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남궁벽)
一
편집나는 이곳 定州에 온 뒤로, 自然과 가장 密接한 生活을 함니다. 自然의 一部分이 되엿다 하면, 도로혀 조흘 ᄯᅳᆺ함니다.
나는 自然 속에서 날로 成長하여 감니다, 맛치 나무와 풀이, 自然 속에서 成長하여 가는 것처럼.
二
편집나는 날마다 日課를 삼어서, 下學 後에는 반드시 學校 附近의 山野를 逍遙함니다. 오늘도 그래서 나왓다가, 只今 엇던 언덕 우에 서 잇는대, 眼力이 밋치는 대ᄭᅡ지는, 山野 田畓이 한빗으로 푸름니다. 나는 푸른 世界에 싸여 잇는 ᄭᅡ닭으로, 나의 呼吸하는 空氣ᄭᅡ지도 푸른 것 갓슴니다
三
편집나는 오늘 午後에, H氏와 갓치 小學部 主任敎師 K氏의 집에 놀나 갓슴니다.
快活한 K氏는 불이낫케 무슨 대접을 하마고 안으로 들어가더니, 未久에 복송아를 한 박아지 가지고 나왓슴니다. 그리고나서는 뜰로나려가서 호박님을 한주먹 가지고 왓슴니다. 그리고 나서는, ᄯᅳᆯ로 나려가서 호박닙을 한주먹 ᄯᅡ가지고 왓슴니다. 그ᄯᅢ에 나는 속맘으로, 「저것은 무엇 하나」. 하엿슴니다.
H氏와 나는 爲先 칼을 ᄭᅳ내 가지고, ᄭᅥᆸ질을 벗기기 시작하엿슴니다. 그것을 본 K氏는, 「그러케 애쓰지 말고, 나 하는 대로만 하게」. 하면서, 호박닙으로 복송아를 문지른즉, 털이 하나도 업시 버서젓슴니다. 나는 不知中에 입을 열어서, 「올치, 그것이 된 수인걸」. 하엿슴니다. 分明히 宅집 압헤도 호박이 잇슨 듯하니, 눈녁여 보신 일이 잇겟지요만은, 호박닙에는 ᄭᅡᆯ금ᄭᅡᆯ금한 털이 잇슴니다. 그 털로 복송아 털을 문지르면 말쏙하게 잘 벗슴니다.
나는 그러한 것을 처음 보기도 하고, 그 方法이 아조 原始的인 故로, 매우 滋味잇게 녁여서 곳 흉내를 내여본즉 果然 잘 버서짐니다. 原來 이 五山이라는 곳은 大段히 구석진 곳임으로, 農民의 生活狀態에 原始的인 구석이 만이 남어 잇슴니다. 더욱이 오늘은, 우리 先祖의 遊牧時代에나 ᄯᅱ여 온 것 가치 늦겻슴니다. 그러나 이 世上의 山戰水戰을 다 격근 듯한 氏는, 조금도 新奇히 녁이지 안코 如前히 칼로 벗겻슴니다.
四
편집오늘 저녁 ᄯᅢ에, 엇던 ᄲᅩᆼ나무밧 가를 지나노란 즉, 저便에 젊은 女子 하나가, 아해를 업고 왓슴니다. 그 젊은 女子는, 黃土빗 가튼 머리에, 흙발을 하고 옴니다, 나는 그 女子의 등에 업힌 아해와, 그 엽헤 ᄲᅩᆼ나무 가지와, 異常스럽게도 比較되여 보임니다. 自然이여요, ᄲᅩᆼ나무 가지 난 것이 自然이듯 이 젊은 女子의 동에 아해 업힌 것도 自然이여요.
우리들은 結婚問題가 나면, 早婚이 엇더니 晚婚이엇니, 生活費가 엇더니 하고 뒤ᄯᅥ들지요만은, 이러한 싀골에 와서, 정말 生于土 還于土의 生活을 하는 農民部落을 보면, 모든 것이 自然하게 圓滑하게 되여감니다. 돌멍이가 길가에 굴으는 것처럼, 풀이 ᄯᅡᆼ에 만이 난 것처럼, 모든 것이 自然에 合함니다. 겨우 十八九의 젊은 女子, 自己 子息을 업은 것이나, 나와 가튼 年輩의 젊은 男子가, 二三人의 子女를 가진 것이나, 모다 自然하게 보임니다. 조곰도 不自然으로 보이지 안슴니다. 나는 그것이 조타고 생각함니다. 조곰도 글으게 녁이지 안슴니다.
