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첫 낭독
나는 언제나 글을 쓰게 되면 맨 먼저 남편에게 보입니다. 그는 한참이 나 말없이 묵묵히 읽어본 후에 나에게로 돌리며 다시 한번 크게 읽어보기를 청합니다.
나는 웬일인지 그 순간만은 가슴이 떨떨해지며 남편이 몹시도 어려워 집니다. 그래서 울울한 가슴으로 읽어 내려가다가는 남편이 어느 구에 불만을 품게 되었는지를 곧 발견하고 즉석에서 다시 펜을 잡아 고치는 것입니다.
다 고친 후에 나는 크게 읽으면서 그의 눈치를 살피면 그는 만족한 웃음을 입가께 띄우며,
“이번에는 좀 나아진 듯하오! "
이 말을 듣는 나는 어찌나 기쁜지 그만 가슴이 뛰어 어쩔 줄을 모르는 것이 거의 늘 당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남편이 없어 혼자 쓰게 될 때에는 이 위에 더 갑갑하고 안타까운 때는 없습니다. 그래서 두세 번 읽어보거나 그렇지 않으면 쓴 채로 내버려두거나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