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보씨 민의탈퇴성명
대한독립촉성국민회부위원장(大韓獨立促成國民會副委員長)이고 민주의원의원(民主議院議員)인 정인보씨는 금이일 돌연 정계에서 인퇴(引退)할 것을 결의하고 다음과 같은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내가 처음 민의(民議)에 들어가기는 우리 독립주권이 여기서 곧 탄생할 것을 듣고 또 바랐던 연고다. 세사는 소기(所期)와 달렀다. 나는 번대 유박우소(襦迫迃疎)한 사람이라 시의(時宜)에 합하지 못할 줄을 스사로 깨달았고 또 십수년래 폐고(十數年來 廢痼)된 정질(貞疾)이 때때로 발하야 의석(議席)에 나아가지 아니한 지 이미 오래였다. 다만 나 자신의 행지(行止) 족히 유무를 산(算)할 바 못됨으로 구타여 자최를 보이고저 아니하였으나 내 민의로부터 오랫동안 왕래가 끊인지라 사사에 내 가부(可否)의 견해를 베푼 적이 없었은즉 나는 실로 원중(院中)의 인(人)이 아니이로되 원의(院議), 가다가 내 미련한 뜻과 경정(徑庭)함이 있어 내 형사(兄事)하는 동지의 끝끝내 역쟁(力爭)한 바와 같으니 내밖에 묵연히 있어 그 의에 구동(苟同)하는 것 같이 보임은 사심(私心)의 자안(自安)치 못하는 바다. 이에 나는 벌써 민의로부터 떠났음을 성명한다. 현하정계일절(現下政界一切)에 별(別)을 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