉘며, 배운 이와 못배운 이가 서로의 입장을 내세워 동참을 마다했더라면 우리가 민족사의 한 고봉으로서 그 뜻이 빛나는 3.1절을 가지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이제 시대와 상황은 달라도 역사가 우리 모두의 동참과 헌신으로 시련의 극복과 조국발전을 요구하고 있는 데는 지금도 기미년 그날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는 지금 40년 헌정사상 처음 있는 평화적 정권교체와 88올림픽의 개최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민족융성의 도약대가 될 이들 과제는 그 어느 것도 우리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와 헌신이 없이는 성공적으로 수행하기가 어려우며, 또 성공적으로 구현하지 못하면 남는 것은 오직 혼란과 좌절뿐이라는 점에서, 우리 모두의 국가적 대사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눈앞의 작은 이익에 급급한 자세가 아니라 국가의 이익을 도모하는 대국적 안목이며, 계층이나 빈부를 앞세운 이탈과 분파의 행동이 아니라 각자 나라의 주인된 본분의 실천입니다.

민족사의 새로운 전환기에 서서 우리 모두 부정과 상쟁의 낡은 껍질을 벗어 던지고 긍정과 협력으로 겨레의 앞날을 개척하는 데 동참할 줄 아는 슬기를 발휘해야 하겠습니다.


동포 여러분.


3.1정신이 지금 우리에게 주는 또 하나의 교훈은 단합의 힘입니다. 기미년 그날 우리의 선열들은 계층과 분파를 초월하여 동참하였을 뿐만 아니라, 한마음 한뜻으로 굳게 뭉쳐 구국의 대의를 수행해 나갔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비판하는데 열중하여 허물을 들추고 사소한 잘못을 탓하는 것만 앞세웠다면 3.1운동은 결코 오늘날과 같은 의미로 전해질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거족적인 동참에 못지않게 지금 우리에게 또한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러한 단합의 슬기입니다.

저 기미년 독립선언서가 말하고 있듯이 우리에게는 누구를 허물하고 탓할 겨를조차 없습니다.

국론의 분열이 우리의 힘을 뺏고 결국은 침체의 역사를 낳고만다는 옛 경험에 비추어 보면, 선진도약의 대열에 나선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3.1정신이 보여주는 단합의 슬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는 오늘 3.1정신을 대동단합과 국력의 총집결로 구현하여 선진조국을 향한 민족적 대사의 성공적인 수행에 매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본인은 우리와 핏줄을 같이하는 북한이 민족적 차원에서 단합의 슬기를 발휘하여 평화와 통일의 길에 나서주기를 소망하는 바입니다.

본인은 지난 81년 본인이 제의한 이래 누차 촉구해온 남북한당국 최고책임자회담에 북한이 긍정적인 자세로 나오게 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이 회담이 금년 중에 실현되기를 기대합니다. 본인은 그러한 만남의 실현이 평화와 통일의 자주적 선결의지를 대내외에 보여주고 평화통일을 위한 국제적 환경을 주도적으로 마련해나가는 첩경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민족적 과제라고 확신하는 바입니다.


국민 여러분.


본인이 누차 강조해온대로 앞으로 2~3년은 우리 민족의 운명이 걸린 결정적인 시기인 것입니다. 3.1운동이 묵은 시대와 새시대를 연결한 이정표로서 광복의 기틀을 다져놓았듯이 우리는 오늘에 그 빛나는 정신을 실천함으로써 이 기간동안 선진조국의 새로운 세기로 이끄는 시대적 책무를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본인은 우리 세대가 그러한 사명을 훌륭하게 완수하여 선진된 통일조국이라는 보람찬 결실을 거둘 것을 확신하면서, 국민 여러분의 정진을 바라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1986년 3월 1일 대통령 전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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