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제78차 라디오 인터넷 연설

이명박 대통령 제78차 라디오 인터넷 연설
제17대 대통령 이명박
우리 경제에 자신감을 가질 때입니다 2011년 11월 14일 월요일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프랑스 칸 G20 정상회의에 이어서 하와이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바로 뒤이어 ASEAN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이와 같이 세계 모든 지도자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 칸 회의는 분위기가 참으로 무거웠습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재정위기 때문에 유럽정상들은 물론 G20 국가 정상 모두 처음부터 끝까지 우울했습니다. 세계 정상들은 재정위기가 실물 경제위기로 전이되는 데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아시아 국가들과 신흥국들은 위기에서 한 발짝 떨어져 비교적 형편이 나은 편이지만, 세계 경제의 불투명한 미래에 똑같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불안감의 주된 요인은 무엇보다 일자리 문제입니다.


세계 경제가 위축하면 새로운 일자리는 물론 현재 일자리도 지켜 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특히 청년 일자리 부족은 전 세계적 문제로 나라마다 큰 사회적 걱정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실물경제가 어려워질 때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이 청년 일자리입니다.


미국 청년실업률은 16%에 달하고 EU는 평균 22%나 됩니다. 6%대의 우리나라와 아시아 국가들, 그리고 독일과 네덜란드 같은 나라는 그래도 상황이 비교적 나은 편이지만, 청년 일자리에 대한 고민은 모두 같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이탈리아 재정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유로존 전체 위기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독일 메르켈 총리는 이번 유로존 재정위기를 완전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 고통스러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각국 정부의 위기 대응 여력이 크게 부족한 데다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로 불안이 확산하면서 세계 경제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IMF는 세계 각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같은 선진국이 1%대 저성장을 하면서 세계의 경제성장은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4% 이하에 머물 전망입니다.


위기가 장기적으로 계속될 것에 대비해서 우리도 위기의식을 갖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위기대응 능력을 많이 개선했습니다. 국가 채무도 OECD 국가 평균의 3분의 1이고, 외환보유액도 매우 건실합니다.


최근 선제적으로 일본・중국과 통화스왑을 체결해 유사시 대응능력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세계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에도 수출은 비교적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할 전망입니다. 이는 우리 기업이 그동안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시장을 열심히 개척해서 수출 다변화에 성공한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인정받아서 지난 11월 7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한 단계 올렸습니다. 글로벌 재정위기가 본격화된 지난 8월 이래 피치사가 A등급 이상 국가의 신용등급이나 등급전망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신용등급이 오르면 대외신인도가 높아지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해외자금 조달이 쉬워지며 조건도 유리해집니다. 해외 투자자들도 한국 투자에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갖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경제상황이 낫다고 해서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됩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구조상 세계 경제 어려움이 장기화되면 그 영향을 피할 수 없습니다. 수출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데 더욱 힘을 쏟아야 합니다.


이렇게 어려운 가운데 한·미 FTA는 우리의 경제영토를 넓히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힘이 될 것입니다. 수출뿐 아니라 일본과 다른 나라들의 대 한국 투자도 늘어나고, 그 덕에 일자리도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한·미 FTA는 정치 논리를 앞세워서는 결코 안 됩니다. 이는 국가생존전략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노다정부가 출범하면서 FTA 확대를 국가 제1목표로 삼았습니다. 특히 미국과의 FTA를 큰 국가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자유무역의 확대는 세계의 경제성장에도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여야는 국가의 앞날을 생각해 한·미 FTA 비준에 협조해 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립니다.


기업인 여러분!


어려운 때이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데 힘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특히 고졸자 취업에 협력해 주시길 바랍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전하는 것이 진정한 기업가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성장하는 기업이 불경기 때 투자해서 경기가 좋아질 때를 대비함으로써 더 큰 성장을 이루는 것을 보아 왔습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맞아 세계 모든 기업이 투자를 취소하고 미룰 때 S-Oil과 현대제철 같은 기업들은 과감하게 투자해서 위기 속에서도 신흥시장 수요를 선점하고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갔습니다.


중소기업의 경우 대구의 JVM을 들 수 있습니다. 금융위기로 손실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기술개발 투자를 두 배로 확대한 결과 위기를 극복하고 이익도 크게 늘려 나가고 있습니다.


정부도 경제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비상체제를 갖췄습니다. 특히 어려움을 겪게 될 중소기업을 위해서 규제 완화와 연구개발 지원에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대기업들은 동반성장의 협력체계를 더욱 강화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도급 관행이나 유통거래 질서 개선에서 변화가 시작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법과 제도보다는 자발적 참여를 통해서 공생발전 문화가 우리 사회에 정착되기를 기대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위기에 강한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위기 때 더욱 단결해서 이를 발전의 기회로 삼아 왔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전 국민이 금모으기에 동참했고,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정부와 기업, 근로자 모두가 합심해서 일자리를 나눠 세계에 모범을 보였습니다.


지금은 우리 경제와 우리 스스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필요한 때입니다.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위축되기보다는 모든 상황에 빈틈없이 대비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의 저력을 세계에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줍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