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
2010-09-25
의장님,
우선 제65차 유엔총회 의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의장님의 훌륭한 지도력 아래 금번 총회가 많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확신합니다.
아울러 이 기회를 빌어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유엔의 숭고한 목표를 향한 반기문 사무총장의 진심어린 헌신과 노력에 사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 새천년개발목표 】
2000년 이래 우리는 새천년개발목표(MDGs) 달성에 많은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지역, 국가, 그리고 목표별로 달성도에 큰 편차가 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모자보건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가장 진전이 더딘 목표라는 점에서 우리의 특별한 관심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모자보건은 상호 연계된 여타 MDG 목표의 달성을 가속화할 수 있는 최선의 투자입니다. 대한민국은 모자보건 목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모성, 신생아, 아동보건을 위한 G-8 무스코카전략(G-8 Muskoka Initiative for Maternal, Newborn and Child Health)』에 동참한 바 있습니다. 또한, 사무총장의 『모자보건을 위한 세계전략(Global Strategy for Women's and Children's Health)』을 지지하며, 이번주 출범식에서 잘 나타난 바와 같이 모든 관련 당사자들의 적극적 노력을 환영합니다.
2015년까지 5년밖에 남겨 놓지 않은 현재, MDG 달성 전망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지금이야말로 MDG 달성을 위한 우리의 결의를 새로이 하고, 이 의미 깊고 광범위한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결집할 때입니다. 2013년 우리가 다시 모여서 되돌아 보았을때, 금번 MDG 고위급회의에서의 공약이 우리가 가장 낙관적으로 기대하는 것보다 성실히 이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개발협력 】
의장님,
MDG 달성의 성공은 개발공약 이행과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노력을 배가하는데 달려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은 어려운 재정 상황에도 불구하고 향후 5년간 ODA 예산 규모를 세 배, 즉 GNI의 0.25 퍼센트까지 확대할 예정입니다.
대한민국은 OECD 개발원조위원회의 신규 회원국으로서, 개발협력의 질적 향상을 위해 광범위한 공적원조체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첫 단계로, 작년에 ODA 기본법을 제정하였습니다. 또한 수원국의 실제적 요구를 반영한 개발정책을 추진하고 개도국의 주인의식을 장려할 것입니다. 고유한 경제․사회적 발전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은 공여국과 수원국간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내년에 부산에서 『제4차 원조효과 고위급 회의 (HLF-4)』를 개최합니다. 우리는 이 회의가 변화하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반영한 국제개발협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G20 서울 정상회의 】
의장님,
개발협력이 '모두를 위한 투자'라는 것은 우리의 공동 신념입니다. 지속가능하고 균형된 세계경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계속되는 개발격차를 해소해야 합니다. 이것은 바로 G20과 UN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동의 목표입니다.
G20 정상들은 이번 11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개발을 주요 신규 의제로 다루기로 합의했습니다.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개발의제와 관련, 개도국의 경제성장 역량강화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G20는 유엔의 새천년개발목표(MDG)와 같은 개발협력 노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글로벌금융안전망 역시 서울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신규 의제입니다.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금융안전망은 불안정한 국제자본의 변동성에 취약한 개발도상국들에게 특히 긴요합니다.
서울 회의에서 G20 정상들은 시장 안정성을 조기에 회복하기 위한 기존 합의 이행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입니다. G20 정상들은 강하고 지속가능하며 균형된 세계 경제성장 달성을 위한 정책을 계속 조율할 것입니다. 국제금융기구개혁 및 금융규제개혁 또한 이번 정상회의에서 중점적으로 토의될 것입니다. 금년 G20 의장국인 대한민국은 서울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세계 경제의 당면 위기 극복과 위기이후 관리체제 수립에 기여할 것입니다.
【 녹색성장 】
의장님,
경제성장을 논의할 때 녹색성장이 강조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2020년까지 예상배출량(Business As Usual) 대비 30% 자발적 감축 계획을 설정했습니다. 또한 성장 패러다임을 에너지 집약 경제에서 녹색성장 경제로 전환할 것입니다. 한국은 국제사회에 녹색성장 전략을 전파하기 위해 금년 6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를 설립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녹색성장 비젼을 공유하고 개도국들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가 세계적인 지속가능 개발 노력의 중요한 일부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 평화유지활동(PKO) 】
의장님,
평화와 안보 분야에서, 평화유지활동(PKO)은 유엔의 가장 가시적이고 대표적인 활동이 되었습니다. 평화유지활동(PKO)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복잡성이 증대됨에 따라 파견활동의 지속적 개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전략적 목표가 더욱 명확히 수립되어야 합니다. 병력이 더욱 신속히 배치되어야 합니다. 활동이 더욱 전문적이고 규율있게 집행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병력제공 국가들과 재정 지원국을 포함한 모든 유엔평화유지활동 이해 당사자들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대한민국은 유엔 평화유지활동을 적극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아이티 지진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아이티 안정화 임무단(MINUSTAH)"에 240명을 파견했습니다. 또한 현재 약 650명의 대한민국 군인들이 "레바논 유엔 평화유지군(UNIFIL)"을 포함한 11개의 평화유지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새로 제정된 『유엔 평화유지 활동 참여에 관한 법률(Act on Participation in UN Peacekeeping Operations)』은 대한민국의 유엔 평화유지활동 대응능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믿습니다.