五
편집나는 오늘 저녁, 學校 뒤山에 올나가, 初生달을 向해서 演說 練習을 하엿슴니다. 거진 한 時 동안이나 ᄯᅥ들다가 좀 疲困하여진 故로, 고만 나려가려고 도라선즉, 바로 압해 잇는 무덤이, 熹微한 달빗헤 어렴풋이 보엿슴니다. 只今ᄭᅡ지 무덤 압헤서 소래 질는 것이, 죽은 사람에게 못할 일을 하엿다는 생각이 낫슴니다.
눈을 들어 본즉 잔솔 밧 우에서, 추어 ᄯᅥ는 듯한 별들이 반ᄶᅡᆨ이고 잇섯슴니다. 나는 고요한 동산 우희 반ᄶᅡᆨ이는 별 밋헤서, 祈禱를 하지 안코 그냥 나려가는 것이 참아 섭섭하여서 머리를 숙이고 默禱하고 섯슨즉, 나의 발이 ᄯᅡ에 ᄭᅪᆨ 붓허서, 맛치 눈 압헤 잇슨 소나무나 풀들이 ᄯᅡ에서 나 잇는 것 갓치, 나도 거룩한 ᄯᅡ에서 나서 선 것 갓핫슴니다. 그래서, 하느님이 萬物을 기르기 爲하야 베프신 無盡藏의 ᄯᅡᆼ긔운을, 나도 只今 발노 ᄲᅡᆯ아 올니는 것 갓핫슴니다. 내가 저번에, 『義人으로 ᄯᅡ 우에 ᄯᅡᆨ 벗틔고 서기 과연 어렵다, 과연 어렵다』. 고 써둔 일이 잇섯더니, 나는 只今 과연 義人으로 ᄯᅡ 우에 벗틔고 선 것 갓핫슴니다.
오늘 午後에, 『나는 무엇이 되여야 할가』. 하고, 요사이 나의 疑惑을 두엇더니, 이 ᄯᅢ에도 역시, 『나는 무엇이 되여야 할가』. 하는 생각이 낫슴니다. 한참 後에, 『詩니 哲學이니 科學이니 하고 뒤ᄯᅥ들지만, 그ᄭᅡ짓 것들이 다 무엇이냐, 다만 하느님의 意志, 곳 良心의 命令만 좃차 살면 고만이지』. 하고 생각하엿슴니다.
그러나, 默禱를 맛치고 눈을 든즉, ᄯᅥ는 듯한 별들이, 헤아릴 수 업는 魅力을 가지고 반ᄶᅡᆨ임으로, 내 생각에, 『아아, 암만 하여도 詩다』. 하엿슴니다. 그리고, 언제인지 그내가 나에게 보여주신 Longfollow의 “Evangeline”에 잇는 귀절,ㅣ 하나ㅅ식 둘ㅅ식 하늘에 돗는 별을 天使의 Forget-me-not에 比喩한 귀절이 생각나서, 암만 하여도, 저러한 별과 갓가운 生活을 하는 詩人이 불업다는 생각이 낫슴니다.
Silently, one by one, in the infinite meadows of heaven,
Blossomed the lovely stars―the forget-me-nots of the angels.
―Longfellow.
六
편집學校에서 南ᄶᅩᆨ으로 約 二馬場ᄶᅳᆷ 가면, 고개 하나 넘어서 女學部 漢文先生의 집이 잇슴니다. 우리 敎師측은 거긔서 함ᄭᅴ 食事하는데, 오늘 아츰에도 머리 큰 애들이 모여서, 실업슨 니야가를 하면서 愉快히 食事를 맛첫슴니다.
