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쟁이 땅차지

그다지 오래 되지도 않은 옛날, 한 시골에 몹시 욕심많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암만 쓰고도 그래도 남을 돈과, 혼자는 주체를 못할 만큼 땅을 많이 가지고 있었건만, 원래 욕심이 사나운 사람이라, 땅만 보면 자기 땅을 만들고 싶어하고, 돈만 생기면 땅을 사고 사고 하였습니다.

그래 땅을 늘려 가는 데만 재미를 붙이고 살므로, 땅을 더 사기 위하여는 음식도 잘 안 먹고, 옷 한 벌도 깨끗하게 못해 입을 뿐 아니라, 이웃 사람에게도 아무리 인정 없는 짓이라도 기탄 없이 하는 성질이었습니다.

남에게 돈을 취해 주고는, 그 세 곱절 네 곱절의 땅을 빼앗아 버리고, 땅도 없는 가난한 사람에게는 밥짓는 솥과 들어 있는 집을 빼앗아서, 그 걸로 더 땅을 장만하고 하여, 굉장히 많은 땅을 가졌건만, 그래도 그의 욕심은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에 그 시골 영주(領主)가 그 소문을 듣고, 욕심쟁이를 불러 이르되,

“그대가 그렇게 땅을 많이 가지기가 소원이라니, 내일 아침 해가 솟을 때 말을 달리기 시작하여, 꼭 해가 질 때까지, 얼마를 돌던지 둥글게 휘돌아 오면, 그 돌아온 만큼, 십 리 둘레를 돌았으면 십 리 안의 땅을 모두 주고, 백 리 둘레를 돌았으면 백 리 둘레 안 땅을 모두 그대에게 줄 것이니, 어떠한가?”

하였습니다.

욕심쟁이는 이것이 꿈이나 아닌가 하고 기뻐하면서, 몇 번이나 대답을 되짚어 해 놓고, 이튿날 해뜨기 전에 좋은 말 한 필을 골라 타고, 해가 솟기를 기다렸습니다.

동편 산머리에 해가 보이기 시작하자마자 욕심쟁이는 말을 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부지런히 달려서 조금이라도 더 멀리 돌아야 땅을 많이 얻게 된다고 생각하면서, 욕심쟁이는 말이 숨 쉴 새도 없이 채찍질을 하면서, 발 뒤꿈치로 말의 뒷다리를 자꾸 차면서, 멀리 멀리 달렸습니다.

그러니, 단 두 시간이 못 되어 말은 죽을 지경으로 헐떡거리고, 사람도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었습니다. 그런, 욕심쟁이는 조금이라도 더 부지런히 뛰어, 조금이라도 더 땅을 얻을 욕심에, 자꾸 자꾸 말 다리를 차면서, 죽을 둥 살 둥 모르고 달려 뛰었습니다.

점심때가 되니 점심을 먹일까, 말이 헐떡거리니 잠시라도 쉬기나 할까, 그냥 그대로 달리어 해 질 때가 가까이 되니까, 참말 굉장히 멀리 돌아서, 그 시골 땅이란 땅이 모두 그 안에 들었습니다.

“이래서는, 이 시골 땅을 모두 주게 생겼는걸…….”

하고, 영주와 모든 사람들은 놀랬습니다. 그러나, 산머리에 해가 돌아가려고 할 때, 간신히 떠나던 자리에까지 달려 돌아온 욕심쟁이와 말은, 그만 땅에 폭 고꾸라졌습니다.

돌기는 굉장히 넓게 멀리 돌았지마는, 너무도 심한 노력에 그만 거꾸러져서, 영영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죽어 버렸습니다.

땅 많은 부자 욕심쟁이는 자기가 구박하던 동네 사람들의 정성에 안기어, 동네 뒤 조그만 산턱에 따뜻히 묻히었습니다.

보니까, 그가 영구히 드러누운 무덤은 겨우 세 평도 못되었습니다. 그래, 모든 사람이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세 평만 하면 넉넉하고도 남을 것을, 공연히 그렇게 애를 쓰고 죽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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