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제98차 라디오 인터넷 연설

이명박 대통령 제98차 라디오 인터넷 연설
제17대 대통령 이명박
녹색성장의 정신으로 코리아 루트를 개척합니다 2012년 9월 17일 월요일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지난 태풍 볼라벤보다 더 큰 태풍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연이은 태풍으로 인한 농어민의 피해가 채 복구되기 전에, 다시 큰 태풍이 와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나마 지난번에는 대비를 비교적 잘해서 피해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공직자, 지방자치단체, 농어민,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철저히 대비를 해야겠습니다.


저는 지난 9월 7일부터 일주일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20차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그린란드, 노르웨이, 카자흐스탄을 차례로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제가 순방을 떠나기 전날, 무디스에 이어 피치도 우리 신용등급을 더블 A 수준으로 올렸고, 지난 금요일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보수적인 S&P도 A+로 등급을 올렸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피치사 등급은 G20 국가 중 7위로, 일본이나 중국보다 높습니다.


우리 경제가 선진국으로 본격 진입하는 가운데 이번 순방은 미래 대한민국이 새롭게 개척해 나갈 ‘코리아 루트’를 모색하고 새 발판을 닦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는 아・태 지역의 자유무역과 투자를 촉진하고, 식량안보 같은 전 세계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APEC 정상회의 참석 후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방문했습니다. 수십만 년 동안 쌓인 만년설과 수정 같은 빙하가 푸르디푸른 북극 그린란드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은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하지만 이곳은 지구 온난화로 북극 얼음이 녹는 기후변화의 위기를 보여주는 현장이기도 했습니다. 얼음이 녹으면서, 한반도보다 10배나 큰 영토에 인구는 6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그린란드에 세계 여러 큰 나라와 큰 기업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북극권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전 세계 자원의 22%가 있고, 특히 원유의 13%, 천연가스의 30%가 매장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희토류 등 여러 광물 자원이 개발되면, 그린란드 사람들은 더 잘살게 되겠지만, 고유의 생활양식과 문화가 파괴되고 언젠가 그 옛날 순수했던 삶을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동행한 프레데릭 덴마크 왕세자가 “한국 같은 나라가 와서 개발과 환경 보호를 병행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해 “녹색성장의 정신으로 여기에 왔다.”고 답했습니다.


이번에 우리는 독자적 자원 개발권을 가진 그린란드 자치정부와 자원협력과 지질연구협력 협정을 맺어서, 우리 다음 정부에서 본격적인 탐사와 개발을 시작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습니다.


그린란드를 경유하는 북극 항로 개척 또한 수에즈 운하 개통에 버금가는 세계 물류혁명을 예고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의 경우 기존 항로에 비해 운행 거리가 40% 줄고, 시간도 30일에서 20일 이하로 단축될 것입니다.


지난해 그린란드의 외교와 국방권을 가진 덴마크와 녹색동맹을 맺으면서 우리는 북극으로 코리아 루트를 개척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얻었습니다.


2009년부터 시범 항해에 들어간 북극 항로가 활성화되면 한・U FTA 체결과 함께 우리 기업들에 큰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 그때는 부산항이 아시아의 중심 항이 될 것입니다.


그린란드에 이어 방문한 노르웨이는 1인당 GDP가 10만 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이자, 개발 협력과 세계 평화, 환경보호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선도하는 ‘가치 강국’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슬로대학 연설에서 “노르웨이가 실천하고 있는 인류애적 가치는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전통을 가진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되자면, 경제만 강한 나라가 아니라 노르웨이처럼 가치 강국까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톨텐베르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세계 최고의 심해 관련 기술을 가진 노르웨이와 조선해양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노르웨이가 내년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 총회에서 우리의 정식 옵서버 가입을 지지하기로 약속해 우리나라가 북극 자원 개발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었습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특별 초청으로 방문한 카자흐스탄에서는 양국 최대 경제 협력 사업인 ‘발하시 석탄화력발전소’ 착공식에 참석했습니다. 이 사업은 4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로서 중국과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우리가 수의계약을 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석유 매장량 세계 9위, 우라늄 2위 등 많은 자원을 보유한 자원 부국입니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국기업은 40억 달러 규모의 아티라우 석유화학단지 건설을 조기 착공하고, 카스피해 잠빌 석유 광구도 내년 초부터 본격 탐사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또한 카자흐스탄은 세계 10대 밀 수출국이므로 미래 식량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협력도 필요합니다.


최근 중앙아시아 중심국가로 부상하고 있는 카자흐스탄과 상호 협력을 강화해 중앙아시아는 물론 유라시아를 향한 코리아 루트가 활짝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올해 들어 주요 선진국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가운데 우리는 유일하게 등급이 올랐습니다. 불과 19일 동안에 3대 국제 신용평가사가 등급을 올리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습니다. 신용등급이 오르면서 연간 4억 달러의 이자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되고, 우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신뢰와 이미지도 높아져 우리 경제에 주는 영향이 매우 큽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정부와 기업인・근로자 등 국민 모두가 합심해서 땀 흘려 노력한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되자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창의적 발상과 도전 정신으로 남이 가지 않은 길, 코리아 루트를 개척해서 ‘더 큰 대한민국’을 열어 가야 하겠습니다. 제가 그 길을 준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