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주년 삼일절 기념사

제46주년 삼일절 기념사
제45주년 삼일절 기념사 제5대 대통령 박정희 제47주년 삼일절 기념사
1965년 3월 1일 월요일


친애하는 국민동포 여러분!


오늘 우리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다난한 국제정세하에서 또 한번의 3,1절을 맞이했읍니다.

그러므로 오늘의 이 3,1절은 단순한 회고와 감격만으로써 기념될 것이 아니라, 3,1정신을 올바르게 파악함으로써 오늘의 현실적타개를 위한 비상한 결의와 행동을 다짐하는 새로운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민족의 굴욕은 죽음보다도 오히려 참기 어렵고, 자유의 희원은 생명보다도 차라리 강한 것임을 명증한 그 날의 운동은 털끝만한 타산도 없이 다만 순정한 그래도,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오직 확립한 신조 그대로, 그리고 한 걸음의 주저도 없이 필경 불굴의 실천력 있음을 중외에 나타낸 보인채, 민족사와 세계사에 영원히 끼친 불멸의 녹음이었던 것입니다.

더구나 민족사적으로 볼 때, 3,1운동은 거기에 분명히 이대핵심이 들어 있음을 볼 수 있으니, 하나는 자주요, 다른 하나는 민주인 것입니다.

안으로나 혹은 밖으로, 정치적 또는 사상적으로 압력을 받을 적 마다, 더 견딜 수 없는 최후의 일단계에서는 반드시 그 탄발력 을 나타내고야 말았던 것이니, 우리 역사상에서 혹은 자주운동 혹은 민주운동으로 손꼽을 만한 사실이 결코 한 두 번에 그친 것이 아니었읍니다.

그러므로 3,1운동이란, 실상 따지면 전대의 혁명운동과도 일맥 상통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거니와, 다만 그것이 이민족의 압박에 봉착하여 가장 강렬한 항쟁을 일으켰던 것임과 동시에, 다시 그대로 군주귀족제도와 사대봉건사상에 대한 근본적인 수정을 가하려 했던, 다시말하면 자주와 민주의 동시 병진이었기 때문에, 전대의 어떠한 항쟁, 어떠한 운동보다도, 밖으로는 가장 치열한 형태로 감행되었고, 안으로는 고귀한 의의를 가졌던 것입니다.

그와 동시에 그것은 어디까지나 타동적이 아니요자동적이었고, 기회적이 아니요 본격적이었으며, 방편적이 아니요 원칙적이었기 때문에, 일절의 노선과 지향이 분명할 수 밖에 없었읍니다.

그러므로 3,1의 기본정신이요 기본노선인 자주와 민주야말로, 다만 한 시대에서만 적용되고만 것이 아니라, 구원한 세대를 통하여서의 도표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또 3,1은 원칙적이요 본질적이면서, 다만 거기에 그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현실적이요 활용적인 것입니다.

우리 민족이 의거하지 않으면 안 될 큰 교본이요, 산 경전인 동시에, 언제나 민족진로의 나침반이요 신호등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지울 수 없는 민족의 발자취인 그대로 또렷한 이정표가 되었고, 씻을 길 없는 민족의 피자국인 그대로 빛나는 십자가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과거의 3,1이면서 현재의 3,1이요, 또 영원한 미래의 3,1인 것입니다. 그 시간 그 시간마다에, 그 장소 그 장소마다에서 생동하고 유통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민족의 세포에 스미고 배어서 마멸될 수도 없고 또 되어서도 안 될 민족정기의 원천이었기 때문에, 오늘도 우리 민족은 그 정신 위에서 나라를 세웠고, 또 운영해가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회고하기 위해서 나라를 세웠고, 또 운영에 가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회고하기 보다는 차라리 현행할 것이요, 구송하기 보다는 나아가 실천할 것입니다.

지난 날 기미년 3,1운동 즉후에 있어서는, 온 민족이 모두 다 한결같이 『알아야 한다』는 뼈저린 구호와 행동으로 나섰던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살기 위해서는 이를 악물고 실력을 배양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동포 여러분!


오늘도 그 『살아야겠다』는 것이 우리들의 엄숙한 명제임에는 틀림이 없읍니다. 그러기 때문에 『알아야 한다』는 실력배양이란 것이 의연히 진리임은 물론입니다마는, 나는 그 위에 그것의 실천을 위하여 『일해야 한다』는 것을 한번 더 외치고 싶은 것입니다.