나는 K敎師와 가치 學校로 오는 길에, 엇던 언덕 기슭에 가락지ᄭᅩᆺ(董)이 픠여 잇는 것을 發見하엿슴니다. 나는 거름을 멈추며, 뒤ᄯᅡᆯ어 오는 K氏에게, 『K君, 가락지ᄭᅩᆺ이 픠엿구려. 가엽서라, 只今 픠여 가지고, 서리를 엇더케 堪耐할고. 再逢春이겟지』, 『흥, 再逢春이로군』.
나는 언덕 아래로 나려가서 ᄭᅩᆺ을 들여다 보며, 『K君, 나는 이러케 생각해, 이 ᄭᅩᆺ은 美가 안인가, 이 美를 낫는 ᄯᅡᆼ도, 亦是 美 아니면 안될 것이지, 美가 안인 것이 엇더케 美를 나을 수가 잇나, 大地의眞理가 美가 안이면, 이러한 美를 낫치 못할 것이지, 支那의 周茂叔 가튼 이는, 『予獨愛蓮之出於淤泥而不染』.[1] 이라 하여서, 蓮만 稱讚하고, 그 蓮을 나은 根源은 대수롭지 안케 녁엿스나, 내 主見으로 보면, 이 글句는 말이 안 되는 줄로 알아』.
『흥, 그러해, 美야, 分明히 美야, 자네 思想의 基調는 美에 잇네그려』.
『내가 요前에, 모든 풀이 다 말으고 쓸쓸한 山길에, 山菊花 혼자 출출하게 픠여 잇는 것을 보고, 「野花의 考察」이라는 題目으로, 將來 野花와 大地 關係를 哲理的으로 思索하여 보랴고 한 일ᄭᅡ지 잇지만은, 정말 花와 地의 關係는 異常한 것이야』.
ᄭᅩᆺ님에는 朝陽에 녹은 서리가 방울저 잇섯슴니다. 仔細히 본즉, 그 한 방울 이슬에도, 太陽이 비최여 잇겟지요.
『이 한 방울 이슬에도, 太陽이 조고마케 비최여 잇구려, 내가 已往已往에, 「山中에 湖水에 비최는 달은, 들ᄭᅩᆺ에 매친 이슬에도 빗난다」. 고 쓴 일이 잇섯더니, 이 적은 이슬 방울에도, 太陽이 빗최는구려』.
『나는 이런 어엿분 ᄭᅩᆺ을 보면, 무엇이라 形言할 수 업는 恍惚狀態가 되여서, 내 魂의 半分은 이 ᄭᅩᆺ속으로 녹아 들어가는 것가티, 그래서, 손으로 만지던지, 입이라도 맛쳐주지 안으면, 맘에 섭섭해, 자 입 맞쳐 주자』. 하고, 맛치 情든 男女가 남의 눈을 긔이고 하듯이, 나는 불이낫케 가락지ᄭᅩᆺ에 입을 맛추고, 언덕 위로 뛰어올넛슴니다.
K氏는 팔장을 ᄭᅵ고 서서, 무슨 생각을 하는 것가치, 련해 고개를 기우리며, 『웅, 웅』. 하엿슴니다.
내가 종용히 것기 始作할 ᄯᅢ에 가락지ᄭᅩᆺ에 붓헛던 이슬이, 내 입살에 올머온 것을 ᄭᅢ다럿슴니다. 나는 그것을 무슨 甘露나 되는 것 갓치, 입살을 ᄲᅡᆯ엇슴니다.
나는 깃븜에 가득찬 맘으로 거름을 거르면서, 이러케 생각하엿슴니다. 『바울의 한 말과 가치 모든 살은 가튼 살이 안이다. 김생의[2] 고기가, 새고기와 달은 것처럼 새고기가 生鮮 고기와 달은 것처럼, 不信者의 살과 信者의 살은 달을는지도 모른다. 그와 一般으로 가락지ᄭᅩᆺ에 입맛춘 내 입살은, 그러한 일을 하지 안는 사람들의 입살과 달을는지도 모른다. 더욱이 그 驕慢한 발로 大地를 짓밟고, 풀과 ᄭᅩᆺ을 짓닉이기를 例事로 하는, 所謂 英雄들의 입살과 나의 입살은, 確實히 달을 것이다, ᄯᅩ 달너야만 할 것이다』. (ᄭᅳ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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