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 지지 선언문
지난 20년은 민주화 이후의 한국정치가 민주주의의 제도화를 실험한 시기였습니다. 불행하게도 우리의 정치는 그 실험에서 실패했습니다. 대통령, 국회, 정당은 대표성의 상실, 책임성의 부재, 효율성의 저하, 방향성의 상실로 국정의 표류를 자아냈습니다.
1988년 이래 다섯 번 연이어 국회에 들어온 저도 그러한 한국정치의 실패에 대해 응분의 책임이 있으며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내년 2008년은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을 맞는 역사적 시점이며 이 나라의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실패한 20년의 정치실험을 마감하고 한국 민주주의의 건전한 제도화를 위한 새 활로를 뚫어야 할 때가 왔습니다. 그러기에 이러한 대혁신을 이끌어야 할 지도자를 선출하는 이번 대통령 선거는 가히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중대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중차대한 선택의 기로에서 무소속 국회의원인 제가 무책임하게 중립지대에 안주할 수는 없습니다. 지난 16대 대선에서의 혼선에 대한 일말의 책임을 의식하고 있는 저는 17대 대선을 보름 여 앞둔 이 시점에서 결정을 내렸습니다. 한나라당에 입당하고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겠습니다.
한국의 민주정치가 대표성과 책임성의 상실에서 비롯된 위기에서 탈피하려면 우선 의회정치가 정상화되어야 하며 이는 정당정치가 제자리를 찾을 때만 가능한 것입니다. 지난 5년의 국정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여당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기형적 상황에서 제가 야당인 한나라당에 입당하는 것은 어려운 선택이 아닙니다. 지금은 정권교체가 꼭 필요한 시기입니다.
국정실패에 대한 범국민적 규탄에 편승하려는 안이함에 젖어, 과거 집권시기의 잘못을 반성하고 새로운 국정운영의 철학을 제시하는 것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오늘의 야당을 미래지향적 보수정당으로 개혁하는 작업이 얼마나 어려운가는 깊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식정보시대, 문화와 시장이 중심이 된 새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현상유지에 안주하려는 과거의 보수에게는 설 자리가 없습니다. 끊임없는 개혁과 변화는 보수에도 필수적인 덕목입니다.
폭풍과 같이 몰려오는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우리가 꼭 지켜야 할 기본가치를 보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미래를 지향하는 새 보수의 입장입니다. 자유와 인권, 그리고 복지를 보장할 수 있는 인간안보를 기본가치로 삼는 정당을 발전시켜나가는 데 저도 동참하겠습니다.
저의 선택이 많은 국민들의 선택과 일치하기를 믿고 기대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편달을 부탁드립니다.
2007년 12월 3일
국회의원 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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