지금 이 지구상에 있는 모든 민족이 모두 다 저희들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 밤도 없이, 낮도 없이, 분발하고 노력하는 것을 보지 않습니까,

기름진 강토와 보배로운 천혜의 조건아래서 세계의 어떤 민족에게도 뒤지지 않는 유구한 역사와 아름다운 전통과 지혜의 바탕을 갖춘 우리 민족이 남보다 나을지언정, 못 살아야 하는 무슨 이유가 있을 것입니까,

우리는 여기서 다만 일하는 국민이 되어, 우리 앞길에 영광과 승리를 스스로 전취하지 않으면 안 도리 것입니다.

지난날 우리 부형들은 『살아야겠다』는 뼈저린 결심밑에서 아무 것보다 먼저 『알아야 한다』고 외쳤지마는, 이민족의 억압 밑에서는 배우고자 하는 길마저 봉쇄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필경에 있어서는 민족의 살 길이 막혀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에 있어서는 우리들에게 자유가 부여되어 있지 않습니까, 배울 수 있고, 일할 수 있는 자유가 있읍니다. 이것이 바로 해방이 우리에게 준 가장 큰 은전인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일을 하겠으니 일자리를 달라』합니다. 물론입니다. 당연한 말입니다. 어찌 여기 위정자로서의 고충이 없겠읍니까, 그러므로 정부로서도 최대한의 성의와 방법을 기울여 이것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그와 동시에, 국민전체의 발분과 의욕이 더 긴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일』이란, 결코 피동적으로 끌려 다니며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창조하는 것이 보다 더 원칙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일하는 국민이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우리 할 일을 우리 스스로 창조할 수 있는 국민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3,1정신입니다. 3,1은 의존이 아니요 자주이기 때문입니다. 3,1은 누가 시키고 시킴은 받고 하는 것이 아니요, 어디까지나 민주이기 때문입니다. 전민족의 협동에 의해서 자주적으로 창조해 나가고, 민주적으로 개척해 나가는 것이 3,1의 정신이요, 성격인 것입니다.

일하는 국민에게는 근면과 검소가 선행되어야 하겠읍니다. 그리고 사랑과 협동이 선행되어야 하겠읍니다. 이것만이 오늘 우리들의 어려운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첩경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날을 돌이켜보면, 무명베옷을 입고도 부지런히 배우려 했고, 일하려 했던 3,1이었읍니다. 그리고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도왔던 3,1이었읍니다. 그리고도 민족의 비원을 쉽게 못 이루어 애태웠던 우리였읍니다.

오늘의 우리 현실을 솔직하게 들여다 봅시다. 아무런 경제적인 기반도 없이 다만 사치만 일삼는 민풍 속에는 3,1이 없읍니다.

안일과 의존, 위선과 이기심, 그리고 게으르고 들뜨고, 서로 미워하고 질투하고, 당파로 분열하는 속에는 3,1이 없읍니다

그러므로 오늘 이 3,1절을 계기로 하여,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근면과 검소로써 일하는 국민이 되어야 하고, 그 위에 사랑과 협동으로써 한 덩이로 뭉치는 국민이 되어야 합니다.

더구나 지금 우리 민족은, 지난 날 항쟁의 상대자였던 바로 그 일본과 더불어, 막혔던 국교를 정당화하지 않으면 안 될 미묘한 국제정세하에 놓여 있는 한편, 비록 같은 민족일망정 우리와 사상을 달리하고, 조국을 해치는 북괴의 공산도배들과는 이미 피를 흘려 싸우기도 했고, 또 끝까지 싸워야할 기구한 운명 아래 놓여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친애하는 동포 여러분! 우리의 취할 자세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갈 길은 어디까지나 밝혀져 있읍니다.

우리가 동으론 일본민족, 내지 국제적으로 어떠한 민족에 대해서나, 또 북으로 제 민족의 공산도배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 어느 경우에든지, 오직 한가지 민족정기의 기반 위에 서야 할 것은 물론입니다. 그것만이 우리 민족의 생명선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정치와 교육과 문화가 민족생명을 증장시키고 빛나게 하려 함에 그 목적과 의의가 있는 것이라면, 그럴수록 우리는 이 정신의 철저한 신봉자, 발휘자가 되기에 지극히 용감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더구나 오늘과 같은 민족의 시련기에 있어서는, 자주와 민주의 대원칙 위에 서서, 국민전체의 협동과 노력에 의하여 먼저는 우리 자신의 사상과 민생의 안정을 얻고 나아가서는 민족의 숙제인 국토통일의 원동력을 기르는 동시에, 인류복지의 대리상실현에까지도 크게 기여할 것을 기약함으로써, 오늘 이 3,1절을 맞이하는 서원을 삼고자 하는 바입니다.

여러분의 건투를 빕니다.


1965년 3월 1일 대통령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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