【 비확산 】
의장님,
대량파괴무기와 그 운반수단의 확산은 가장 시급한 안보과제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핵비확산조약(NPT)을 중심으로 한 국제 군축․비확산 체제를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 한국은 2010년 『핵비확산조약 평가회의(NPT Review Conference)』 최종문서 채택을 환영합니다. 이처럼 어렵게 얻는 결실이 핵 군축과 핵 비확산의 진전을 위한 토대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대량파괴무기와 테러리즘의 연계 또한 국제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동 이해를 바탕으로 금년 4월 『워싱턴 핵 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은 핵 테러가 야기할 수 있는 파멸적 결과 가능성을 인식하고, 핵 안보를 강화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또한, 핵물질이 테러리스트들의 수중에 들어가지 않도록 구체적 조치를 취하기로 하였습니다. 우리는 2012년 한국에서 개최될 『제2차 핵 안보정상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후속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 한반도 상황 】
의장님,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월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는 안정적인 남북관계를 마련하고, 궁극적으로 통일 한국을 달성하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동 비전에 따라 우리는 다음과 같은 3대 공동체 구축을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보장하는 '평화 공동체'를 구축하며, 북한 경제를 발전시키고 궁극적으로 남북한 경제의 통합을 준비하는 ‘경제공동체’를 이룰 것입니다. 또한, 최종적으로 모든 개인의 존엄과 자유, 인권을 보장하는 ‘민족공동체’를 지향할 것입니다.
그러나 평화통일을 향한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닙니다. 한국전 발발 이후 지난 60년간 한반도에는 평화에 대한 위협이 상존해 왔습니다. 지난 3월 26일 북한 어뢰공격으로 발생한 천안함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국제사회는 7월 9일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을 통해 단호하고도 단합된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였습니다. 북한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더 이상 추가 도발을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평화공동체를 구축하는데 있어 가장 중대한 과제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한반도를 비롯한 모든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평화를 달성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국제사회는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와 1874호를 채택함으로써 북한이 모든 핵무기 및 현존하는 핵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제재와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먼저 비핵화 공약을 이행해 나가겠다는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또한 북한의 비핵화는 북한 주민들을 현재와 같은 비참한 인권 및 인도적 상황에서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게 될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작년 유엔 총회에서 일괄타결(그랜드바겐) 방안을 제안하였는바, 동 구상은 북한의 불가역적인 비핵화와 관련된 모든 조치와 5자의 상응조치를 일괄타결하는 포괄적인 단일합의로 타결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으로 하여금 북한 자신과 북한 주민들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가져올 수 있는 올바른 선택을 내리도록 노력을 계속 경주해 나갈 것입니다.
북한이 행동과 태도의 진정성 있는 변화를 보여줄 경우, 한국 정부는 북측과 의미있는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 글로벌 거버넌스와 유엔 개혁 】
의장님,
우리는 국제사회를 시험하는 많은 도전들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전들은 개별 국가 또는 몇몇의 국가가 대처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도전들은 우리 모두가 공동의 목표를 가진 세계시민이 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엔이 세계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점점 더 다양하고 상호 연관된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대응활동역량을 넓히기 위한 개혁 노력을 제고해야 할 것입니다.
‘유엔 여성기구’(UN Women)의 출범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대한민국은 전세계 여성의 지위 향상을 가속화할 이 역사적 조치를 환영합니다. ‘유엔 여성기구’ 출범은 체제일관성 강화에 기여하고, 보다 큰 효과를 위하여 필요한 자원과 임무를 통합하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또한 '유엔 여성기구'의 수장으로 미첼 바첼렛 여사가 최근 임명된 것을 환영합니다.
나아가, 다가오는 인권이사회 정례검토는 이사회 설립 당시의 약속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이사회를 강화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공동노력을 위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안보리 개혁 없이 유엔개혁은 완성될 수 없습니다. 안보리의 대표성, 효과성 그리고 책임성이 더욱 강화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안보리 개혁 주요 이슈관련 가장 광범위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의장님,
유엔이 직면한 도전들은 쉽지 않은 것들입니다. 이러한 도전에 대처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의 일부는 성공할 수도 있고, 또 다른 노력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무력분쟁, 극심한 가난, 그리고 인권 유린으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는 유엔이 최상의 희망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대한민국은 이러한 희망을 현실로 구현하기 위한 유엔의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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